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Photo테임 임팔라가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포에버 공동묘지에서공연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배철수의 음악캠프〉에 직접 출연해 곡을 소개한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내 나름의 기준 같은 건 있다. 되도록 신곡이어야 하고, 되도록 덜 알려진 뮤지션의 곡이어야 한다는 거다. 그중 하나가 몇 주 전 라이브 뮤직비디오를 추천한 멈퍼드 앤드 선스(Mumford & Sons)다. 한정된 분량 때문에 쓰지 못했던 나머지를 여기에 먼저 덧붙인다.

멈퍼드 앤드 선스는 국내와 해외의 온도차가 극심한 걸로 유명하다. 해외에서는 최소 만 단위를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을 단숨에 매진시키는데 한국에서는 많아야 1000명 들어갈 라이브 홀에서 첫 공연을 했다. 물론 이 내한 공연,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멈퍼드 앤드 선스 역시 크게 만족하고 돌아갔다는 후문이다. 이게 바로 내가 그들의 ‘The O2 Live’를 라디오에서 선곡한 이유다. 해외에서는 정상급, 반대로 한국에서는 음악 마니아 정도를 제외하면 무명에 가까우니까 말이다.

지금부터 추천할 테임 임팔라도 마찬가지다. 멈퍼드 앤드 선스처럼 해외에서 그들은 거대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초청받는 밴드다. 일단 이름이라도 알고 있다면 당신은 나의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밴드의 곡을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벌써 3곡이나 소개했다. 시간 순서대로 ‘Let It Happen’ ‘Borderline’, 그리고 ‘Lost In Yesterday’다. 이 중 뒤의 두 곡은 2월14일 발표하는 신보 〈The Slow Rush〉의 수록곡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Posthumous Forgiveness’와 ‘It Might Be Time’까지, 총 4곡이 선공개된 상태다.

지금부터는 내 평가가 아니다. 해외 언론의 평가를 종합했다고 보면 된다. 먼저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에 따르면, 〈The Slow Rush〉는 ‘약속된 올해의 앨범’이나 마찬가지다. 아니, ‘올해’를 넘어 시간의 시험을 이겨내는 ‘걸작’이 될 거라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나 역시 장담할 수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2021년 그래미 시상식 록 분야의 주인공은 그들이 될 것이다. 그만큼 이 4곡의 여파가 상당한 상황이다.

깔끔하고, 세련됐다. 그러면서도 ‘팝’의 문법을 철저히 지켜나가면서 듣는 이의 호기심을 끌어낼 줄 안다. 간단하게, 사운드는 최신이고 멜로디는 귀에 잘 들린다. 기실, 테임 임팔라는 ‘현대 사이키델리아’의 대표로 인정받는 밴드다. 이런 이유로 러닝타임이 7분 이상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신보에서는 거의 종적을 감출 예정이다. 자료에 따르면 딱 한 곡만이 7분대이고, 3~4분에 불과한 곡이 여럿일 거라고 한다.

“팝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다”

밴드 리더 케빈 파커에 따르면 “팝의 본질에 충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맥스 마틴이 되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맥스 마틴이 누군가. 썼다 하면 대박인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다. 빌보드 1위를 기록한 싱글만 22곡에 달하는 히트곡 제조기다.

이제 그들은 자기 세계의 효과적인 축소를 꿈꾼다. 하지만 관객은 줄어들기는커녕 폭발적으로 증가할 게 분명하다. 선공개 싱글들을 향한 열렬한 반응이 이를 확정적으로 예언한다. 혹시 아직 테임 임팔라를 모른다고 해도 괜찮다. 용감하게 ‘인투 디 언노운’을 실천해보시라. 애니메이션에서처럼 짜릿한 경험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과연, 지난 글에서도 강조했듯이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리라.

기자명 배순탁 (음악평론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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