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믹스 직원이 콩가루를 배합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약 2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인데도 신세계, 롯데, 농심 등 식품·유통 대기업들은 자체 식물성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8년 동원F&B는 미국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해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대체육 원천기술을 빠르게 확보한 롯데그룹은 2019년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선보이며 밀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치킨너겟과 커틀릿을 출시했다. 롯데지알에스는 롯데리아를 통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버거인 ‘미라클버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기업’을 선언했다. 국내 포장두부 시장에서 47%가량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풀무원은 두부면, 두부 텐더 같은 식물성 대체 단백질 식품을 통해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는 계열사인 올가홀푸드를 통해 대두단백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 식품 5종을 출시했다. 풀무원 사업부 김정하 CM은 “식물성 제품 출시 후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어났다. 육류를 대체하기보다 플렉시테리언(채식을 지향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류를 먹는 사람)과 리듀스테리언(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사람)을 포함해 식물성지향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단백질 식품의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마켓컬리 같은 유통업체도 비건 제품을 개발해 출시했다. 오혜린 마켓컬리 PB는 “자체 생산한 비건 제품 ‘콩으로 라구소스’의 경우 7월 한 달에 8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체육 간편식의 경우 올해 1월 대비 7월 매출이 약 56% 성장했다.

비건 양념갈비살, 비건 양념제육 등 ‘고기 대신’ 시리즈를 제작하는 대체육 생산업체 바이오믹스 윤소현 대표는 채식권을 보장하는 학교와 군대, 기업의 ESG 경영의 흐름에 주목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예상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학교급식 때 격주로 시행했던 채식급식인 ‘고기 없는 월요일’을 올해부터 매주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올 4월부터 서울 모든 학교에서 월 2회 ‘그린 급식의 날’을 시범 운영한다. 윤소현 대표는 “채식급식 재료로 비건 돈가스나 비건 햄버거를 납품한다. 반응이 좋아 2학기 개강 후 납품 물량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군부대와도 납품이 결정돼 일정을 협의 중이다. 기업에서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저탄소 식물성 식재료를 구내식당 메뉴에 넣고 있다. B2B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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