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6 잘 찍어보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서울 선거에서 대선이 보인다


국민의당 운명은 인천에서 갈린다


총선 성적표는 경기가 안다


새누리 과반 만든 ‘강원도의 힘’ 재현되나


김부겸·유승민에 흔들리는 대구


‘충청당’ 없는 충청의 표심은?


호남의 선택은 ‘파랑’일까 ‘초록’일까?


야권의 PK 약진, 이번에는 가능할까?

 

네 번째 대결, 이번에는 누가 웃을까?

 

 

경기도의 전체 의석은 60석이다. 19대 총선에 비해 8석이나 늘었다. 전체 지역구 253석의 24%. 이 지역의 승패에 따라 여야의 전체 성적표가 갈린다.

경기도 선거는 지정학적인 특징이 있다. ‘근도원농(近都遠農)’ 현상이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은 도시형 투표 성향이,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먼 곳일수록 농촌형 투표 성향이 두드러진다. 이른바 ‘야도여촌(野都與村)’ 현상이다. 부천시·광명시·하남시·구리시·남양주시·고양시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일수록 중앙 정치권의 구도나 바람의 영향을 받는다. 집은 경기도지만 서울로 출퇴근하는 유권자가 많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야도’ 지역은 바람이 불면 인접 선거구까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승 현상이 나타난다. 부천 원미갑(김경협)·원미을(설훈), 19대 총선 당시 부천 소사(김상희)·오정(원혜영), 고양 덕양갑(심상정)·고양 일산동구(유은혜)·고양 일산서구(김현미), 광명갑(백재현)·광명을(이언주)처럼 인근 지역에서 야당 의원이 여럿 배출되는 식이다.

 

반면 평택·안성·포천·여주 등 서울과 먼 지역일수록 중앙 정치권의 바람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일꾼론이나 지역개발을 강조하면서 밑바닥을 다진 보수 성향 후보들이 약진하는 ‘여촌’ 현상이 강하다. 평택갑(원유철), 평택을(유의동), 파주을(황진하), 안성(김학용), 여주·양평·가평(정병국), 포천·연천(김영우) 등 현역 여당 의원이 금배지를 단 곳이다. 물론 간혹 예외가 생기기도 한다. 파주갑은 1988년(13대 총선) 이래 지난 19대 총선에서 윤후덕 의원이 야당 후보로는 처음 당선되어 화제를 모았다. 운정·교하 등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전체 유권자의 70%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면 야당 후보가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질 조짐이다. 전반적인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때문이다. 경기도 전체 60개 선거구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후보가 동시에 출마한 지역은 4월1일 현재 50개 지역에 이른다. 2~3%포인트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곳이 많아서 단일화 이슈는 야당 후보들에게 생사가 걸린 문제다.

야권 처지에서 단일화 이슈는 ‘양날의 칼’이다. 단일화가 이뤄지면 야당 표 결집이라는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정권) 심판론(더민주)’이나 ‘양당 심판론(국민의당)’ 같은 야당 각각의 슬로건이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고태영 TNS코리아 사회조사본부 부장은 “여당발 야당 심판론은 친박-비박 갈등 이슈에 묻혔고, 야당발 정권 심판론은 단일화 이슈에 묻히는 형국이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평택갑에서 5선에 도전하는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운데)는 대표적인 ‘신박’이다. 위는 3월29일 경기도당 선대위 발대식 모습.

선거는 유권자와 후보자 사이 ‘기브앤드테이크’이다. 한 표를 주면 가계 살림이 나아질 수 있다는 정책이나 비전을 유권자가 제시받아야 하는데 단일화 이슈에 묻히고 있는 것이다.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4월4일을 지나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4월12일까지 어떤 바람이 불지가 이 지역의 관전 포인트다.

어떤 식으로든 바람이 일 조짐이 없지는 않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3월29~30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권자 여론조사 결과, 야당발 ‘정부 심판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이 51.7%로 한 달 전(2월25일) 여론조사에 비해 10.5%포인트 증가했다. 여당의 ‘야당 심판론’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50.1%였다. 1차 조사 46.6%에 비해 3.5%포인트 소폭 상승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에서 확인).

선거 막바지 어느 쪽 심판론이 더 거세게 불지와 함께 야권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이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사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야권 후보 단일화가 무산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실제 투표장에서 야당 지지층이 당선 가능성이 큰 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사표 방지 심리’가 어느 정도 발동하느냐 여부다. 고태영 부장(TNS코리아 사회조사본부)은 “경기도의 경우 4월1일 현재 야당 표 분산으로 새누리당 현역 후보가 앞서는 지역이 많고, 더불어민주당이 앞선 지역은 새누리당 후보와의 차이가 대부분 오차범위 이내다. 대체로 유권자들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선거 6일 전)에 최종 선택자를 결정하는데, 그때 전략적 선택의 흐름이 형성되는지가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신설된 수원무 지역구는 모두 9석이 걸린 용인-수원 지역의 최대 승부처다. 이 지역에 출마하는 김진표 후보(가운데)가 3월28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경기도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분류된다. 경기도 전체를 놓고 보면 지난 20년간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1996년 15대 총선 때(경기도 전체 38석)는 신한국당 18석, 새정치국민회의 10석, 자유민주연합 5석, 통합민주당 3석, 무소속 2석으로 갈렸다. 여야가 정확히 18석씩 나눠 가진 셈이다. 2000년 16대 총선 때(경기도 전체 41석)는 신한국당 18석, 새천년민주당 22석, 자유민주연합 1석이었고, 탄핵 역풍이 불었던 2004년 17대 총선 때(경기도 전체 49석)는 신한국당이 14석, 열린우리당이 35석을 얻었다. 2008년 18대 총선 때(경기도 전체 51석)는 결과가 역전되었다. 한나라당 32석, 친박연대 1석 등 범여권이 33석을 가져간 반면 통합민주당은 17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2012년 19대 총선 때(경기도 52석)는 새누리당이 21석, 민주통합당이 29석, 통합진보당이 2석으로 야권이 31석을 차지했다. 여야가 번갈아가며 우위를 선점한 경기도는 수원무, 동두천·연천, 남양주병, 군포갑, 용인정 등 8개 신설 지역구에서 어느 당이 당선자를 내느냐에 따라 전체 판세가 적잖이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새누리당 김상민 후보(수원을·가운데)가 아내 김경란 전 아나운서, 김무성 대표와 함께 유세에 나섰다.

수원을
격전지는 단일화로 애끓네

말 그대로 격전지다.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김상민 새누리당 후보와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1%포인트 이내로 나온다. 오차범위 이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초박빙 지역이다. 여야 모두 숨은 표를 잡기 위해 선거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통합민주당 경기도당 위원장 출신 이대의 국민의당 후보와 흙수저당 알바권리팀장인 박승하 민중연합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져 ‘1여3야’ 구도다.

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상민 후보는 19대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김경란씨와 결혼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선거 캠프가 입주한 건물에 붙여놓은 현수막도 김 후보 부부 사진이다.

백혜련 후보는 검사 출신이다. 드라마 〈아현동 마님〉의 주인공 여검사 ‘백시향’의 실제 모델이다. 2011년 이명박 정부의 정치검찰을 비판하며 검찰을 떠났다. 2012년 18대 총선 때 정치권에 입문해 경기 안산 단원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통합진보당 조성찬 후보에게 패해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2014년 수원을 재·보궐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했지만 38.2% 득표해 낙선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나온 정미경 후보가 55.69%를 얻어 당선됐다.

김상민 후보와 백혜련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초박빙 지역인 만큼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주요 현안이다. 지난 3월30일 백혜련 후보는 이대의 국민의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백 후보는 “우리 스스로 분열해 새누리당 후보가 어부지리로 선거에서 이긴다면 서수원 발전의 적기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거절했다. 이 후보 쪽 관계자는 “사퇴할 거면 그쪽이 사퇴해야 한다. 완주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원무
수도권 중도층의 표심은?

현역 재선 의원인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와 참여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결로 관심이 모아진 곳이다. 여기에 김진표 후보의 보좌관을 지낸 김용석 국민의당 후보와 한국청년연대 대표 출신 김식 민중연합당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수원무는 선거구 조정으로 신설된 지역이다. 정 후보와 김 후보 모두 지역구를 옮겨왔다. 이곳은 여야 모두 ‘용수 벨트(용인-수원)’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는다. 선거구 조정으로 경기 용인 지역이 4석, 수원 지역이 5석으로 늘어나면서 모두 9석이 걸린 용수 벨트는 의석수로만 따지면 광주광역시(8석)나 강원도(8석)보다 많다. 덩치가 커진 용수 벨트는 수도권 중도층의 표심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신설 지역구인 수원무는 지역구 조정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이 관전 포인트다. 정미경 후보의 지역구였던 권선구에서 6개 동이, 김진표 후보의 옛 지역구였던 영통구에서 2개 동이 옮아왔다.

정 후보는 주로 지역 공약을 내세우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지역 현안은 수원 비행장 이전이다. 공군 비행장이 자리해 소음 등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바람이 담겨 있는데, 정 후보는 현역 의원으로서 수원 비행장 이전을 위해 기존 고도 제한을 풀고 임시 활주로를 옮기는 노력을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또 자신이 이번에 당선되면 3선이라면서 국방위원장이 되어 비행장 이전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점을 앞세운다. 김진표 후보는 자신이 현역 의원이던 2013년 군공항이전특별법을 통과시켰다며 비행장 이전을 두고 ‘원조 경쟁’에 불을 붙였다. 김 후보는 지역 공약뿐 아니라 경제부총리를 지낸 자신이야말로 경제 심판론을 이끌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를 보면 4월1일 현재 김진표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연합뉴스〈/font〉〈/div〉더민주 표창원 후보(용인정·가운데)는 인재 영입 1호 인사다. 위는 3월25일 선거사무소 개소식 모습.

용인정
두 신인의 깃발 쟁탈전

용인정 역시 신설 지역구다. 어느 당이 깃발을 꽂을지 관심을 끈다.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여야 후보 모두 지역 기반이 없는 신인이다.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는 비례대표였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전략공천됐다.

〈중앙일보〉 출신 이상일 후보는 2012년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발탁돼 비례 8번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박근혜 대선 캠프 대변인을 맡았다. 전남 함평 출신인 이 후보는 2014년부터 용인을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 전 대표 영입 1호 인사인 표창원 후보는 정치 신인이다. 경북 포항 출신인 표 후보는 “1985년 경찰대학 때부터 꿈이 영근 곳”이라면서 용인과의 연고를 강조한다.

정치 신인끼리 맞붙으면서, 인물 경쟁력과 중앙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판세를 가를 전망이다. 이상일 후보는 ‘말이 아닌, 일로 보여드리겠다’라며 텔레비전 토론이나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지도가 높은 표 후보를 견제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경찰대 교수이자 프로파일러 출신인 표 후보는 ‘부모님들의 더 안전한 노후’ ‘아이들의 더 안전한 미래’를 강조한다.

인지도 면에서는 표창원 후보가 앞서지만, 이곳 역시 일여다야 구도로 야권 연대 변수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종희 국민의당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다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2004년 용인을, 2008년 용인수지, 2012년 용인병에서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한국일보〉가 지난 3월26~28일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범위 ±4.4%포인트) 결과 표창원 후보가 36.9%, 이상일 새누리당 후보가 29.4%, 김종희 후보가 7.7% 지지를 받았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표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고 있지만, 개표 당일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여야 모두 입을 모은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조남진〈/font〉〈/div〉새누리당 신상진 후보는 성남 중원구에 여섯 번째 도전하며 4선을 노린다. 지역 기반이 탄탄하다.

성남 중원
‘박힌 돌’이 단단하군

성남 중원구는 선거 공식이 다소 복잡해진 지역이다. 호남 출신 유권자와 노동자들이 많아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히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가 17대부터 잇달아 승리한 곳이다. 신 후보는 그동안 다섯 차례 국회의원 선거를 치러 두 번 떨어지고 세 번 승리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당시 열린우리당 이상락 후보에게 패했지만, 2005년 재선거에서 당선했다. 2008년 18대 총선 때 재선에 성공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야권 단일 후보였던 통합진보당 김미희 후보에게 패했다.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김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며 치른 2015년 4월 보궐선거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다. 신 후보는 서울대 의대에 다니다 학생운동으로 제적당한 뒤 1984년 성남공단에 취직했다. 1991년 이 지역에서 병원을 개업해 지역 기반이 탄탄한 편이다.

신 후보에 맞서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환석 국민의당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은 후보와 정 후보는 지난해 4·29 보궐선거 당시 당내 경선을 치른 사이다. 그땐 정 후보가 이겨 신상진 후보와 본선에서 맞붙었지만 패했다. 이번에는 두 사람이 당을 달리해 각각 나왔다.

은수미 후보는 10시간18분간 필리버스터로 화제를 모은 주인공이다.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으로 노동 전문가로 통하는 그녀는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문했다. 2014년 11월 당내 지역위원장 경선에 나서는 등 이 지역에 공을 들였다. 정환석 후보는 지난 4년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을 지내다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그는 한국노총 성남지부 부의장 출신으로 지역 현안에 밝은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은 후보와 정 후보가 두 차례 당내 경선을 치른 경쟁 관계라 단일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신상진 후보에 맞서려면 단일화 외에는 카드가 없어, 막판 극적인 단일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성남 분당갑
‘경기의 강남’을 수성하라

성남 분당갑은 여당 후보들에게 ‘천당 아래 분당’이라 불린다. 1990년대 분당신도시 개발 이래 야권이 한 번도 공략해보지 못한 지역이다. 흔히 ‘경기도의 강남’으로 통할 만큼 여당 성향이 강한 곳이다. 서현동·수내동·이매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아파트 단지는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가장 집값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이 지역 판교신도시에 대규모 IT 단지가 들어서면서 표밭이 변하고 있다. 젊은 인구가 대거 유입되었고, 여당 성향이 강했던 수내동이 이번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분당을로 옮아갔다.

새누리당 공천 파동도 여당 후보에겐 초반 악재로 작용한다.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 현역 이종훈 의원이 컷오프되면서 금융감독원장 출신의 권혁세 후보가 단수 공천을 받았다.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종훈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서 여당 표 분산은 막았지만 공천 파동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 심리가 권혁세 후보에게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인재 영입으로 당에 합류한 ‘웹젠’ 의장 출신 김병관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판교에서 기업을 일군 IT 벤처사업가인 그는 영입 초반부터 야권에 험지로 꼽히던 이 지역 도전을 강하게 희망했다. 10여 년 동안 판교에서 생활하며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40대 젊은 후보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 국민의당에서는 시민운동가 출신인 염오봉 후보가 제3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염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성남 중원에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당과 지역을 바꿔 출마했다.

‘정치 신인’ 간 3파전 양상이 진행되는 이곳에서 4월1일 현재 권혁세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공천 파동 잔상이 남아 있긴 하지만 전통적인 여당 지지세에다 야권 표 분산 효과가 작용하고 있어서다. 3월30일 김병관 후보는 자신의 SNS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피력했지만, 국민의당 염오봉 후보는 “연대는 절대 없다”라고 선언한 상태다.

 

의정부갑
6선을 향한 마지막 승부수

문희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 때 “지난 한 달간 천당과 지옥을 몇 번이나 오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1차 컷오프되었다가 대안 부재로 구제되었다. 현역 문희상 후보에 맞서, 5·6대 의정부 시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강세창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도의회 의장을 지낸 국민의당 김경호 후보도 나섰다.

지난 3월31일자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희상 후보가 33.9%로, 28.5%를 얻은 강세창 후보를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서 ±4.3%포인트) 안에서 앞섰다. 김경호 국민의당 후보는 8.1% 지지를 받았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문 후보는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컷오프되었다가 구제된 점이 초반 악재였다. 문 후보는 일찌감치 배수진을 쳤다. 그는 “6선으로 정치 생활을 마무리하고 용퇴할 것”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출마임을 강조했다. 강세창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때 의정부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다. 국회의원 후보로는 신인이지만 지역에서는 이미 인지도와 조직세를 갖춘 셈이다. 지방선거에서 강 후보는 42.83%를 얻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여주었다. 강 후보는 새 인물, 새 일꾼론으로 표심을 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한 김경호 후보는 도의회 의장 출신이다. 김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라며 완주 선언을 했다.

3자 구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대 총선 때는 진보신당 후보가 완주했는데, 당시 문 후보가 47.01%, 김상도 새누리당 후보가 45.27%, 목영대 진보신당 후보가 7.7%를 얻었다. 문 후보와 김 후보 차이는 1.74%포인트였다. 역시 3자 구도로 치러진 18대 총선 때는 문 후보가 47.49%, 김상도 후보가 46.07%, 김인수 민주노동당 후보가 4.67%를 얻었다. 이때도 불과 1.42%포인트 차로 문 후보가 신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단일화 없이 3자 구도로 치러질 경우 누가 당선되든 신승이 예상된다.

 

안양 만안
아슬아슬 레이스의 승자는?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5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출신 장경순 후보와 국민의당 곽선우 성남시민프로축구단 대표가 나섰다. 여야 모두 경합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4월1일 현재 판세는 장경순 후보와 이종걸 후보 간 양강 대결인데,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다.

안양 만안은 구도심이다. 신도시가 있는 동안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낙후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총선 뒤 경북 김천으로 이전하는 수의과학검역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유권자의 관심사다. 이종걸 후보는 종합행정복지타운 조성을, 장경순 후보는 안양시청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워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이종걸 후보가 내리 4선을 하면서 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인식되지만, 역대 선거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종걸 후보는 50.87%를 득표해, 44.47%를 얻은 정용대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렸다. 18대 총선에서는 전국적으로 주목을 끈 초접전 지역으로 꼽혔다. 이종걸 후보가 44.64%, 정용대 한나라당 후보가 44.33%를 얻어 290표(0.3%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갈렸다. 당시 이 후보는 당일 투표함에서는 400여 표 차로 패했지만, 마지막 부재자투표함이 열리면서 역전했다. 16대 총선에서는 이종걸 후보가 38.81%, 박종근 한나라당 후보가 32.01%, 자유민주연합 김일주 후보가 19.39%를 얻었다.

19대 총선 이후 대통령 선거나 지방선거를 보면, 이 지역이 왜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는지 알 수 있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박근혜 후보가 48.85%, 문재인 후보가 50.81%를 득표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남경필 후보가 50.78%, 김진표 후보가 49.21%를 얻었다. 후보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여야 지지율이 늘 팽팽한 셈이다.

이종걸 후보는 원내대표를 지내고, 필리버스터 효과로 젊은 층까지 인지도가 높아진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장경순 후보는 인지도 면에서는 뒤지지만 지역일꾼론을 내세우고 있다. 장 후보는 6·7대 도의원을 지내 지역 현안에 밝다는 점을 내세운다. 국민의당 곽선우 후보는 옆 지역구인 안양 동안갑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전략공천을 받았다. 이종걸 후보 쪽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알박기 공천’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곽 후보는 양강 구도 속에서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평택갑
의외의 복병은 ‘사드’ 배치

원유철 후보는 유승민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에 당선됐다. 청와대의 ‘유승민 찍어내기’ 파동 이후 원내대표에 올랐다. 계파색이 옅은 수도권 중진으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김무성 대표와 충돌도 서슴지 않는 대표적인 ‘신박(新朴·새로 친박계가 된 인물)’ 주자로 꼽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경기 평택갑 원유철 후보의 지난 1년을 요약하면 이렇다.

원 후보는 현재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수도권 선거를 이끌고 있다. 정작 본인 지역은 예전에 비해 힘을 쏟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수도권 여당 의원 가운데 지역 내 입지가 가장 탄탄하기로 유명하다.

원 후보는 1991년 만 28세 나이에 경기 송탄시에서 경기도의원으로 당선하며 정치권에 입문했다. 무소속(15대), 새천년민주당(16대), 한나라당·새누리당(18·19대) 소속으로 당선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60.25%를 득표하며 36.32%를 얻은 민주통합당 이근홍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이번 20대 총선 상대는 고인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최인규 국민의당 후보, 송치용 정의당 후보다.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낸 고 후보는 평택시어린이집연합회 5·6대 회장을 역임했다. 최인규 후보는 기업인 출신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다. 수의사인 송치용 후보는 대한수의사회 정무부회장 출신으로 정의당 예비내각 동물복지부 장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야당 후보 단일화가 이 지역에서도 변수다. 4월1일 현재 더민주 고 후보와 국민의당 최 후보가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상황이지만, 단일화 불가를 앞세운 국민의당 지침 때문에 추가 논의가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원유철 후보의 낙승을 점치는 이들이 많지만, 지난 2월 불거진 사드 배치 문제가 의외의 변수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 후보는 핵무장을 주장할 만큼 대표적인 군사·안보 강경파로 꼽힌다. 사드 도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는데, 정작 사드 배치 지역으로 평택이 거론되자 2월12일 “왜 (평택을) 꼭 집어서 이야기하느냐. 지금 논의 중인 지역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즉답을 피한 바 있다. 야권 단일화와 함께 지역 내에서 이 이슈가 어떻게 부각되는지에 따라 일방적인 승부가 될지, 아니면 의외의 관전 지역이 될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고양갑
진보 정당 최초의 3선 의원?

세 번째 맞대결이다.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 고양갑(옛 고양 덕양갑)에서 현역인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가 다시 한번 맞붙는다. 더민주에서는 4년 전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해 선거를 접었던 박준 후보가 재도전한다.

경기 고양갑은 여야 모두 승부를 속단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19대 총선 당시 손범규 후보와 심상정 후보 사이에 170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초박빙 지역이었다.

4년 전과 같은 인물이 맞붙지만, 표밭과 구도는 변했다. 일단 지역구 범위가 늘었다. 선거구 재획정 과정에서 일산동구 식사동이 이 지역구에 편입되면서 지역구 이름도 ‘고양갑’으로 바뀌었다. 삼송지구 등 신도시 개발 및 입주가 진행되면서 4년 전과 유권자 구성이 달라진 점도 변수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단일화 여부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경선 끝에 심상정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이번 선거는 단일화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3월30일 더민주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이 직접 고양갑 선거 단일화를 언급했지만, 그다음 날 박준 후보는 완주 의사를 밝혀 선대본과 지역 후보 간의 이견을 드러냈다.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손범규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다. 1대1 구도였던 19대 총선이 박빙이었던 데 비해 1여4야 구도로 선거를 치른 18대 총선에서는 손 후보가 심 후보를 3800여 표 차이로 누른 바 있다.

그사이 심상정 후보의 인지도가 높아져, 다자 구도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당 성향 유권자들이 될 사람을 밀어주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진보 정당 최초의 3선 의원이 등장한다. 전국적인 관심이 이 지역을 향하는 이유다.

 

〈div align=right〉〈font color=blue〉ⓒ시사IN 조남진〈/font〉〈/div〉더민주 조응천 후보(남양주갑)는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청와대에서 쫓겨나 재판까지 받았다.

남양주갑
출마 과정이 한 편의 드라마

최재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인 남양주갑은 검사 선후배 사이에 혈투가 벌어지는 곳이다. 검사 선배인 심장수 새누리당 후보가 일찌감치 텃밭을 가꿔왔다. 8년여간 남양주갑에서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심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당시 44.32%를 득표해 45.15%를 얻은 통합민주당 최재성 후보에게 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응천 후보를 내세웠다. 그는 문재인 전 대표가 마지막으로 영입한 인사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그의 깜짝 영입은 화제를 모았다.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청와대에서 쫓겨나 재판까지 받았던(1심에서 무죄가 나왔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자신을 영화 〈내부자들〉 속 ‘손목 잘린 이병헌’에 비유하기도 했다. TK 출신 잘나가는 검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후 지역구 출마까지, 드라마틱한 변화로 이목을 끌었다. 국회에 입성해 박근혜 정부 저격수 노릇을 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4대강 팔당 유기농대책위원장’으로 4대강 반대 활동을 한 유영훈 국민의당 후보, 남양주여성지원센터 대표를 지낸 이기원 민중연합당 후보, 국민의당에서 탈당해 무소속 출마한 이인희 후보 등 야권 후보가 여럿이다.

역대 총선에서는 최재성 의원이 내리 3선을 했지만,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우세했다. 표밭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51.23%,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48.44%를 얻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가 50.63%로 49.36%를 얻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앞섰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남양주시장 선거에서도 새누리당 이석우후보(49.52%)가 새정치민주연합 김한정 후보(46.06%)를 꺾고 당선됐다.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원래 갑·을이었던 선거구가 갑·을·병으로 세분화된 점도 변수다.

기자명 고제규·김은지·김동인 기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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