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라는 세계, 윤이버셜이라는 세계 [미디어 리터러시] 신혜림 (CBS 유튜브 채널 ‘씨리얼’ PD) 유튜브라는 세계는 종종 끔찍하다. 온갖 대상화, 자기과시, 가난 혐오가 흘러넘친다. 쉴 새 없이 콘텐츠가 쏟아지는 정글에서 돋보이기 위해, 사람들은 콘텐츠를 점점 더 자극적으로 만든다.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할 수 있게 되면서 벌어진 결과다. 하지만 같은 이유로, 자극이 넘실대는 주변과 상관없이 반짝이는 콘텐츠가 가물에 콩 나듯 발견되기도 한다. 유튜브 ‘윤이버셜’이 바로 그렇다.‘윤이버셜’은 윤이라는 제주도에 사는 20대 초반의 여자 인간과 길고양이 일곱 마리가 구축한 세계다. 낡은 철문과 돌담으로 둘러싸인 작은 집 시사IN 제782·783호 - 2022 한국 사회 신뢰도 조사 역대 최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상원 기자 기자들의 시선/김동인 기자 포토IN/고추 흉년에 재개된 ‘아가씨’ 선발대회COVER STORY IN신뢰도 가장 낮은 현직 대통령의 탄생막 취임 100일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신뢰도가 탄핵 직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신뢰도보다 낮다. 취임 이후 일어났던 여섯 가지 주요 행보에 대한 신뢰도를 통해 열세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야권은 이재명 독주, 여권은 도토리 키 재기 검찰 신뢰는 극과 극, 대통령실 신뢰는 바닥 퇴임 첫해 ‘문재인 신뢰도’는? 신뢰 [신뢰도 조사]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은 이재명 김은지 기자 ‘현재 활동 중인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은?’이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 없어서 머뭇대거나 모르겠다면, 당신은 대한민국 평균일 가능성이 크다. 2022년 〈시사IN〉 정례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그렇다. 이 질문에 응답자 44%가 ‘없다’라거나 ‘모르겠다’고 답했다(이하 모두 무응답 포함). 지난해보다 부동층이 더 늘었다. 2021년 같은 답변은 37.3%였다.한국 정치인은 현재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일반 시민들의 마음이 부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대·성별로 살피면 20대 나는 왜 항상 억울할까?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심심 펴냄“향정신성 물질을 즐기는 이들에게 정말 끔찍한 사실은 뇌가 적응한다는 점이다.”중독은 15세 이상 인구 중 20%가 겪는 보편적이고 심각한 건강 문제다. 미국은 중독을 예방·진단·치료하기 위해 에이즈의 다섯 배에 달하는 보건비용을 쓴다.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경로는 중독자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경로가 무엇이든 모든 중독의 기저에는 뇌의 ‘신경적응’ 원리가 있다. 만성 약물중독자였던 저자가 뇌 과학자가 된 이유다. 책은 대마, 아편, 각성제 등 익숙하거나 낯선 각종 [기자들의 시선] 싸이월드가 돌아온다, 메타버스 타고 김다은 기자 이 주의 광고흰옷을 입은 남녀가 풀밭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이를 발견한 남성 탐험가가 그 모습을 몰래 촬영하려 한다. 그러다 실수로 나뭇가지를 밟자 사람이 젖소로 바뀐다. 서울우유가 만든 광고다. 12월8일, 이 영상은 SNS에 공유되며 논란을 낳았다. 불법 촬영을 연상케 할 뿐만 아니라 여성을 젖소에 비유해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얼굴이 클로즈업 되거나 신체가 부각된 이들은 모두 여성이다. 이번 논란과 함께 2003년, 여성들의 알몸에 요거트를 바르는 충격적인 마케팅을 했던 흑역사도 재조명받았다. 역사는 돌고 돈다.이 주의 “기본소득 도입해 증세 가능성 높일 수 있다” 차형석 기자 강남훈 교수(한신대 경제학)는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대표적 학자다. 2009년에 곽노완 교수(서울시립대), 금민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소장과 함께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를 만들었고,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경기도의 기본소득 정책에 관여하는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에게 기본소득에 대해 물었다.기본소득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2008년에 곽노완 교수가 학회에서 독일에서의 기본소득 논쟁을 발표했다. 그 발표를 듣고서 ‘한국에서 복지국가를 만들려고 해도 조세 저항이 심한데, 기본소득이 조세 저항을 극복하는 좋 ‘동물을 죽이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생긴다면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동물의 정치적 권리 선언앨러스데어 코크런 지음, 박진영·오창룡 옮김, 창비 펴냄“우리의 정치 공동체는 다종 공동체이다.”‘동물과의 정치적 관계가 필연적이라면, 그것은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까? 인간 사회의 정치 구조, 제도, 정책이 비인간 동물에게서 영향을 받는 동시에 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인데, 그렇다면 이것들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결정적으로, 인간 정치 공동체가 특정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옹호해야 할까?’ 이 책은 동물의 법적 인격성, 성원권, 민주적 대표성 등을 챕터마다 하나씩 따져본다. 지은이 문제는 기대인플레이션이다 [자본시장 이야기]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아파트값이 아무리 비싸도 내일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면 ‘영혼까지 끌어서라도’ 돈을 모아 아파트를 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값이 이미 천정부지라서 가까운 미래에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 누구도 해당 시점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려 들지 않을 터이다. 사람들은 ‘내일 물건값이 오를 것’이라 생각하면 오늘 시점에선 저축보다는 소비를 하게 된다. 가격이 오르기 전에 물건을 사두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일 물건값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면 오늘은 저축을 할 것이다.우리는 흔히 저축은 좋은 것이고 높은 물가는 나쁜 것이라고 [특집] 신문 대신 유튜브 보고, ‘성향 같아야 신뢰’ 김동인 기자 레거시 미디어(전통 미디어)의 근간인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2020년 〈시사IN〉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유튜브’를 꼽았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역시 기성 언론을 제치고 두 번째로 많은 응답을 얻었다. 반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로 꼽혔던 JTBC는 여타 방송사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신뢰도가 하락했다. 무엇보다 기성 매체에 대한 무관심이 언론 수용자 전반에 퍼지고 있었다. 매체에 대한 신뢰는 곧 매체 브랜딩과 직결된다. 2020년 한국 언론은 신뢰가 실종되는 시사IN 제 681·682호 - 신뢰를 높이다 이종태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수다·기사 후~폭풍·퀴즈 말말말 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포토 IN/ 좁은 세상 위에 펼친 넓은 무대COVER STORY IN팬데믹의 시대 신뢰가 높아졌다질병관리청이 신뢰도 조사 역사상 최고 점수를 얻었다. 대통령, 국세청, 감사원, 청와대 등 기존 공적제도 신뢰도 역시 지난해에 비해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의미심장한 징후도 드러났다. 노무현 유산의 비상, 박정희 신화의 추락 부동산 이슈의 강도를 확인하다 신문 대신 유튜브 보고 성향 같아야 신뢰한다ISSUE IN 지속 가능한 방역 한국인이 겪어본 ‘스위스의 의료 시스템’ 취리히·김진경 (자유기고가) 코로나19 이후 내 일상은 ‘돌밥돌밥(돌아서면 밥 차리고, 또 돌아서면 밥 차린다는 뜻)’이다. 남편은 최소 내년 여름까지 재택근무를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긴 하지만 방과후 활동을 대부분 취소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스위스엔 배달 음식 시킬 곳도 거의 없어서 삼시 세끼 차리고 치우다 보면 하루가 금방이다.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보다 별반 나을 게 없는 나날에 한줄기 빛이 비치는 건 매월 말 남편 월급이 통장에 들어올 때다. 도토리 쌓아둔 다람쥐처럼 흐뭇해하며 통장 잔액을 확인한다. 얼마 뒤 사라질 기쁨이라 더 소중하다. 며칠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싸이월드야 김동인 기자 “이런 사진이 남아 있네 ㅋㅋㅋ.” 대학 동기가 메신저로 사진을 하나 보냈다. 신입생이던 2005년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나권호씨(34)는 피식 웃으며 동기에게 답했다. “이거 어떻게 찾았어?” “싸이, 문 닫는다길래 급히 뒤져봤지.” “내 싸이에도 사진 많은데. 근데 난 로그인이 안 되더라.”헛말이 아니었다. 지난 5월26일 싸이월드가 폐업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나씨도 다급히 싸이월드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러나 옛 계정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는 바람에 로그인을 할 수 없었다. 비밀번호 찾기 버튼을 눌렀지만 인증 절차를 밟는 것조차 박정희를 ‘신라 왕의 후예’라고 섬긴 최장수 국회의장님 김형민(SBS Biz PD) 누구에게나 아픈 고리는 있지만 그 고리는 사람마다 다르다.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그렇다. 이를테면 아빠는 그리 신앙이 투철하지 않은 개신교인이지만 본연의 자세에서 어긋나는 망발에 대해서는 극히 민감하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의 주문이라든가 ‘교회 일은 목사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같은 말이 나오면 아빠는 상당히 평정을 잃는다. 그 자체로 부당하지만 아빠의 개인적 트라우마와 연결되는 발언이기 때문이야.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아빠를 격동시키는 게 있다면 그건 지역감정 선동이야. 이건 대한민국의 사회적 트라우마와 관 조선 땅 푸르게 푸르게 어느 일본인의 헌신 김형민(SBS Biz PD) 조선 태조 이성계는 자신이 묻힐 묏자리를 찾아다니다가 오늘날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근처에서 마땅한 자리를 점찍었어. 궁궐로 돌아오는 길 고갯마루에서 이성계는 “이제야 근심을 잊겠구나”라며 기뻐했다고 해. 그래서 나온 지명이 망우리(忘憂里). 즉, 걱정을 잊은 마을이라는 전설이 있어. 1933년 일제는 이 망우리에 대규모 공동묘지를 조성했고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데 수만명이 묻힌 이곳에 한 일본인의 묘가 단정하게 조성되어 있단다. 아사카와 다쿠미라는 사람이야.아사카와 다쿠미에 대한 소개는 그의 묘비명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걷다 보면 안다 이 섬의 매력을 정태겸 (여행작가) 여수, 참 멀다. 서울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얘기다. 물론 광주나 목포, 순천, 창원 등지에 사는 분에게는 가까울지 모르겠으나, 서울 사는 사람에게 여수 가는 길은 그리 만만하게 볼 게 아니다. 물론 KTX도 다니고 하루에도 수차례 고속버스가 오가니 무척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킬로미터로 환산해서 표기하는 거리가 줄어든 것은 아니니 서울에서 멀다는 건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굳이 왜 하필 그 먼 여수까지?”라고 묻는다면, “여수 밤바다보다 중독성 강한 여수의 섬이 거기 있어서”라고 답을 드리겠다. 여수의 섬은... 길이 막히면 먹고 간들 어떠리 김진영 (식품 MD) 한 달에 2000~3000㎞ 차를 몬다. 한창 때는 매달 5000㎞ 정도 고속도로를 달렸다. 직업이 식품 MD인지라 지방 출장이 잦기 때문이다. 웬만한 고속도로 휴게소는 다 이용해봤다. 내게 고속도로 휴게소는 단지 허기를 때우고 배설하기 위한 장소일 뿐이다. 무엇을 먹어도 내가 지불한 돈만큼 값어치를 느낀 적이 없다. 쉽게 말해 ‘가성비’가 최악이다. 라면도 휴게소에서는 4500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왜 비쌀까? 재료가 좋아서? 유명 셰프의 요리라서? 답은 장소에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운영 주체는 도로공사와 계약을 맺은... 제육볶음의 ‘제육’ 어디에서 왔을까 고영 (음식문헌 연구자) 둥글둥글한 구석이 없다. 살집이 느껴지지 않는다. 삼각형을 이룬 대가리와 눈빛이 날카롭다. 엉덩이께는 기운이 생동한다. 사람에게 잡혀 요리된다면 족발로 오를 돼지다리와 발굽마저 어느 한구석 뭉텅이진 데 없이 날렵하다. 지면을 막 박찬 듯한 굽이 엄니처럼 예각을 그린다. 그림을 남긴 김준근은 훈민정음으로 ‘산제’라고 썼다. 곧 멧돼지다. 한글로는 멧돗, 산돗으로 쓰고 한자로는 야저(野猪), 산저(山猪) 또는 생저(生猪)라 쓴다. 지금 제육볶음에 쓰이는 ‘제육’은 저육이 변형된 것이다. 멧돼지는 집돼지와 나란히 즐겨 먹던 식료였다. 서 호수에 악어가 산다고? 시사IN 편집국 충주호는 틀림없는 내륙호인데, 언뜻 육지가 침강하거나 해수면이 상승해 만들어진 바다의 리아스식 해안처럼 보이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몇 번을 봐도 신기한 이 풍경을 찍기 위해 사진가들은 월악산에 올라 ‘악어섬’을 찾는다. 충주호의 악어섬은 물이 빠진 호수의 하얀 부분이 숲의 녹색과 대조를 이루며 그 구불구불한 모양이 마치 몰려드는 악어처럼 보이는 것이다. 악어섬을 찾아가려면 충주호 드라이브 코스에 위치한 월악도토리묵밥 휴게소를 찾으면 된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월악나루 쪽 길 건너편을 살펴보면 비탈길이 나 있다. 그 ... 스무 살 한국 게임 성장판 닫혔나 신한슬 기자 모든 이야기는 고구려 국내성에서 시작된다. 직업부터 선택한다. 전사·도적·주술사 중에서 고른다. 머리 모양만 조금씩 다를 뿐, 모두 초록색 옷을 입은 캐릭터이다. 일단 맨손으로 동굴에서 다람쥐나 토끼를 사냥해 ‘레벨’을 올린다. 전리품인 도토리나 토끼 고기를 정육점에 팔고 돈을 모아 무기를 사면 나중에는 호랑이도 잡을 수 있다. 채팅창에 뭔가 적어 올리면 나는 소비한다 고로 교무실을 뒤엎어도 된다? 해달 (필명·대입 학원 강사) 가끔 “선생 주제에” “네까짓 게 감히” 하며 상대를 굴복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학교와 학원을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그들은 선생이 자신에게 어떤 피해도 주지 못할 것을 안다. 나아가 자신이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선생’이라면 더 확실한 우위에 선다.만일 아이를 인격적으로 무시했다면 선생이 그보다 심한 대접을 받아도 할 말은 없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