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동성 부부인 김규진·김세연 커플, 킴·백팩 커플(왼쪽부터)이 가족구성권 3법 발의에 맞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마련한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동성 부부인 김규진·김세연 커플, 킴·백팩 커플(왼쪽부터)이 가족구성권 3법 발의에 맞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가 마련한 ‘그냥 결혼이야 Just Marriage’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괴물〉에서 소년은 교장에게 말한다. 좋아하는 애가 있는데 말할 수가 없다고. 나는 행복해질 수가 없는 사람이란 걸 들키게 될 거라고. 교장은 답한다. “아주 소수의 사람만 가질 수 있다면 그건 행복이 아닐 거야.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는 게 행복 아닐까?”

“주여! 동성 커플에게도 우리와 같은 지옥을 맛보게 하소서.” 십 년 전 한 동성 커플의 청계천 결혼식장 근처에 걸린 현수막 문구다. 아래엔 ‘한국기혼자협회’라고 쓰여 있었다.

혼인은 사회적 구속력을 가진 전통적 제도다. 2015년 6월, 미국 연방 대법원은 결혼의 권리가 인간 기본권에 속하므로, 모든 주정부는 동성이라는 이유로 결혼을 막을 권한이 없다고 ‘전통적으로’ 판결했다.

그날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남겼다.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은 이제 결혼할 권리를 갖게 됐습니다. 다른 모두가 그렇듯이요.”

기자명 사진 이명익·글 이동은(영화감독·그래픽노블 작가)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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