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피고인은 법정에 오지 않는다 문상현 기자 피고인은 오지 않았다. 변호인과 검사, 재판부가 법정에 차례로 들어와 각자 자리에 앉을 때도, 재판장이 재판 시작을 알릴 때도 나타나지 않았다. 응급 상황이나 불가피하게 참석하지 못할 긴급한 일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미리 법원에 불출석 허가를 받지도 않았다. 피고인은 앞으로도 법정에 오지 않는다. 올 수 없다. 그는 재판 보름 전 세상을 떠났다.피고인은 무기수 장동오씨다. 2003년 7월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21년째 복역 중이었다. 보험금을 노리고 전남 진도군 송정저수지에 자신이 운전하던 화물 트럭을 고의로 [단독] '‘송정 저수지 살인 사건’ 재심 확정 “정희도 검사 사과 기대한다” 문상현 기자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20년째 복역 중인 이른바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의 당사자 장동오씨의 재심 개시 결정이 확정됐다. 장씨의 재심을 맡은 박준영 변호사는 형집행정지를 신청할 예정이다.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월11일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으로 복역 중인 장동오씨의 재심청구 인용 결정에 대한 검찰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은 1·2심 법원의 재심 개시 결정에 불복해 항고·재항고했다. 대법원의 기각 결정에 따라 장씨는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재심은 광주지 그가 떠나기 전날까지 언론이 쏟아내던 것 전혜원 기자 배우 이선균씨(48)가 12월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수사를 받던 인물이 목숨을 끊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저 유명 연예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흘려버릴 수 없다. 우리 시대에 수사와 보도가 이뤄지는 방식이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2023년 10월19일 〈경기신문〉이 ‘단독’ 보도를 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가 “배우 L씨의 마약과 관련한 정보를 토대로 내사 중이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내사란 피의자로 입건하기 전에 경찰이 관련 내용을 조사하는 마약수사대 반장이 ‘마약 초범’에게 하는 말 부산·김다은 기자 부산항만공사 앞바다에 드리운 낚시찌가 크게 흔들렸다. 묵직한 손맛에 낚시꾼은 문어가 잡혔으리라 기대하며 빠르게 릴을 감았다. 정작 낚싯바늘에 딸려 나온 것은 비닐봉지였다. 그 안에 핏자국이 묻은 주삿바늘 60여 개와 돌덩이가 있었다. 범죄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한 낚시꾼은 해경에 신고했다. 2021년 11월, 부산 앞바다에서 건진 ‘비닐봉지 마약 사건’의 시작이다.부산·울산·통영·창원·사천 등 남해 해역을 관할하는 남해지방해양경찰청(남해해경청) 마약수사대가 지난 11월까지, 2년간 해당 사건의 수사를 맡았다. 단순 투약자를 넘어 부산 5년 구형한 공수처, “당혹스럽다”는 손준성 [고발 사주 법정 중계 24차 공판] 나경희 기자 ■ 11월27일 손준성 공직선거법 위반 등 24차 공판선고가 나오기 전 마지막 공판(결심공판)이 열린 이날, 약 2시간30분 동안 피고인 신문과 검찰 측 최종 의견 프레젠테이션, 변호인 측 최종변론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다. 공수처는 피고인 손준성 검사에게 5년 형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변호인은 끝까지 무죄를 주장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김옥곤 부장판사(이하 재판장):피고인 신문 진행하겠다. 피고인은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는데, 오늘 피고인은 진술을 거부할 예정인가?피고인(손준성 검사):이 사건과 관련해 금명간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 금지 가능해졌다 [기자들의 시선] 전혜원 기자 떠난 이의 빈자리10월13일 새벽 4시44분께 경기 군포시 산본동 한 빌라 4층 복도에서 ‘쿠팡 퀵플렉스’ ㄱ씨(60)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ㄱ씨는 전날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근무가 예정된 새벽배송 노동자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ㄱ씨의 심장이 정상치의 2배 이상 비대해져 있었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했다. 쿠팡은 “고인은 쿠팡 근로자가 아닌 군포시 소재 전문배송 업체 A물산 소속 개인사업자”라고 밝혔다. 쿠팡 퀵플렉스는 쿠팡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계약을 맺은 물류업체(대리 러시아 현실 고발한 언론인들, 보도상 받다 [기자들의 시선] 김영화 기자 이 주의 언론상 제3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대상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러시아 내부 이야기를 취재한 영상기자 게스빈 모하마드, 알렉산드라 오디노바 등 4명에게 돌아갔다. 한국영상기자협회와 5·18기념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의 첫 국제보도상이다. 지난해 3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가짜뉴스 처벌법’을 만들어 언론인을 억압하는 가운데, 이들은 푸틴 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 전쟁 반대 운동, 전쟁 정보의 투명한 공개와 언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조직위원회는 “외신기자 취재 금지와 철수로 제대로 보 ‘악귀’, 김은희 월드의 씻김굿 [K콘텐츠의 순간들] 김선영 (칼럼니스트) 드라마 〈악귀〉(SBS)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염해상(오정세)은 평소 운전할 때 진도씻김굿 음악을 듣는다. 염해상이 민속학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그에게는 더 은밀한 사정이 있다. 해상은 어릴 때부터 귀신을 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엄격히 분리된 죽음의 세계가 그에게는 지척에 있었다. 염해상이 항상 틀어놓는 씻김굿 장단은 그 본래의 목적대로 망자들을 향한 음악이었던 셈이다.이 장면은 꽤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망자를 위한 애도의 서사야말로 ‘김은희 월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 세계의 비극은 대부분 [단독] ‘송정 저수지 재심’ 그 후, 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기각하다 문상현 기자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돼, 19년째 복역 중인 이른바 ‘송정 저수지 추락 사건’의 당사자 장동오씨가 재심 법정 앞에 한발 더 다가섰다. 지난해 “재심을 열어야 한다”라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검찰이 낸 항고를 고등법원이 기각했다. 장씨는 2021년 12월 “아내를 살해하지 않았다”라며 재심을 청구했다.앞서 검찰은 원심 격인 재심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 과정에서 “재심을 열어 달라”는 장동오씨 측 주장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다가, 재심을 개시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나오자 뒤늦게 항고했다. 광주 구멍뚫린 이태원 참사 수습, ‘디모트’ 도입이 대안 될까 주하은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에도 국가는 없었다”라고 말한다. 구조와 응급처치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다.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시신과 유류품을 인계받는 과정은 유가족에 더 큰 상실감을 안겼다. 유가족들은 시신을 찾느라 병원과 행정기관을 하염없이 돌아다녀야 했다. 시신이 경기도 등 각지로 흩어진 과정은 유가족들로 하여금 ‘유족을 모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만들었다. 경찰이 배분한 유류품에는 타인의 물품이 뒤섞여 있는 경우가 흔했다. 한 유족은 1월16일 기자를 만나 ‘자녀의 유류품 중 제대로 뉴라이트 출신 위원장 ‘화해와 통합’ 가능할까? 정희상 기자 “과거를 파헤치는 모든 권력은 실패한다. 우리는 김영삼 정부의 ‘역사 바로 세우기’는 물론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과거사 진상조사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 ‘진실과 화해’라는 명목으로 스무 개 가까운 과거사 진상조사위가 작동되었고 정치권력의 뜻에 따라 과거사를 사법 심판도 없이 재단했다. 결과는 모두 참혹한 종말이었다.” 2017년 6월2일자 〈미래한국〉에 실린 ‘5·18 신화 만들기는 대한민국을 조이는 족쇄 될 것’이라는 칼럼의 서문이다. 보수단체 뉴라이트 계열에서 대표 논객으로 꼽히던 당시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이 이 [종합] 이태원 참사, 156명 사망 · 187명 부상 고제규 기자 [11월3일 오전 11시 기준]부상자 14명이 추가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11시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6명, 부상자 18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33명 경상자는 154명이다.[11월3일 오전 6시 기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사망자 156명, 부상자 17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33명, 경상자는 140명이다. 38명이 25개 병원에 분산 입원해 치료 중이다.[11월2일 오전 11시 기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11시 기준 이태원 무조건 나쁜 놈 잘 잡으면 정말 유능한 검사인가 [세상에 이런 법이] 최정규 (변호사·〈얼굴 없는 검사들〉 저자) “검찰은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 검사장 출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장관 후보 지명 이후 검찰개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답한 내용이다. 같은 말을 들어도 각자 기억에 담는 부분은 다를 것이다. 나는 ‘법과 상식에 맞게’를 기억 속에 저장했고, 법과 상식에 맞지 않은 검찰권 행사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떠올랐다.2015년 술에 만취한 ㄱ씨는 아는 사이인 여성의 집에서 잠들었다. 여성은 성폭행 피해를 호소했고, 검찰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ㄱ씨는 만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했지 사건인가 사고인가 19년 전 그날의 진실 문상현 기자 “안에 못 나온 사람이 한 명 맞습니까, 부인이 맞아요?” 몸이 흠뻑 젖은 남자는 횡설수설할 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다급한 표정의 남자를 뒤로하고 산소통을 둘러멨다. 흙빛 저수지에 뛰어들었다. 뿌연 시야가 금방 새카매졌다. 부유물을 헤치며 아래로 내려갔다. 이마에 달린 랜턴을 이리저리 휘저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 저수지 바닥 한편에서 희미한 쇳덩이가 보였다. 주변을 더듬어 윤곽을 그렸다. 머리가 박혀 꼬리가 들린 화물차였다.사고 차량이다. 불필요한 흔적을 남겨선 안 된다. 적재함을 손끝으로 불변의 진리,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세상에 이런 법이] 박성철 (변호사)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사실을 보여주면서, 능히 진실을 덮을 수 있다. 사실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진실을 밝히는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 그러니 참된 사실을 말했다고 곧 진실이 드러나는 건 아니다.형사소송법 교과서에 소개되는 사례를 보자. 검사가 피의자를 강도강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공소장에는 수사 결과 확인한 사실들이 적혀 있었다. 열거된 사실이 제1심에서 인정됐다. 징역 15년의 형이 선고됐다.문제는 검사가 말하지 않은 사실에 있었다. 피해자 속옷에서 검출된 유전자형은 피고인과 일치하지 않았다. 다른 진범의 존재를 시사했다. 재개발조합 비리 없애야 제2의 ‘광주 붕괴 참사’ 막는다 광주·이은기 수습기자 8월5일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 공사 현장에 남아 있는 사람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작업복을 입은 경비원들뿐이었다. 두 달 전인 6월9일, 철거공사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해 근처를 지나던 버스 승객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한 뒤로 공사는 모두 중단됐다. 이 현장에선 김정경씨(가명)가 “빠르게 잊힐 참사에 대한 기억이 두려워” 사고 현장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학동4구역을 둘러싼 문제는 한국 사회에 축적된 문제의 축소판이다”라고 말한 김씨는 6월9일 붕괴된 건물 아래 깔린 버스에서 사망한 ㄱ씨의 딸이다 ‘빨간 줄’ 이야기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글 신호철 편집위원·사진 신선영 기자 그는 살인자였다. 열세 살 소녀를 목 졸라 죽인 전과자라고 했다. 적어도 2020년 12월17일 아침까지는 공식적으로 그러했다. 오후의 그는 무죄인 신분이었다. 잘못된 공권력이 빚어낸 억울한 사법 피해의 상징이 되었다.지난 12월17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2부 박성제 판사는 재심 선고공판에서 윤성여씨(5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윤씨는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989년부터 2009년까지 옥살이를 했다. 마침내 그는 지독하게 자신의 삶을 짓눌러온 ‘주홍글씨’를 떼어냈다.재판정에서 판사는 왼쪽 다리에 장애가 있는 학생에게 치료비 지급을 중단한 국립 경북대학교 나경희 기자 2019년 12월27일 오후 대구 경북대학교의 화학실험실이 연말 청소에 들어갔다. 오래된 시료를 폐기하는 작업이었다. 순도가 높은 ‘시약’은 전산으로 목록이 보관되는 데 비해 ‘시료’는 실험에 따라 시약을 혼합해 사용한다. 그래서 당시 문제의 시료에 정확히 어떤 성분의 시약이 포함되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시료를 폐기하는 일은 학생들이 주기적으로 해오던 일상적인 업무였다. 이날도 학부생 한 명과 대학원생 4명이 각자 역할을 나눠 작업에 들어갔다.대학원생 임민정씨(27·가명)도 실험 가운을 입고 고글과 장갑을 착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법정구속 정희상 기자 이 주의 인물원주별장 성폭력과 뇌물수수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0월28일 법정구속됐다. 김 전 차관의 성폭력 혐의는 이미 2013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동영상과 함께 공론화했지만 검찰은 기소조차 하지 않고 시간을 끌었다. 1심 재판부는 성접대 혐의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했고, 뇌물죄 역시 무죄로 판결했다. 이번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차관이 사업가 최씨에게 받은 금품만 뇌물로 간주해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판결 역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본 ‘화성 8차 사건’ 윤씨, 무죄 주장 30년 만에 재심 시작 화성·김영화 기자 동네 주민들에게는 경운기 수리를 잘하던 인물로 통했다. “다리는 절어도 손재주가 좋았거든.” 백발이 된 이웃 유 아무개씨(81)가 회상했다. 지금의 화성시 진안동이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로 불렸던 1988년, 그의 옆집에 윤 아무개씨(당시 21세)가 살았다. 윤씨는 소아마비를 앓아 왼쪽 다리를 절었다. 부모 없이 혼자 사는 그를 딱하게 여기던 이웃이 많았다. 동네 농기구 수리 업체 사장도 그중 한 명이었다. 윤씨는 그곳에 묵으며 경운기를 수리했다.경찰들이 윤씨가 사는 진안2리 사거리에 모습을 드러낸 건 1988년 가을이었다. 19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