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①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마자 음성 메시지가 들린다. 신호음이 울리기 전부터 나왔으니 차단당했을 가능성이 높다. 전화를 건 대상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고위공직 후보자. 이틀간 오전, 오후 한 번씩 전화했고 연결이 되지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에 의문이 있었다. 처음부터 후보자를 직접 취재하려던 건 아니었다.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야당 의원실에 부탁해 질의와 자료 제출 요구를 먼저 부탁했다. 답이 오지 않자 복수의 후보자 측 인사청문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다. “후보자가 아직 답을 주지 않고 있다”라는 답만 들었다. 후보자 측은 청문회 직전이 돼서야 국회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대부분 ‘사생활과 관련된 개인정보라 공개하기 어려움을 양해해달라’는 취지의 답으로 채워져 있었다. 후보자에게 전화한 건 그 이후였다.

장면 ② “통일부 인원이 총 몇 명입니까?” 지난 7월21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김영호 당시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청문회가 열리기 전, 관가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통일부에서 인원 축소 등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영호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한 날은 청문회 당일로부터 3주 전. 이 기간 김 장관은 인사청문 준비단으로부터 하루 종일 업무보고를 받는 등 청문회를 준비해왔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구성원이 몇 명인지도 모르고 임명된 수장 아래서, 통일부는 최근 부서와 인력, 예산을 줄이는 등 대규모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다.
장면 ③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8월18일 열린 청문회에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이 가계 통신비 인하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느냐는 박완주 의원(무소속) 질의에 “일부 효과도 있고 부작용도 있다”라고 답했다. 차세대 통신의 핵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AI(인공지능)를 말씀하시는 거냐”라고 되물었고, 미국·유럽의 망 사용료 동향을 묻는 질의엔 “모두 내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가 “받아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을 바꿨다.
통신은 ‘방송통신위원회’ 업무의 중요한 한 축이다. 박완주 의원은 “(후보자가) 공부 좀 더 해야겠다”라고 지적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대신 방송 현안에 대해서는 자신의 소신과 주관을 뚜렷이 밝혔다. 그는 방통위원장 후보 지명 전부터 MB 정부 시절 단행된 언론 장악에 깊숙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과 이동관 방통위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의 임명을 강행했다. 새 정부 출범 15개월(8월 기준), 16명의 장관급 인사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국회에선 사실상 형해화된 인사청문회에 대해 "이럴 거면 왜 하나"라는 자조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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