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6 잘 찍어보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서울 선거에서 대선이 보인다


국민의당 운명은 인천에서 갈린다


총선 성적표는 경기가 안다


새누리 과반 만든 ‘강원도의 힘’ 재현되나


김부겸·유승민에 흔들리는 대구


‘충청당’ 없는 충청의 표심은?


호남의 선택은 ‘파랑’일까 ‘초록’일까?


야권의 PK 약진, 이번에는 가능할까?

 

네 번째 대결, 이번에는 누가 웃을까?

 

 

20대 총선에서 수도권 리턴매치는 서울 15곳, 경기 13곳, 인천 2곳 등 무려 30곳이다. 서울 서대문갑 이성헌 후보(새누리당)와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다섯 번째 대결을 펼친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첫 대결을 시작한 이래 16·18대는 이 후보가, 17·19대는 우 의원이 각각 징검다리 승리를 거둬 2승2패의 무승부였다. “지면 서대문을 떠나겠다”(이성헌), “정치 생명을 걸었다”(우상호) 등 각오가 남다른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이번 대결이 사실상 결승전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엎치락뒤치락한다.

서울 관악갑에서도 유기홍 더민주 의원과 김성식 국민의당 최고위원 간의 네 번째 대결이 이루어지게 됐다. 두 사람은 1958년생 동갑내기에 서울대 77학번 동기다. 여기에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와 정의당 이동영 후보가 가세했다. 17대 총선에서 유 후보가 김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처음 입성했고, 18대 총선에서는 김 후보가 승리했다. 19대 때는 야권 연대에 힘입어 다시 유 후보가 승리해 전적은 2승1패가 되었다.

관악갑은 옛 봉천동, 남현동, 신림5동이 포함된 선거구다. 1988년 총선 때 4당 구도에서 한광옥 평민당 후보가 당선될 만큼 호남세가 강한 지역이었다. 이 선거에서 평민당은 서울의 42개 지역구 중 17곳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15대 총선에서는 3선에 도전하던 한광옥 의원이 신한국당 이상현 후보에게 3.9%포인트 차이로 밀리고 말았다. 3위 무소속 함운경 후보(8.82%), 4위 자민련 이영춘 후보(7.29%), 5위 통합민주당 김기정 후보(4.61%) 등 군소 후보들이 일정한 득표를 올린 가운데 통합민주당 김기정 후보가 신한국당 표를 잠식하지 못한 탓이 가장 컸다.

ⓒ연합뉴스2008년 18대 총선에서 유기홍 후보와 김성식 후보(위)는 2.7%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엇갈리는 박빙 승부를 펼쳤다.

김성식 후보는 2000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첫 출전했다. 대선 재수를 준비하던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현역인 이상현 의원을 공천 탈락시켰으나 이에 반발한 이 의원이 자민련 간판으로 출마했다. 이상현 의원은 13대(공화당)와 14대(무소속)에 연속 출마해 20% 후반대 득표율로 선전한 지역밀착형 후보였다. 결국 한나라당-새천년민주당-자민련 3자 구도로 치러진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이훈평 후보가 2위인 김성식 후보와의 격차를 14%포인트까지 벌리며 크게 승리했다. 공천에서 탈락한 이상현 후보가 한나라당 성향 표를 17.09%나 가져간 것이 선거 결과를 갈랐다.

17대 총선에서는 처음 출전한 유기홍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승리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김성식 후보를 상대로 11.2%포인트 차이로 낙승했다. 당시 이 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정당 비례대표 득표율 차이 역시 11.2%포인트였다.

2008년 18대 총선은 수도권에 불어닥친 뉴타운 바람을 탄 김성식 후보의 승리였다. 김성식 후보는 2.7%포인트 차이로 유기홍 의원을 앞섰다. 그런데 정당 비례대표 투표에서는 한나라당(31.4%)이 통합민주당(34.3%)에게 뒤졌다. 지역구 투표에서는 김성식 후보의 인물 경쟁력과 2전3기의 도전, 뉴타운 기대감 등이 작용했지만, 지역구의 기본 토양은 야권 성향이 강하다는 게 드러났다.

19대는 민주통합당 유기홍 후보와 무소속 김성식 후보의 사실상 1대1 구도였다. 개표 결과 8.5%포인트 차이로 유기홍 후보가 승리했다. 야권 연대에 합의한 민주통합당(43.11%)과 통합진보당(13.26%)의 비례대표 득표율 합계(56.37%)와 새누리당 정당 득표율(32.38%) 차이가 워낙 컸음에도 김성식 후보의 인물 경쟁력이 격차를 줄였다고 볼 수 있다.

김성식 후보는 과거 한나라당 쇄신파의 기수였다. 2011년 12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재창당을 통한 신당 창당’을 주장했으나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정태근 의원과 함께 탈당을 선언했다.

3선 도전하는 유기홍, 국민의당으로 나선 김성식

19대 낙선 이후에는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고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아 신당을 추진했으나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결별했다. 지난 2월1일 국민의당에 합류하며 최고위원으로 복귀했다.

1980년대의 대표적 재야운동단체 민청련 의장 출신인 유기홍 의원은 17대 때 개혁당 몫으로 전략공천을 받아 첫 금배지를 달았으며 18대를 건너뛰고 이번에 3선에 도전한다. 교육문화체육위 간사로 활동하며 지역구 내 초·중·고교 예산 확보에 힘써온 것이 강점이다. 현재도 더민주 교육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3월12일 청년 우선 추천으로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는 당 법률지원단 위원을 맡고 있는 38세의 젊은 변호사다. 새누리당 후보 적합도에서 3배 이상 앞서 있던 임창빈 예비후보를 누르고 본선에 오른 터라 실제 득표력은 아직 미지수다. 정의당은 2006년과 2010년 민주노동당 관악구의원을 지낸 40대 이동영 후보를, 민중연합당은 관악구 청년센터 더나은의 연시영 대표를 후보로 내세웠다. 연 후보는 만 26세다.

ⓒ연합뉴스3월24일 후보 등록을 마친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왼쪽)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악갑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는 대체로 유기홍 후보가 앞서나가는 분위기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3월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유기홍 의원(31.2%)이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21.4%)를 9.8%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원영섭 후보는 18.3%였다. 연령대별 지지율은 유기홍 의원이 20~40대에서 1위, 50대에서 김성식 후보, 60대 이상에선 원영섭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그 밖의 사항은 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봉천동은 대부분 재개발이 이루어졌지만 원주민 재입주율이 높아서 호남 출신 유권자 비율이 높은 편이다. 3월25일 열린 김성식 후보의 개소식에는 16대 총선 당시 맞붙었던 동교동계 이훈평 전 의원이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아 가세했다. 유기홍과 김성식, 두 정치인의 네 번째 대결에 눈길이 쏠린다.

※ ‘데이터로 보는 2016 총선’ 연재는 이번 호로 마칩니다.

기자명 최광웅 (데이터정치연구소 소장)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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