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금성 케이블카’라고도 불리는 ‘설악 케이블카’는 설악산 소공원에서 권금성 탑승장까지 5분 안에 해발 700m의 설악산 자락을 오르게 해준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병기씨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1년 전인 1969년 허가를 받아 1971년부터 운행을 시작했으니 52년이 흘렀다. 지금의 권금성은 민둥산이 되었다.
‘설악 케이블카’의 수익이 늘자 강원도는 1982년부터 설악산에 제2의 케이블카를 허락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오색약수터에서 끝청봉에 오르는 ‘오색케이블카’다. 환경 훼손을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않던 행정부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태도가 바뀌었다. 조건부 허가의 길을 열었다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로 백지화되었다. 2020년 부동의 처분을 취소하라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지자 환경부는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서 재보완을 통보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이후 급물살을 탔다. 2022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그해 6월 환경부가 양양군에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 세부 이행조건을 대폭 완화한 ‘확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담당 공무원은 형사 고발됐지만 양양군은 12월 말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를 제출하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사실상 마지막 행정절차에 돌입했다.
1월26일 설악산 한계령을 출발해 2월2일 원주지방환경청에 이르는 순례길에 나선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의 박그림 대표(녹색연합 공동대표)는 “설악산은 국립공원, 천연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지역,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 등 다섯 가지 규제를 받으며 그나마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곳이다”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개발할 데가 없어 이제 남은 곳은 국립공원뿐이다. 그런데 이곳마저 케이블카가 설치된다면 빗장이 열리는 거다. 개발의 욕망을 가진 모든 지자체가 지금 설악산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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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의 미래를 보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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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 못 막는 환경부, 설악산에 봄꽃 대신 케이블카가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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