옆 나라 일본에 ‘오리지널 러브’라는 뮤지션이 있다. 유명한 곡도 많고 가창력도 좋아서 1990년대에 음악 활동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연말 음악 프로그램에 짱짱하게 나오곤 한다(부러워~). 내가 그를 알게 된 건 그가 다른 팀 보컬이었을 때다. 그 팀은 당시엔 잘되지 않았고 나중에 엄청 잘되었는데, 앨범 속지에 당시에 대해 분통을 터트리는 리더의 글이 있어서 ‘아 이런 사람도 인정받지 못한 시절의 설움은 그대로 남아 있구나’ 생각한 적이 있다. 조금 얘기가 샜는데, 나는 그 인기 없던 시절의 앨범을 가장 좋아하고 그때의 수줍은 청년 같은 보컬을 가장 좋아한다. 지금은 진득한 아저씨 발성인데 당연하다. 그때는 청년이었고 지금은 아저씨니까. 그에게는 아저씨 발성을 낼 자유가 있고 나에겐 옛날을 좋아할 자유가 있다(아, 혹시 궁금한 분이 있을까 봐 말하자면 그 팀은 ‘피치카토 파이브’이고 인기 없는 앨범은 2집이다. 너무 고유명사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 뒷부분에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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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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