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 8월30일 오전 전북 무주군 설천면 무주리조트. 한여름 휴가철도 가을 단풍철도 아니건만, 리조트와 덕유산 설천봉(해발1526m)을 잇는 곤돌라는 끊임없이 관광객을 실어 날랐다. 등산객뿐 아니라 슬리퍼를 끌고 나온 관광객, 테이크아웃 커피를 든 관광객들도 15분 남짓만 걸으면 덕유산 향적봉(해발1614m)에 오를 수 있다.

물론 향적봉에 오르는 길이 만만한(?) 것만은 아니었다. 작은 등산로에 많은 인파가 몰리다 보니 관광객들은 줄을 선 채 차례로 향적봉에 올라야 했고, 그렇게 오른 향적봉 곳곳에서는 힘이 남은 관광객들의 술자리가 질펀하게 벌어졌다. 〈시사IN〉은 지난겨울에도 곤돌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덕유산 문제를 다룬 바 있다(제386호 ‘덕유산 정상, 정상이 아니다’ 참조).

환경부는 지난 8월28일 설악산 오색약수터와 끝청봉 3.5㎞ 구간을 잇는 케이블카 사업을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타당성 평가가 조작되고 환경영향평가도 왜곡되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지만, 가장 큰 문제는 케이블카 설치 이후 제2의 덕유산이 될 게 뻔한 설악산의 미래다.

설악산에 오색 관광객들을 쏟아낼 오색 케이블카는 계획대로라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 2월 완공될 예정이다.

 

ⓒ시사IN 이명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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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이명익 기자 다른기사 보기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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