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7월9일 방송 2부 ‘김종대의 정치 풀악셀’: 김종대 전 의원이 운전대를 잡고, 동반석에 앉은 출연진과 함께 정치 현안을 빠르고 깊이 있게 해설해드립니다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김종대 전 의원, 김정민 변호사(박정훈 대령 법률대리인)

김종대 "박정훈 대령이 있었기에 내란에 항명한 계엄군도 나올 수 있었어”
김정민 “한 사람의 생명 소중히 여긴 박 대령, 사회 곳곳에 ‘공공재’ 되었으면”
김정민 “채상병 특검의 김태효 소환? 비어 있던 자리 완성되는 느낌, 수사 외압 의혹 ‘키맨’일 수도”
김정민 “박정훈 대령 1심 무죄 나왔을 때 군검찰 항소하지 말았어야… 법 기술자에 불과”
김종대 “김계환 특검 조사 직후 김태효 소환돼, 김계환이 입 연 거라 생각”
김종대 “사법 체계 부정하는 윤석열 구속돼야, 민주주의 회복되는 중요한 이정표”

■ 진행자 / ​​오늘(7월9일) 채상병 특검이 박정훈 대령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 취하를 결정했습니다. 오랜 시간 저희가 박정훈 대령과 관련한 뉴스 다루면서 김정민 변호사를 만나 뵈었는데, 진심으로 고생 많으셨고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정민 / 이런 날이 오네요. 제가 감사합니다. 정말 전 국민이 박 대령을 응원했고요. 너무나 당연했던 일이 기적처럼 왔습니다. 정말 민주주의는 위대하다고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 진행자 / 박정훈 대령의 마음이 지금 어떠실지도 궁금한데요. 혹시 통화를 하셨나요?

■ 김정민 / 그동안 족쇄처럼 (박 대령의) 언론 접촉을 막아왔는데 내일(7월10일) 비로소 우리가 국방부 홀을 사용해서 기자회견을 할 계획입니다. 그 (국방부) 브리핑 룸에서 국방부 관계자들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박 대령을 모욕했는데 그 장소를 저희가 쳐들어가자, 뺏자 해서 내일 드디어 그 장소에서 진실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방송 이후 일정이 변경되면서 박정훈 대령의 기자회견은 안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박 대령 측은 당분간 특검 조사를 지켜보기로 한 가운데, 국방부는 7월11일부로 박정훈 대령을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재보직할 예정이라 밝혔다).

■ 진행자 / 드디어 박정훈 대령의 목소리로서 이 상황에 대한 본인의 소회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되는군요. 여러모로 바뀐 정권의 풍경이고, 또 채상병 특검의 효능감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 김종대 / 제가 읽은 책 중에 ‘박정훈에서 내란 항명까지 이어진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박정훈 대령 같은 경우는 부당한 명령의 지시가 있을 때 항명을 한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소명했는데, 이걸 항명죄로 잡아넣은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런 모습이 없었더라면은 12.3 내란 때 선관위나 또는 국회에서 우리 군인들이 정말 ‘총을 쏴서 문 부시고 들어가서라도 끌어내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항명인 줄 알면서도 거부했을까? 그 내란의 현장에서도 또 다른 박정훈들이 있었던 거고, 그중에서 몇몇 중요한 인물들의 심경 변화가 이후 검찰 특수본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엄청난 기폭제 역할을 했던 거거든요. 그래서 어떤 작가들은 박정훈이 있었기 때문에 계엄 현장에서 항명을 하는 계엄군이 있었던 것이고, 그것이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를 쭉 이어가게 하는 하나의 서사를 구성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런 통찰력이 놀랍다는 거죠. 오늘은 박정훈 한 명의 작은 승리지만 크게 보면은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고, 시민의 승리고 민주주의의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되는 문제라고 봅니다. 우리 국군 장병들이 정말로 또 다른 박정훈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이 내란을 극복하고 특검에까지 이르는 것이 아닌가. 하여간 수고 많으셨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마음의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으시고 새로운 세상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6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 2심 속행 공판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6월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명·상관 명예훼손 혐의’ 2심 속행 공판 출석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아마 박정훈 대령이 없었으면, 채상병 사건은 이 정권의 본질을 가장 빠르게 보여줬던 사건이기 때문에, 김종대 전 의원 말씀처럼 계엄 이후 우리가 이런 일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그러나 박 대령의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제 겨우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지 이제까지 잃어버렸던 것들은 너무도 많지 않습니까?

■ 김정민 / 많은 것을 잃어버렸어요. 제가 (박 대령에게) 그런 말을 했거든요. “이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수는 없습니다. 이미 그건 잃어버린 거고, 이제 더 크고 중요한 것들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요. 이미 박정훈 대령에게 과거와 같은 일상은 힘들 것입니다. 이미 공인이 되었고 소명이라는 게 생겨버렸기 때문에요. 사실 이 사건에서 우리가 꼭 짚어야 될 부분이 우리 역사가 한 명의 생명 때문에 좌지우지된 일이 많이 있었어요. 4.19 혁명도 그랬고요. 이 사건도 채해병이라는 한 명의 생명인데 너무 소중했던 생명이죠. ‘뭐 한 명 가지고’ 혹은 ‘어쩔 수 없는 거지’ 이런 생각들을, 이제 국민들은 거부하는 거거든요. 생명을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 중에 한 명이 박정훈 대령이었어요. 한 명의 병사일지라도 그 사람은 가족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입니까? 그 한 사람에게 이 세상의 행복은 얼마나 귀한 것이었나요? 그 생각들이 박정훈 대령을 어느 편에 서게 했느냐. 채해병의 편에 그래도 끝까지 서게 하는 생각의 원천은 결국 생명을 존중하고, 무엇이 옳은 길인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하고, 내가 불의에 가담하지 않고 죄를 짓지 않겠다라는 굳건한 생각이 있었어요. 그게 큰 울림이 돼서 이번 내란 사태 때도 많은 군인들이 나중에 어떤 불이익이 올지 모르지만, 일단은 내가 이런 짓을 할 수는 없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행동을 했다는 거거든요. 그 생각이 이제 온전히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공기가 되었다, 저는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 진행자 / 박 대령은 원래 해병대 수사단장직을 맡았죠. 이제 그 일을 다시 할 수 있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 김정민 / 저는 이렇게 권했어요.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요. 그러나 더 이상 군에서 할 일이 없어요. 그 자리를 이미 후배들이 가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거기서 부담을 주고 있을 이유가 없다, 그래서 빨리 전역하시라고요. 박 대령이 이번 일을 통해서 얻게 된 힘, 캐릭터 이것이 사회 곳곳에 필요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본인의 생각을 제가 알 수는 없으나 군 내에서의 할 일은 끝났다고 봅니다. 이미 이 사태로 인해서 공인이 되는 순간 다시 일상의 평범한 군인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죠.

■ 김종대 / 박정훈 대령이 이제 주목해야 될 것은 지금 특검을 통해서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어떤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가려내는 것도 중요하지만은 왜 이 일이 벌어졌느냐는 거예요. 우리 군대에 어떤 적폐가, 어떤 구조가, 어떤 문화가 이 비극적인 사태를 맞도록 했느냐. 박 대령 자신도 어떤 정신력으로 이겨냈다고 보는데, 약 19개월 동안 거의 면벽자가 된 거거든요. 책을 200권 읽었다는 얘기도 들리고요. 그렇다면은 이제는 그 원인과 심층을 우리가 직시하고 사법의 과정을 넘어선 그 이후까지 내다보셔야 합니다. 또 다른 채상병과 같은 비극이 생겨서는 안 되니까요. 또 내란을 이 민주주의 힘으로 극복해서 한껏 높아진 국민의 자존감, 이게 대한민국의 큰 정치적 자산이자 국격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우리 사회 주류의 정서가 될 수 있도록 공적 기능을 만들어야 해요. 박정훈 대령 혼자서 되는 일은 아니고 국가가 제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예컨대 국방문화혁신위원회라든지 국방제도발전위원회라든지 어떤 공적인 기구를 통해서 좀 구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 김정민 / 제가 박 대령과 초기에 심리 치료 갔을 때 들었던 얘기가 있는데요. 상담하시는 분이 그래요. 이런 일을 겪으면 몸 어디가 심하게 아프다, 혹시 불편한 게 있냐 그러니까 (박 대령이) 그렇게 두통이 심하다고 그랬어요. 두통, 치통 때문에 이가 다 빠지고 본인은 정말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하고 있죠.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정말 안으로 골병이 들었죠. 그러니까 우리가 귀한 희생, 정말 큰 희생을 치르면서 만들어진 자산이거든요. 채해병의 희생, 또 박 대령 스스로도 굉장히 고통을 받으면서 만들어진 자산이기 때문에 이 자산이 공공재로 영원히 기능할 수 있도록 우리가 잘 도와주고 또 감시도 하고, 그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4년 7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발언대에 나와'채해병 사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과 관련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2024년 7월1일 국회 운영위원회가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실을 상대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발언대에 나와‘채해병 사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과 관련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 진행자 / 3특검이 출범하면서 가장 속도를 내는 게 내란 특검이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국민한테 가장 빠르게 효능감을 준 건 채상병 특검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본격적으로 수사 이야기를 좀 들어가보면, 채상병 특검이 7월11일 김태효 전 1차장을 소환할 예정이거든요. 김태효 전 차장이 ‘키맨’이었던 건가요?

■ 김정민 / 저도 사실 좀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놀랐어요. 왜냐하면 저는 철저히 김태효 1차장은 배제하고 그림을 그렸거든요. 그런데 막상 특검이 김태효 1차장을 소환했다고 하니까 그 비어 있던 자리가 완성이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김태효 1차장을 굉장히 많이 의심했거든요. 저는 이 사건 안에선 흔적이 없어서 ‘그 양반은 아직 모르겠다’ 이랬는데 이번에 보니까 알겠어요. 바로 그 빈 자리, 위협적인 목소리를 냈던 사람, 이 문제를 강하게 밀어붙였던 실행력, 이게 김태효 1차장이라면 그림이 되지 않나. 조심스럽게 분석해보면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이 사건 이첩을 검토하라 했다가 불과 2~3분 만에 ‘안 돼, 하지 마’ 하면서 표변합니다. 마치 (2023년) 7월30일에 이첩하라 했다가 표변하듯 8월1일에도 그렇게 급변침이 있었어요. 바로 ‘조사본부로 이첩하지 마, 다 그냥 빼고 처리해’라고 강하게 푸시했던 그 목소리가 김태효 1차장과 관련이 있는 거 아니냐는 거죠. 그렇다면 퍼즐이 다 맞춰지거든요. 7월31일 회의의 그림이 거의 완성된 게, 윤(석열), 조태용, 김태효, 임기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주진우 의원(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도 통화 기록상 나와요. 아마 그 회의에서 주요 골자가 잡혔고 그대로 장관을 통해서 해병대 부사령관한테 전달된 것일 수 있어요. 그런데 8월1일 해병대 사령관과 국방장관이 옥신각신하면서 ‘그렇게 못한다, 그렇게 할 거면 조사본부로 가져가라’ 하는 걸 대통령 쪽에서 들었다면 진노할 만 하죠. ‘지침을 다 내려줬는데 지금 무슨 뻘짓이야?’ 하면서요. 그 목소리가 김태효 1차장과 연관이 있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그냥 단순히 그 회의에 들어갔다면 (특검이) 주요 피의자로 지목해서 이렇게 입건할 만할까요? 임기훈 국방비서관은 아직 나오지 않았거든요. 왜냐하면 임기훈 국방비서관은 실무진에 가까웠기 때문에 자기가 어떤 의사결정을 해서 밀어붙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1차장이라 하면, 안 끼였으면 안 끼였지 끼였다면 주역 아니겠느냐는 의심을 사는 거죠. 그러면 이 문제는 핵심적으로 1차장과 법률적 아이디어를 낸 주진우, 두 사람의 작품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해봅니다.

■ 진행자 / 그럼 김태효 전 1차장 다음으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이 포토라인에 설 수도 있는 건가요?

■ 김정민 / 주진우 의원도 만약 그 자리에 참석한 사실이 있다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죠. 본인이 법률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거거든요. 그 법률 전문가의 의견이 뭐였습니까? ‘해병대 수사단은 수사권이 없으니 아무도 입건하지 말고 그냥 넘겨’ 이거였거든요. 거기에 대한 책임은 주진우 의원께서 질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는 거죠.

■ 김종대 /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특검) 조사 직후에 전격적으로 김태효 1차장이 소환이 됩니다. 나는 김계환 사령관이 입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거는 예고된 겁니다. 김계환 사령관이 작년(2024년) 총선 전이죠. 그때부터 좀 분위기가 이상하다가 해병대 장병들에게 지휘 서신을 보냈어요. 그때 대령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거든요. 임성근이 안 나가고 버티니까 진급 공석이 없는 거지. 다른 군은 전부 다 물갈이인데 임성근 하나 지키느라고 해병대 인사가 멈춰버리니까 밑에 진급 대상자들이 부글부글 끓었으니까 서둘러서 이걸 무마하려고 지휘 서신을 보내는데 내용인즉슨 ‘말 못할 사연이 많았다’ 하면서 뭔가 군의 지휘 서신답지 않은, 상당히 감성적 내용을 보낸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걸 들은 건 용산이었어요. 그리고 김계환 사령관이 유임된 겁니다. 그러면서 모든 인사가 올스톱된 거예요. 그러니까 그 때 ‘말 못할 일이 많았다’고 한 게 지금은 ‘말할 일’로 바뀐 거예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인 거죠. 거기서 뭔가 튀어나온 게 김태효 1차장을 통해 대통령 격노와 같은 정보가 수집된 거 아니냐는 추측을 해보는 거죠.

■ 김정민 / 김계환 사령관 조사를 마치고 특검이 취한 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박 대령 사건) 항소 취하, 둘째 김태효 전 1차장 소환, 그다음에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직무 정지. 그러니까 항소 취하도 김계환 사령관의 자백, ‘맞다, 대통령 격노’ 이런 게 있었기 때문에 특검도 이 시점에 자신있게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 김계환 사령관 조사를 마치고 특검 쪽에서 한 말이 ‘협조적이었다’는 것이었거든요. 핵심적인 부분이 일치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김계환 사령관의 변호인 입장에서도 그 부분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현직 사령관 입장에서 어떻게 이걸 다 폭로할 수 있었겠냐, 우리가 받은 압력이 어마무시했다, 이런 읍소 전략 아니었겠냐는 거죠. 왜냐하면 곧바로 자백하는 순간 모해위증과 국회 위증에 걸려듭니다. 구속영장 사유거든요. 변호인 입장에서는 또 그렇다고 자백을 안 할 수도 없어요. 자백을 한다면 결국은 ‘말 못할 사연’을 얘기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그 덕분에 특검이 속도감 있게 나갈 수 있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참 안타까운 건 해병대 사령관, 3성 장군의 모습으로는 너무 구차합니다. 그 정도 용기를 가지고 도대체 북한군 한 명이라도 잡을 수 있는 겁니까?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7월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7월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그렇게 보면 ‘VIP 격노설’의 실체가 밝혀지는 건 이제 정해진 수순일 것 같은데요. 이제 국민들이 특검에 대해 궁금해하는 건 ‘구명 로비설’의 실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검 수사를 한다면 어디를 어떻게 좀 혈을 뚫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 김정민 / 통화 기록을 보면 알죠. 이종호씨(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송호종(전 대통령경호처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임성근이 사표 쓴다고 해서 내가 VIP한테 내가 얘기하겠다고. 굉장히 짧은 말 같지만 스토리가 쭉쭉쭉 이어져요.

■ 진행자 / 결국 이종호씨의 신병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씀처럼 들리네요. 채상병 특검만이 아니라 김건희 특검에도 연루된 혐의가 있지 않습니까?

■ 김정민 / 이종호씨는 자신이 로비했다고 해도 범죄는 안 되겠죠. 그런데 그걸 전달받고 1000페이지가 넘는 수사 기록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서 범죄자를 풀어주고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은 정말 천인공노할 일입니다. 저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했던 말 중에 두 가지 명언을 남길 것 같아요. 하나는 ‘작전 지도와 작전 지시는 다르다’는 것, 또 하나는 ‘자신은 독고다이’라는 것. 작전 지도와 작전 지시를 구별할 국민들이 누가 있습니까? 그 말을 해서는 안 됐습니다. 독고다이였다는 이야기도 지금 벌써 (임성근 전 사단장) 부인의 폰에서 김건희 측근과 연락했다는 정황이 제기된 것 아닙니까? 이종호씨와 김규현 변호사의 녹취 대화는 그 자체로 신빙성이 굉장히 높다고 계속 주장해왔어요.

■ 진행자 / 임성근 전 사단장의 배우자와 김건희씨 측근이 통화했던 정황에 대해서는 〈서울신문〉이 단독 보도했는데요. 공수처로부터 관련 사건을 이첩받았는데 2023년 7월 28일에서 8월9일, 그러니까 ‘VIP 격노설’ 전후에 임성근 사단장 부인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보면 김건희씨 측과 연락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합니다.

■ 김정민 / 오늘 특검이 시원한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이 소식이 나오기 한 열흘 전에 군 검찰에서는 ‘박정훈 대령이 나쁜 놈’이라고 42페이지를 적어 냈어요. 이게 바로 법 기술자들이죠. 천지 분간 못 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모르고 강자 편에 빌붙어 법 기술을 모두 총동원해 줍니다. 그러면서 이종섭 전 장관 말은 다 믿어줍니다. 대통령에게 영향받은 거 아니라고 하면 다 믿어줘야 하나요? 그 앞의 대통령실 전화는 어디로 가고요? 이 비극이 이렇게까지 치닫지 않으려면 적어도 군검찰은 박정훈 대령에 대해 영장은 청구하지 말았어야 해요. 기각됐으면 기소하지 말았어야 해요. 무죄가 나왔으면 항소하지 말았어야 해요. 항소심에 와서 검찰 담당자들이 바뀌었으면 제로베이스에서 한번 검토해 보고 이게 공소권 남용이 아니었나를 법적 양심에 따라서 판단했어야 돼요. 그런데 아무것도 안 해요. 그냥 시키는대로 법 기술자가 되는 거죠. 그 42페이지를 읽으면서 ‘소설 쓰는 재주가 참 뛰어나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7월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진행자 / 사실 이 법 기술자의 최절정이라고 하면 ‘내란 수괴 윤석열’인 것 같습니다. 윤석열씨가 오늘 구속영장 실질심사 받았습니다. 두 분은 결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김종대 / 윤석열씨는 이 특검이 위헌적이며 대통령으로서 정당한 권한 행사에 대한 불법 수사라는 입장이에요. 사법 체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합니다. 그런데 그런 특검으로부터 구속이 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이거는 대한민국이 내란 진압을 하고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걸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오늘 특검이 법원에서 윤석열의 석방이 사법의 수치고 재구속됨으로써 국민의 엄중한 뜻을 받들 때가 됐다는 한 번의 웅변이 있어야 된다고 봐요.

■ 김정민 / 국사범이 반바지 입고 서울 시내를 활보해서야 되겠습니까. 빨리 구속하는게 본인에게도 그나마 기회를 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특검이 쓴 구속영장을 보니 문장 자체가 힘이 있고 논리 정연하더라고요. 군더더기가 없어요. 이건 뭐냐하면 수사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은 거예요. 그래서 안심했습니다.

■ 진행자 / 댓글에 박정훈 대령을 향한 축하 인사, 감사 인사가 많습니다. 지금까지 견뎌주셔서 감사하다, 거짓은 참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일깨워주셨다, 이제는 그들이 처벌받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올라오고 있네요. 사실 채상병 사건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정권 초에 어둠이 짙을 때 깊게 목소리를 뚫고 나오신 분들이었기 때문에 김정민 변호사한테도 깊은 감사와 박수를 드리면서 마무리해도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정민 / 우리 채해병 가족분께 진정한 위로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 고통에서 잘 벗어나시길 바라고 채해병께 명복도 빌고요. 우리 국민 모두가 채해병께 빚을 졌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이렇게 박 대령을 물심양면으로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신 거는 정말 변호인으로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이 빚도 영원할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기사 인용 시 〈시사IN〉 ‘김은지의 뉴스IN’으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제작진

프로듀서: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이겨레 인턴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김영화 기자, 김만권 정치철학자, 김종대 전 의원, 김정민 변호사(박정훈 대령 변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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