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 조력자’는 대략 25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조력자들의 안전한 대피를 탈레반으로부터 확약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들의 비자 발급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조력자들의 유일한 희망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특별 이민 비자(SIV)’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정착하는 것. 이 프로그램은 아프간의 미군 통역관들이 탈레반 무장세력으로부터 신변 위협과 납치, 심지어 살해당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신설되었다. 2년 이상 미군이나 미국 대사관, 정보기관, 미군 계약 업체 등을 위해 일했다면 누구든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자 발급 조건이 만만치 않다. 비자 신청자는 미국인 직속상관의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자신의 신변이 노출될 경우 탈레반으로부터 보복당할 수 있다는 점도 입증해야 한다. 비자 신청서 접수에서 미국 영사 면담 및 건강검진까지 무려 14단계를 거치게 된다. 미국 의회는 당초 SIV 프로그램을 마련하며 비자 신청에서 발급까지 9개월 안에 마치도록 했지만 주무 기관인 국무부의 비자 심사 기간은 평균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국무부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탈레반의 카불 입성 직전까지 아프간 조력자 1만8000여 명이 미국 비자를 신청했다. 가족까지 합치면 대략 5만3000명이 입국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 숫자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 조력자들의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라는 압력을 여러 구호단체와 연방 의원들로부터 받아왔다. 특히 공화·민주 양당의 의원 55명은 지난 7월 아프간 현지 조력자의 비자 발급 요건인 ‘미군 협력 기간’을 종전의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는 조항을 빨리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1975년 베트남전 패전 이후 10만여 명에 이르는 베트남 난민을 받아들였고, 1990년대에도 이라크의 박해를 피해 탈출한 쿠르드족 일부를 뉴저지주 군기지로 데려온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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