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시선] 〈세서미 스트리트〉에 ‘지영이’가 웬 일? 임지영 기자 이 주의 인물독재자의 2세들이 선거판에 등장했다. 내년 5월 열릴 필리핀 대통령·부통령 선거에 러닝메이트로 출마를 선언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상원의원과 사라 두테르테 다바오 시장은 각각 마르코스 전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아들과 딸이다. 현지 인권단체들은 21년간 장기집권한 독재자와 인권 탄압의 상징인 현 대통령 가문의 동맹에 반발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 때 축출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최고지도자의 둘째 아들 사이프 이슬람 카다피도 다음 달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등록했다.이 주의 의미 꽉 막힌 정치·외교의 연대, SNS로 투쟁하는 미얀마 시민들 김원장 (KBS 방콕 특파원) 기원전 146년. 지중해 무역 강국 카르타고가 로마군의 공격을 받았다. 페니키아인들은 중무장한 지상 최고의 군대에 참담하게 패배했다. 카르타고 인구 8할이 죽임을 당했다. 살아남은 시민들은 노예가 됐다. 그렇게 카르타고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죽음의 장면을 기록할 사가(史家)도 모두 죽었다. 이 (전투가 아닌) 학살은 1500여 년 후 유럽에서 낡은 문서가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만약 역사의 장면 장면이 실시간으로 전해진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히틀러가 유대인과 집시를 가스실로 보내는 장면이, 1980년 5월 광주에 조속한 완전 비핵화? 실현 가능성 없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4월 중 발표할 새로운 대북정책에 북한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의 이목이 잔뜩 쏠린 가운데, 북한에 ‘빠른 시일 내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부터 성과를 내야 한다는 ‘단계적 비핵화’ 주장이 워싱턴 외교가에서 부쩍 설득력을 얻고 있다.1990년대 초반 북핵 위기가 처음 터진 이후 미국 국무부에서 비확산담당 실무 책임자로 오랫동안 북핵 협상은 물론 북핵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온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가 ‘단계적 비핵화’ 방안의 대표적 주창자다. 현재 브루킹스 연구소 얼마나 더 죽어야 국제사회가 움직일 것인가 김영화 기자 “미얀마는 전쟁터가 아니다. 전쟁은 적어도 양쪽이 무기를 갖고 싸울 때 가능한 것이다. 맨몸으로 군경과 맞서는 상황을 어떻게 전쟁이라고 부를 수 있겠나?”미얀마 반쿠데타 시위에 참여 중인 메코 마웅 씨의 이야기다. 그가 시위에 나간 지 두 달이 지났다. 4월6일까지 570명이 사망했고 2700여 명이 체포되었다(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 자료). 3월 초 SNS에서는 ‘얼마나 더 죽어야 유엔이 움직일 것인가?’라는 해시태그가 올라왔으나 이제 미얀마에서는 ‘우리끼리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위자 미국이 떠난 중동, 러시아가 꿰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 분쟁을 이해하는 세 축을 따라 연재를 이어왔다. 국가, 지역, 그리고 세계라는 세 층위가 그것이다. 나라 안에서 싸우고, 중동 전체의 구조적 갈등이 만연하며, 중동 밖 외세의 개입으로 더욱 어지럽다. 각각의 갈등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분쟁 해결이 어려운 이유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레바논 내전, 시리아 내전 등 1차 세계대전 이후 인위적으로 그어진 국경선 안에서 벌어진 국가 내부의 갈등은 헤아릴 수 없이 목도했다.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무시하고 임의로 만들어진 국가가 평화롭게 유지되기는 무리 유배 아닌 유배, 망명 아닌 망명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카를로 레비는 1902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나 토리노 대학 의과를 졸업하고 파리로 가서 의학 공부를 계속하면서 화가로 활동했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레비는 1922년, 무솔리니가 이탈리아 총리가 되자 친구들과 함께 반파시스트 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이 때문에 당국에 체포되어 이탈리아 남부 루카니아 지방 갈리아노(현재 지명은 알리아노)에서 2년간(1935~1936) 유배 생활을 한다. 이후 갑작스럽게 유배형이 풀린 그는 나폴리의 한 은둔처에서 〈그리스도는 에볼리에 머물렀다〉 (북인더갭, 2019)를 집필한다. 이탈리아 지도를... ‘와타니야’에서 답을 찾는 중동 사람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에서 열린 한 학술회 때 아랍 학자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한반도 분쟁 해결이 왜 그렇게 어렵냐는 것이다. 압박이든 설득이든 대상은 평양 딱 하나인데 왜 실마리를 못 찾는지 의아해한다. 반면 25개국에 달하는 중동의 갈등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해서 한반도에 비하면 훨씬 해결이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물론 한반도 문제가 쉽다는 것은 단견이다. 대륙과 해양의 거대한 힘이 충돌하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환경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단순히 북한 다루기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중동과 비교하면 한반도 문제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것 타는 목마름으로 아랍의 민주주의를 쓰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에서 국가들을 새로 만들어냈다. 오스만제국이 해체된 자리에 새로 만든 국가가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국가라 해도 건국 과정에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물며 급조한 국가는 어떻겠는가? 역사적 맥락도 없이 열강의 이익에 따라 그은 국경 사이사이마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이 숨었다. 이른바 사이크스-피코 협정의 여파는 100년 넘도록 불안정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시사IN〉 제596호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기사 참조). 아랍 청년들의 분노와 회한은 목숨 값 흥정하는 무장세력의 총부리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리비아에서 한국인 1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되었다. 7월6일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민병대가 한 회사의 캠프에 침입해 한국인 1명과 필리핀인 3명을 납치했다. 사건이 벌어진 곳은 외국인 50여 가구가 체류하는 곳이다. 오전 8시에 침입한 상황으로 보아 납치범들은 경호가 소홀한 시간대를 노린 듯하다. 통상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역은 경호가 삼엄하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진 날은 금요일로 이슬람권 휴일 예배인 ‘주마’가 있는 날, 즉 공휴일이다. 납치된 우리 국민은 60대 남성이다. 리비아에서 동아건... 홍준표식 북·미 정상회담 독해법 김연희·이상원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요즘 혼자 화가 나 있다. 남북 정상회담 당일인 4월27일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신랄한 글을 올렸다. “남북 위장 평화쇼에 불과했다. 북핵 폐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었다.” 곧이어 자유한국당은 “실망스럽고 앞으로 한반도의 상황이 우려스럽다”라는 논평을 냈다. 반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다. 남북 정상회담 직후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긍정 평가가 많게는 90%에 육박한다. 오직 자유한국당 대표와, 대표의 입인 당 대 구국 수감자를 위한 창조 감옥? 이오성 기자 과연 박근혜씨는 진정한 지도자였다. 치욕스러운 구금의 세월을 보내는 와중에도 이 땅 5만7000명 재소자의 인권을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났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한 국제법무팀(MH그룹)을 통해 자신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 갇혀 있다고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감옥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것이 어디 박근혜 개인의 안위를 위한 일이랴. 젊은 날부터 ‘구국봉사’의 일념으로 낮은 곳으로 임했던 그의 심성이 감옥에서까지 빛을 발한 것이리라. 박 전 대통령의 절절... 도랑치고 ‘알자지라’ 잡기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지난 6월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권 국가들이 연이어 카타르와 국교단절을 선언했다.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가 ‘카타르 국왕이 이란을 옹호하는 연설을 했다’고 보도한 게 도화선이었다. 카타르 정부는 통신사 사이트가 해킹당했다며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기사를 즉각 삭제했다. 하지만 단교 사태를 막을 수는 없었다. 서구사회는 이를 종파 간 분쟁으로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한 9개국이 모두 이슬람 수니파이기 때문이다. 카타르도 수니파이지만 최근 이슬람 시아파의 종주국인 이란과 사이좋게 지낸 게 ... 아버지의 고향에서 테러를 배워왔나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맨체스터는 유명 프로 축구 구단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국 제2의 도시다. 이곳에서 5월22일 밤 10시30분쯤(현지 시각) 자살 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영화 〈미녀와 야수〉 주제곡을 부른 미국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끝난 뒤 관객들이 공연장을 빠져나갈 무렵 매표소 부근에서 폭탄이 터졌다. 테러가 발생한 맨체스터 아레나는 1995년 개장한 유럽 최대 실내 공연장 겸 체육관이다. 최대 2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날 만석이었다. 8세 초등학생 소녀를 포함한 22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2005년 7월7일 5... IS 글로벌 테러 뒤에 알바그다디가 있다 김영미 편집위원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그의 현상금을 10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약 290억원)로 대폭 인상했다. 테러의 아이콘이었던 오사마 빈라덴에게 걸었던 현상금에 맞먹는다. 2014년 6월29일 스스로를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로 칭하며 칼리파 국가인 이슬람국가(IS)를 세웠다고 선포했을 때만 해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그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존재였다. 얼굴 없는 셰이크(지도자)라 불린 그는 대중 앞에 나서는 일이 거의 없었다. 실명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이슬람국가 선포 당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동영상을 통해 ... 선제타격론은 하수 중의 하수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백악관 주인 누가 되어도 북핵 ‘선제타격’ 배제 안 해.” 얼마 전 한 보수 일간지 기사의 제목이다. 지난 9월16일 미국외교협회(CFR)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만약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라는 마이크 멀린 전 미국 합참의장의 발언 이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대북 선제타격론이 급부상했다.‘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은 적이 재래식 또는 핵무기를 이용해 공격을 가하려는 의도를 사전에 탐지하고, 이를 미리 타격함으로써 그 몰려왔던 IS 전사가 바이러스처럼 퍼져간다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시리아 중부 도시 팔미라에 사는 압둘카림 씨(37)는 유적 부근에서 수공예품 장사를 했다. 팔미라 사막은 전쟁 전 한 해 15만명 정도가 찾던 시리아의 대표 관광지였다. 아이들 넷과 아내, 몸이 불편한 노모와 함께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벌이였다. 지난해 11월 갑자기 큰아들이 울면서 가게로 왔다. 노모와 아내가 있던 집에 통폭탄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맨손으로 콘크리트 잔해를 들춰 아내와 노모의 시신을 찾았다. 시신은 폭탄의 열기에 녹아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었다. 폭격 당시 아이들은 집밖 공터에서 놀고 있어 무사했다. 일곱 살짜... 친구의 얼굴을 하고 찾아온 IS 김영미 국제문제 전문 편집위원 시리아 내전이 일어나고 1년이 지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시리아의 친구들’이라는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국제 연대를 조직했다. 여기에는 서방국가와 아랍권 등 전 세계 70여 개국이 동참했다. 한국도 시리아의 친구들 소속이다. 2012년 2월24일 소속 국가 외무장관 첫 회담이 열렸다. 이날 회담에서 국제사회는 시리아국민협의회(SNC)가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변화를 열망하는 시리아 국민을 대변하는 적법한 대표’라고 선언했다. 반정부군을 시리아 정부로 인정한 획기적인 일이었다. 겉보기에 자유시리아군과 ... 경계인 장성택을 위한 최후진술 김은지 기자 ‘과거는 죽지 않는다. 그것은 아직 지나가지도 않았다.’ 라종일 가천대 석좌교수(76)가 지난 2월 펴낸 〈장성택의 길〉에 쓴 마지막 문장이다. 윌리엄 포크너의 말을 인용해 자신이 장성택에 관한 책을 쓴 이유를 밝혔다. 사람을 죽인다고 해서 그 역사까지 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북한의 2인자였던 장성택은 2013년 집권 3년차를 맞은 조카 김정은에게 잔혹 “지금 한반도 분단은 한층 더 굳어졌다” 워싱턴∙정재민 편집위원 북한의 핵실험, 로켓 발사에 맞서 유엔안보리가 추가 제재를 추진하고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의를 시작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개성공단까지 폐쇄되면서 남북관계도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의 대표적 지한파 인사로 2년 전 은퇴하기 전까지 미국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동북아시아 분석실장을 지낸 존 메릴 박사(72)는 개성공단이 폐쇄된 현 상황을 두고 “한반도 분단이 한층 굳어졌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북한 붕괴를 노리는 것 같지 정세현, “홍용표 장관, 실무를 모르니 용감하게 하는 소리” 김은지 기자 커버 스토리북, 개성공단 신의주 남포로 옮긴다박근혜, 개성공단 폐쇄는 여권 견제용?미국 대북 금융제재의 허점정세현, “홍용표 장관, 실무를 모르니 용감하게 하는 소리” 개성공단 전면 중단 소식이 전해지고 다음 날인 2월11일 오후 내내, 그와 전화하기가 어려웠다. 계속 통화 중이라는 안내음성만 나왔다. 겨우 연락이 닿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오히려 기자에게 되물었다. “왜 이렇게 다들 저한테 전화하는 겁니까?”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통일비서관을 지낸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연이어 지내며 개성공단의 산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