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드러난 조희팔 담당 경찰의 '이중생활'
  • 정희상 기자
  • 호수 259
  • 승인 2012.09.0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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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밀항 후 중국에 도피한 조희팔의 소재지를 전혀 모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추적 취재 결과 대구지방경찰청의 일부 경찰관이 개인 휴가를 내 중국 은신처에 숨어 있는 조희팔 일당을 찾아가 융숭한 접대를 받고 돌아온 일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조희팔의 사정을 잘 아는 한 측근은 기자에게 ‘조희팔 밀항 사건 수사에 참여한 대구지방경찰청의 한 형사가 중국에 있는 조희팔의 은신처에 두 차례나 개인 휴가를 내고 찾아온 일이 있었다. 그는 조희팔 일행과 함께 골프를 치고 향응 접대를 받은 뒤 돌아갔다. 

   
ⓒ시사IN 자료
2009년 3월 경찰이 조희팔의 중국 밀항을 방조한 것에 대해 피해자들이 태안해경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그 경찰관은 조희팔을 만나고 귀국하던 길에 명품 선물을 잔뜩 가지고 들어가다 공항 세관에 적발돼 압수당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해당 경찰관은 현재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시내 다른 지역 경찰서로 전보돼 근무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희팔 사기 사건에 대해서만은 어쩐 일인지 대한민국 경찰이 온통 복마전에 얽혀 있는 형국이다.“

올해 1월16일자 <시사IN> 제226호 커버스토리 기사 내용 중 일부이다. 이 기사에서 고발한 비위 경찰관이 9월7일 경찰청 지능수사대에 전격 구속됐다. 대구 성서경찰서 정아무개 경사다. 그는 조희팔 밀항사건 수사 담당 경찰관이었다. 

경찰청 지능수사대 조사 결과, 정경사는 2009년 3월과 2011년 6월 2차례에 걸쳐 중국에 들어가 자기가 수사 중이던 수배자 조희팔 일당을 만나 골프와 술 접대를 받고 돌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경사는 스스로 조희팔 일당을 인터폴에 적색수배해 두고도 중국에 찾아가 체포는커녕 도리어 뇌물을 받고 돌아와 조희팔 사건 수사를 계속하는 척 했던 셈이다.

그뿐 아니다. 경찰 수사 결과 정경사는 조희팔의 핵심 측근이자 다단계 사기사건 자금 총책인 강태용씨(52)로부터 중국 은신처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지능수사대는 현재 중국에 은신 중인 조희팔 다단계 사기단의 2인자인 강씨를 잡아들여야 김경사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기 사건 피해자들은 조희팔(위) 사망의 진위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경찰청은 조희팔이 지난해 12월 중국 웨이하이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공개 발표해 사기 사건 피해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피해자들은 조희팔 일당의 ‘위장 사망 작전’에 경찰이 말려들었다고 주장했다.

조희팔 위장사망 의혹이 확산되자 경찰은 가족으로부터 화장한 조희팔의 유골 뼈조각 일부를 넘겨받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감식을 의뢰하는 등 ‘뒷북’ 대응을 하기 바빴다. 하지만 국과수는 고열에 탄 뼈 조각만으로는 유골의 주인을 식별할 수 없다는 감식 결과를 내놓았고, 이에 따라 진실은 오리무중에 빠졌다. 전국 5만여명의 피해자에게 3조5천억원대 피해를 입힌 희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사망 여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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