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대선주자들의 ‘총선나기’

절박한 ‘무대’의 일보후퇴

오세훈의 대선방정식, ‘정치 1번지’에서 풀릴까

광주 찾은 문재인의 배수진

4년 ‘벽치기’한 김부겸, 새로운 도전 나서나

일석이조 노리는 ‘안길동’의 도전

기자들은 의석수를 어떻게 예상할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총선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각 당은 2주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한 표라도 더 모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공천 파동을 일으킨 새누리당은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앞다투어 광주를 찾았다.

정의당도 막판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녹색당, 노동당 등 작은 정당들도 총선 완주를 통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려 한다.

20대 총선은 정치부 기자들에게 고역이었다. 야권은 내홍으로, 여권은 공천 파동으로 막장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줬다. 변명에 불과하지만 좀 더 올바른 정치, 좀 더 나은 민주주의의 모습을 취재하는 데 힘을 기울일 여유가 없었다. 매일 밤 여의도 한구석에서는 정치부 기자들의 한숨 소리가 낮게 퍼졌다.

〈시사IN〉 정치팀과 타사 정치부 기자들이 꾸린 ‘20대 총선 복면 뒷담화’도 이번 호로 마무리한다. 그동안 재미있게 읽어주신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석고대죄(석):여론조사가 박빙 지역에서 춤을 춘다. 나는 안철수 후보만 집중적으로 봤는데, 안 후보가 크게 이기다가 어제는 또 이준석 후보와 오차범위더라.

픽미픽미(픽):수도권에서 22군데 정도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이다. 어쨌든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건 확실하다.

:국민의당 쪽에서는 자신들이 새누리당 표를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민의당 주장을 자세히 살펴보면 야권 연대를 거부하고 더민주와 각을 세울 때 지지율이 오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결국 야권 표를 가져가는 게 아닌가 싶다.

:국민의당 중앙에서 야권 연대하자고 했어도 지역에서 반발했을 거다. 서울 은평을에 고연호 후보 봐라. 포클레인 타고 다니더라.

집토끼산토끼(집):국민의당 후보들은 다음 선거에 또 나올 것 같다. 뭔가 한풀이하는 느낌이랄까. 문희상(의정부갑)·김진표(수원무) 후보 지역구에 나온 국민의당 후보 같은 경우 오랫동안 두 의원의 수하에 있던 인물이다. 국민의당 후보들은 이제 두 의원이 물러날 때가 됐다고 열변을 토한다.

ⓒ연합뉴스포클레인 유세 중인 고연호 후보(서울 은평을).

 

:실제로 국민의당 후보들 보면 절규하듯 선거 유세를 하더라.

:호남은 어떤가. 광주 광산을에서 이용섭 더민주 후보가 권은희 국민의당 후보에게 따라잡히는 분위기다. 이해가 안 되는 게, 더민주가 1월 초쯤 조사한 바에 따르면 광주에서 현역 의원 교체를 원하는 비율이 아주 높았다. 그런데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이 다 잘 나온다.

저격수(저):더민주가 공천에 실패한 거지. 지금 광주에서 양향자 후보가 더민주의 간판처럼 되어 있는데, 무리수였다. 중량급 인사를 내보내면서 양향자 후보가 함께 나섰으면 훨씬 결과가 좋았을 텐데. 실패한 자객 공천 아닌가 싶다.

:결국 인지도 싸움에서 밀린 것 같다. 더민주는 생소한 후보가 너무 많다.

:광주 북구갑 유권자들이 ‘정대철 아들이 우리 지역구에 나왔다며?’ 한다더라. 정대철 아들은 정호준(서울 중구·성동을 국민의당 후보)이고, 광주에 나온 사람은 정준호 변호사다(웃음).

:권은희 후보의 ‘박근혜 저격수’ 포스터 논란은 그쪽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하며 올린 걸 텐데,생각이 너무 짧았다.

석:대구의 권은희 후보는 광주 권은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더라. 자기더러 ‘박근혜 저격수’라고 한다고. 거기는 대구인데 큰일 나지(웃음).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유세장 주변을 지나가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 손잡고 우는 사람도 있었다. 유승민을 희생양으로 여기는 것 같더라.

:대구 지역은 투표율이 꽤 오를 것 같다.

:강금실 전 장관이 녹색당 지지한다는 이야기가 최근 신선한 뉴스였다. 페이스북에 녹색당 지지하는 글 쓰면서 ‘김부겸 후보와 유승민 의원의 건투를 빈다’고 했더라.

ⓒ시사IN 조남진공천 파동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후보가 권은희 후보 지역구에서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좀 일찍 지지 선언을 했으면 녹색당 공보물에도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웃음).

:총선 이후 정치권도 정신없을 것 같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한단다. 지금 다른 지역구 도와주면서 세를 키우고 있다고.

:나경원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오세훈 대선주자면 분위기 쇄신은 되겠다. 당대표가 누구냐가 중요하겠지만.

:지금 새누리당에서 공식적으로 이야기되는 당대표 주자는 최경환·정병국 의원이다.

:최경환은 대구·경북에서 욕 많이 먹고 있다. 박 대통령 등에 업고 설치고 다닌다고. 정병국 의원은 언뜻 보면 힘들어 보이지만, 남경필 경기도지사나 원희룡 제주도지사 같은 새누리당 개혁파가 얼마나 힘을 보태주느냐가 관건일 것 같다.

:문재인 전 대표는 총선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입었다.

:그래도 당에서 대선주자 뽑으면 문재인이 될 수밖에 없을 거다. 당무위원들이나 지지층은 여전히 문재인 쪽이 장악하고 있다.

:문재인이 안 되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떠오르지 않을까.

:최근 안희정 지사 쪽 사람들이랑 만났는데, 문 전 대표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면서 안 지사가 떠오르는 건 아니라고 보더라. 아무런 감동이 없으니까.

:김부겸 전 의원도 아주 센 카드다. 대구에서 당선되면 제2의 노무현 콘셉트도 가능하지 않을까. 안철수 카드도 살아 있고.

:마지막 총선 뒷담화 자리다. 위험 부담이 있지만, 각자 의석수 예상하고 마무리하자(웃음).

:새누리당 과반 의석은 힘들 수도 있다고 본다. 새누리당 지지층 투표율이 빠질 거다. 새누리당 압승으로 주야장천 언론에 도배된 만큼 그들이 투표장에 가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없다.

:나는 새누리당 180석 이상 예상한다. 2년간 관찰한 끝에 내린 결과다(웃음). 수도권에서 크게 이길 것 같다. 수도권에는 그동안 친박도 비박도 아니면서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던 정치인들이 많다. 이 양반들이 원내로 들어오면 김무성 대표에게 활로가 되지 않을까.

:아직 모른다. 유승민 의원이 복당하면 새누리당도 당내 질서가 복잡해질 거다.

:170석은 될 것 같다. 19대 총선 때 수도권에서 야권이 65대43으로 크게 이겼다. 그래도 새누리당이 152석 얻었는데, 이번에는 그 반대가 될 것 같다. 야권 분열 여파가 너무 크다.

:나는 새누리당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 같다. 150석 정도? 정당 지지율 살펴보면 수도권에서 야권이 예상보다 선전할 것 같다.

:다 다르네. 주요 격전지별로 내기판 만들겠습니다(웃음).

기자명 이오성 기자 다른기사 보기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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