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개나리·목련·벚꽃·라일락·철쭉이 폭죽처럼 동시에 피고 지는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만발한 꽃을 보며 시야가 환해지는 것도 잠시, 이 계절의 이름을 봄이라 불러도 좋을지 마음에 그늘이 집니다. 개화 순서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것은 기후위기의 증거이기도 합니다. 꽃이 순차적으로 피지 않자, 꿀벌들 역시 지속적으로 꽃가루를 얻는 데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현화식물의 다양성이 요구됩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이를 위한 실천 중 하나입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1973년 뉴욕에 거주하는 화가 리즈 크리스티로부터 시작됐습니다. 리즈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빈 땅에 버려진 쓰레기 더미에서 토마토가 자라는 모습을 봅니다. 그런 환경도 ‘가능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크리스티와 친구들은 씨앗을 마련해 뿌리고 다녔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게릴라 가드닝은 도로변, 가로수, 아파트 앞 버려진 화단 등 방치된 공간에 식물을 심어 도시에 활력과 소통을 불어 넣는 활동입니다.

“물론 게릴라 가드닝은 자신이 내뿜는 탄소 물질을 모두 상쇄하기에는 터무니없이 작은 것이다. 하지만 식물을 심고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탄소배출권 거래소에 돈을 내는 것보다 죄책감을 해소하는 데는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게릴라 가드닝〉, 들녘, 2012)

ⓒ시사IN 조남진

〈시사IN〉과 사회적 협동조합 오늘의행동이 마인드풀가드너스와 함께 준비한 5월의 행동 도구는 게릴라 가드닝 활동을 돕는 ‘씨앗폭탄’입니다. 국산 유기 배양토와 미생물이 함유된 천연 황토, 열매 껍질로 만들어진 씨앗폭탄 안에는 자생종을 포함해 봄부터 가을까지 번갈아 꽃을 피우는 야생화 씨앗 26종이 담겨 있습니다. 적엽질경이, 끈끈이대나물, 안개초, 수레국화, 금영화 등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흙을 건강하게 만들과 벌과 나비의 수분활동 및 곤충의 활동을 돕는 식물입니다. 꽃이 피기를 바라는 땅에 씨앗폭탄을 던져두면 됩니다. 씨앗폭탄을 던지고, 꽃이 피기를 기다리고 관찰하는 동안 작은 꽃이 주변과 일상을 어떻게 바꾸는지 지켜봐주세요.

3월 ‘3600초’, 5월 ‘씨앗폭탄’에 이어 격월로 행동 도구를 보내드리는 행동구독 추가 신청은 4월 말까지 가능합니다.  

*행동구독 신청하러 가기: https://box.donus.org/box/todaygoodaction/Action-Subscription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