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오리들이 말하는 것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오리들케이트 비턴 지음, 김희진 옮김, 김영사 펴냄“인생에 금이 간다는 걸 알면서 왜 여기에 올까요?”캐나다 앨버타의 한 오일샌드 개발 현장에 있던 큰 연못에 죽은 오리 수백 마리가 떠올랐다. 석유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유독성 물질을 걸러낸 물을 그대로 흘려보낸 것이 집단 폐사의 원인이었다. 이야기의 끝에 다다르면, 떼죽음 당한 오리들은 이곳 ‘싱크루트 오일샌드’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비유임을 깨닫게 된다. 가난이 싫어서 공장으로 온 ‘평범한’ 사람들이 가난보다 더 서늘한 노동권 침해와 성폭력, 산업재해, 환경파괴를 겪으며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기자들의 시선] 나경희 기자 이 주의 기록“멋지다. 위는 더 훌륭했다.” 10월3일(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주에 사는 104세 여성 도로시 호프너가 약 4115m 상공에서 7분 동안 스카이다이빙을 한 뒤 전한 소감이다. 이날 푸른색 스웨터를 입은 백발의 호프너는 자신이 평소 의지하던 보행기를 미련 없이 한쪽으로 밀어두고 보조 다이버의 부축을 받아 비행기에 올랐다. 현재 최고령 스카이다이버로서 〈기네스북〉 등재를 기다리고 있는 그는 오는 12월, 105세가 된 뒤 열기구를 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Age is just a number).” 탈레반의 마지막 인질, 바이든 행정부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알카에다가 사라진 지금 도대체 아프가니스탄(아프간)에 무슨 국익이 있나?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은 물론 알카에다를 제거한다는 분명한 목적으로 아프간에 들어갔고, 그 목표를 이뤘다.”테러 근절을 이유로 2001년 10월 알카에다의 근거지 아프간을 공격해 점령한 뒤 20년간 주둔해온 미군의 철수 결정으로 국내외에서 거센 비난에 휘말린 바이든 대통령이 한 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철군 이후 미처 아프간을 빠져나오지 못한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들 문제, 탈레반 정권 인정 여부, 나아가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이후 미국의 경제제재로 인한 아프간 〈시사IN〉 기자 추천 ‘방콕 정주행’ 콘텐츠 시사IN 편집국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올해 추석에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57.7%가 귀성을 포기한다고 답했는데, 2년 연속 귀성 포기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 추석이다. 〈시사IN〉 기자들이 ‘방콕 정주행’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타이완 드라마,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소재 다큐·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각자의 취향을 담았다. 랜선을 통해 세상과 감동을 만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소망 울산으로 간 아프간 특별기여자의 1년, 그곳에 미래가 있었다 울산/글 김영화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차창 밖으로 아파트 단지가 쉴 새 없이 휙휙 지나가더니 어느 순간 풍경이 달라진다. 공장 굴뚝이며 조선소 크레인들이 울산대교 너머로 솟아 있다. 바닷가 선적 부두에는 자동차 수천 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반도 동남쪽 끝자락, 울산 동구로 들어가는 길목이다.공업도시를 채운 건 외지인들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세계적 규모의 조선소 두 곳이 있었다. 타 지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이곳으로 왔다. 아파트와 학교가 하나둘 생겨났다.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2010년대 조선업 불황이 시작되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한국으로 온 아프간 아이들, 그 후 1년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시사IN〉은 목요일 오전이나 금요일 낮에 편집국 기획회의를 한다. 취재·사진 기자들이 기사 아이템을 발제한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를 쓴 김영화 기자가 ‘울산에 온 아프간 특별기여자 아이들’을 취재해보고 싶다고 세 차례 발제를 한 듯하다.첫 발제는 2021년 8월 말이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장악했고, 주아프간 한국 대사관, 한국 병원·직업훈련원 등에서 일했던 아프간 사람들과 그 가족의 신변이 위태로울 때였다. 정부는 공군 항공기를 투입해 아프간 직원과 가족 390여 명을 한국으로 데려왔다. 이 구출 작전 이름이 그의 국제 뉴스엔 ‘한국 최초’가 붙었다 김은지 기자 2022년 한국 시민에게 국제 뉴스는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 시진핑 3연임이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 금리와 주식, 물가만이 아니라 때로는 ‘최애’ 아이돌의 해외 활동까지도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 있다.그렇기에 오늘날 한국인의 시선은 더욱 밖을 향한다. 세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왜 변하는지,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갈급은 자연스레 국내 미디어로 이어진다. 한국인의 시각으로 바라본 국제 뉴스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2019년 1월 미국의 아프간 조력자, ‘난민’ 지위 얻게 될까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중북부 위스콘신주의 군기지 포트 맥코이. 이곳엔 지난 8월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재장악한 탈레반 정권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탈출한 아프간인 가운데 1만2600여 명이 거의 두 달째 머물고 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 주재한 미국 대사관에서 통역관을 지내다 아프간 함락 직전 아내 및 두 딸과 함께 탈출하는 데 성공한 파르와딘 코르사니 씨는 10월3일자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다음과 같이 하소연했다. “포트 맥코이 기지를 언제 떠날 수 있느냐고 물어봐도 현재로선 아무런 대답이 없다. 우린 일자리도 없고 할 일도 없다.”코르 고대 그리스에도 ‘탈레반’이 있었다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나무연필, 2021)는 인터넷 서점에서 사회과학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철학〉정치철학〉페미니즘 정치’로 분류되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마키아벨리·막스 베버에 대한 페미니즘적 독해를 보여준 이 책은, 단 세 명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도 ‘서양 정치사상사’처럼 읽힌다.민주주의의 발상지인 고대 그리스에서는 재산을 가진 자유인에게만 정치가 허용되었고, 여성·청년·하층민(노예)은 정치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서양 문명에 정치학의 초석을 놓은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런 주장을 체계화했다. 인간에게는 신분에 ‘버전 2.0’으로 돌아온 탈레반, 그들이 진화한 두 가지 이유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9월7일 아프간 탈레반은 차일피일 발표를 미뤄오던 탈레반 2기 정부 인선을 공표했다. 장관 19명, 차관 7명, 정보국장, 군 총사령관 등을 모두 합쳐 총 34명으로 구성된 ‘과도정부’가 일단 출범했다. 여성은 전무했다. 탈레반 스스로 강조하던 “다양하고 포괄적인 정부” 구성과도 거리가 멀었다. 그 대신 철저한 코드 인사를 보였다. 이날 카불 미디어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는 이번 인선이 “과도정부”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장관직은 정치적 포지션으로 두고, 추후 임명할 차관직을 전문가 중심으로 인 [연휴 정주행 추천 콘텐츠] 아프간의 소녀는 머리를 자르고 거리로 나섰다 이은기 기자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1.9%가 올해 추석에 귀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57.7%가 귀성을 포기한다고 답했는데, 2년 연속 귀성 포기자들이 절반을 넘었다. 어느 때보다 집에 머물 시간이 많은 추석이다. 〈시사IN〉 기자들이 ‘방콕 정주행’에 적합한 콘텐츠를 추천한다. 타이완 드라마, 자연 다큐멘터리, 스포츠 소재 다큐·드라마,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등 각자의 취향을 담았다. 랜선을 통해 세상과 감동을 만나는 추석 연휴가 되기를 소망 카불에 남은 ‘아프간 조력자’, 언제쯤 미국 땅 밟을까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프간 조력자’는 대략 25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는 조력자들의 안전한 대피를 탈레반으로부터 확약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탈레반이 이들의 비자 발급에 얼마나 협조할지는 미지수다.현재 조력자들의 유일한 희망은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특별 이민 비자(SIV)’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정착하는 것. 이 프로그램은 아프간의 미군 통역관들이 탈레반 무장세력으로부터 신변 위협과 납치, 심지어 살해당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신설되었다. 2년 이상 미군이나 미국 대사관, 정보기관, 미군 계약 업체 등을 위해 일했다면 누구든 미국과 탈레반의 ‘2라운드’, 적과의 동침 가능할까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적과의 동침은 가능할까? 미국이 8월31일을 기해 20년째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점령해온 미군을 완전히 철수시킨 뒤 지긋지긋하던 아프간 전쟁에서 완전히 손을 뗀 모양새다. 하지만 타도 대상이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20년 만에 아프간을 재장악한 뒤 미국은 탈레반 새 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지 딜레마에 빠졌다. 현재 미국은 아프간 내 반미 테러 세력을 통제하기 위해서도 현실적으로 탈레반 정부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않을 수 없는 어정쩡한 상황이다.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미국인과 아프간 조력자들의 대피 과정에서 탈레반이 [기자들의 시선] “네,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김영화 기자 이 주의 인물“네,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가 9월8일 나이지리아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와 대담한 후 이렇게 밝혔다. 오랫동안 ‘페미니즘의 아이콘’으로 여겨져왔지만 스스로 공개 선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년 전 G20 여성경제정상회의에서 ‘당신은 페미니스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답변을 주저했다. 이 사건을 언급하며 메르켈 총리가 “그때는 조금 부끄러웠다. 지금은 ‘우리 모두는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라고 말하자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이 주의 기부9 “정치공작을 하려면 메이저 언론 통해서 해라” [말말말] 시사IN 편집국 “앞으로 정치 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뒤에 숨지 말고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해라.”9월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한 발언.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였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총장 측근으로부터 여권 정치인을 겨냥한 고발장을 전달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한 신생 인터넷 뉴스매체 〈뉴스버스〉를 향한 볼멘소리. 언론을 대하는 구시대적 사고관을 당당하게 드러내.“지금은 시위할 때가 아니다.”9월4일 탈레반 대변인이 “과거로 후퇴할 수 없다”라고 외치며 길거리로 나선 여성 시위대를 향해 경고한 시사IN 제 731·732호 - 문재인 정부의 신뢰도 성적표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영화 기자들의 시선/나경희 포토 IN/ BTS 뮤비 촬영지, 비행장인가 통학로인가COVER STORY IN문재인 정부 신뢰도 보니, 내년 대선 ‘시계 제로’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균 신뢰도는 민주당 지지자의 강한 결집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른 당 지지자와 무당파 가운데 상당수는 ‘신뢰의 구간’을 떠났다. 현재로서 내년 대선의 결과는 시계 제로다. 20대 남자가 주도한 이명박 대통령의 선전 정권 신뢰도 떠받치는 단하나의 기둥 ‘K방역’ 신뢰하는 유튜브 채널? 대부분 탈레반의 믿기 힘든 약속 “우리 이제 달라졌어요” 구정은 (국제 전문 저널리스트) 카타르 남동쪽 사막에 미군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아프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B52 전투폭격기와 호넷 전투기가 날아올랐던 이 기지가 요즘 전쟁 때보다 더 어수선하다. 아프간이 다시 탈레반에 장악되고 난 뒤, 카불 공항을 떠난 비행기들이 미군은 물론이고 그들과 함께 탈출한 외국인들과 아프간인들을 이곳에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중동 최대의 미군기지 알우데이드와 도하 주변의 또 다른 미군기지인 캠프 알사일리야는 갑자기 아프간 난민들의 중간 기착지가 돼버렸다.이 두 미군기지에 머물고 있는 아프간 미군의 아프간 철수, ‘다 계획이 있었구나’ 남문희 기자 한국행을 희망한 아프간인 협력자 391명을 구출한 한국 정부의 ‘미라클 작전’에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지난 8월22일 열린 아프간 관련 20여 개국 외교차관회의에서 한국행을 희망하는 아프간 협력자 전원을 버스에 태워 카불 시내를 통과시키는 해결책을 셔먼 부장관이 제시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거래하는 아프간 버스회사의 차량을 대절해서 미군과 탈레반이 함께 근무하는 검문소를 통과한 뒤 카불 공항에 이르는 방법이었다. 카불 공항까지 협력자들을 데려갈 수단을 찾지 못하던 암담한 상황에서 셔먼 장관의 제안은 결 [기자들의 시선] 애플·구글의 독점, 제동 걸리나 김동인 기자 이 주의 의미충만한국이 세계 최초로 앱 마켓 사업자(애플·구글 등)의 독점적 결제 시스템에 제동을 걸었다. 8월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구글이나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인앱 결제 강제화’를 막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령 구글은 지난해부터 모든 콘텐츠 결제 과정에서 ‘구글 결제 시스템(인앱 결제)’을 활용하도록 강제하며 30%의 수수료를 챙겼다.거대 기술기업의 독점에 대한 항의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고, 한국에서 가장 먼저 입법을 통해 견제에 나선 것이다. 전 세계가 한국의 선제적인 반독점법 체계에 주목하고 영화 〈모가디슈〉에 겹쳐진 2021년의 카불 [프리스타일] 차형석 기자 여름휴가 때 정말이지,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를 봤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극장에서 처음으로 본 영화다.1991년 소말리아에 내전이 일어난다. 당시 한국은 유엔 가입을 위해 아프리카에서 ‘총력 외교’를 펼칠 때였다. 영화는 내전 현장에서 남·북한 대사관 직원, 가족들이 힘을 합해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을 담았다. 영화는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제작진이 ‘이 정도 규모의 촬영을 통제할 수 있구나’ 하는 데 놀라웠고, 소말리아 내전에서 남·북한 사람이 겪는 에피소드를 해외 관객은 어떻게 느낄까 궁금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