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백 년 이어진 시선집, 600개의 세계가 온다 임지영 기자 1975년, 신경림의 〈농무〉가 창작과비평사에서 출간되었다. 계간지 〈창작과비평〉 여름호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판매 금지된 해이기도 하다. 그해 12월, 문학과지성사가 출범했다. 계간지 〈문학과지성〉 동인인 김병익 문학평론가가 언론 탄압으로 해직된 이후였다. 3년 뒤인 1978년 문학과지성사는 황동규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를 첫 번째 시집으로 냈다. 그렇게 창비시선, 문학과지성(문지) 시인선이 시작되었다. 약 50년이 지났고 최근 각각 500호, 600호를 발간했다.좀 더 늦게 시작했지만 문지 시인선이 600 과몰입과 무관심 사이, 선거보도 영역 넓히려면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꼭 물어본다. “선거 시즌인데, 뭐 재미난 거 없어?” 보수정당이 대구에 내리꽂기 공천을 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진보정당의 위기를 어떻게 보는지 물어봤다간 ‘갑분싸’ 될 가능성이 있으니 내 딴에는 돌려 돌려 물어본 셈이다. ‘우리 동네 후보는 하이디라오 춤 춘 릴스(인스타그램 숏폼) 대박 났던데 봤어?’ ‘우리는 현역 국회의원이 이번에 또 나오더라’ ‘부모님이랑 선거 얘기 하다가 싸웠어’ 같은 이야기가 나왔으나 대화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는 않았다.선거 보도 탓도 있다. 유권자 중심, 정책 중심이어야 하는 한국은행 총재님에게 물정을 알려드립니다 이오성 기자 한국은행 총재가 놀라운 발언을 내놓았다. 4월12일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서였다. 이창용 총재는 “기후변화 이런 게 심할 때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지금 같은 정책을 계속할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농산물) 수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냐. 기후변화 등으로 생기는 구조적인 변화에 대해 국민의 합의점이 어딘지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 됐다”라고 말했다.인플레이션의 원인이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 탓이므로 외국 농산물을 대폭 수입하는 걸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여기에는 언제까지 정부가 국내 농가를 보호해야 하느냐는 의문이 담겨 있다. 늙은 농민과 젊은 기후활동가 이오성 기자 얼마 한 단체의 창립 기념행사에 다녀왔다. 농산어촌에서 미래의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애써온 단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날 청년세대를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는 백발이 된 ‘농민 활동가’의 모습을 반갑게 맞았을 뿐이다. 농촌이 고령화되는 만큼 농민 활동가도 고령화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기후위기 관련 행사는 완전히 다르다. 대다수가 청년세대다. 스타트업 창업자, 금융 투자자도 관심을 보인다. 단체 활동가 중에는 변호사, 고학력 유학파도 있다. 이들은 낯선 외국 자료를 가공해 눈길 가는 보고서를 작성할 줄 안다. 공동체의 미래를 위 녹색정의당의 퇴장, 김준우 대표 “함께 해법 찾겠다” 이은기 기자 심상정 의원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5선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이번 총선에서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경기 고양갑)은 18.4%로 낙선했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민주당) 후보(45.3%),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35.3%)에 이어 3위다.정치인 심상정은 한국 진보정당이 낳은 최대 정치 자산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1번으로 제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제19~21대 총선에서는 지역구에서 내리 세 번 당선됐다. 진보정당 소속으로는 유일한 4선 정치인이다. 2017년 제19대 대선에서는 진보정당 역대 최고 득표율 6.1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본질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불로소득 자본주의 시대브렛 크리스토퍼스 지음, 이병천 외 옮김, 여문책 펴냄“불로소득주의는 신자유주의 정체성의 핵심이다.”경제학에서 ‘지대(rent)’는, 정상적 경쟁 조건에서라면 예컨대 10만원을 받을 사람이 실제로는 100만원을 벌 때 그 초과분인 90만원을 일컫는 용어다. ‘불로소득’이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불로소득(지대)의 공간을 토지, 금융, 자연자원, 지식재산, 플랫폼, 외주화 계약, 인프라 등 일곱 부문으로 나눠 설명하며 현대 자본주의의 본질로 육박해 들어간다. 그에 따르면, 불로소득 자본주의의 핵심적 김종인, “국민의힘 총선 전략? ‘읍소’ 말고는 방법 없다”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김종인 개혁신당 상임고문“윤석열 정부 ‘말로만’ 민생… 수준 높은 유권자 속일 수 없어”“한동훈, 운동권 청산에 이은 ‘이·조 심판’ 국민 생활과 관계 없는 이야기”“강서구청장 보궐선거라는 모의고사 치르고도 배운 게 없는 국민의힘”“대파 값 문재인 때 더 비쌌다? 과거 얘기하면서 핑계 대봐야 의미 없어”“대통령만 쳐다보고 있다가 이제 와서 후회하는 국민의힘? 읍소 말고 “대파 875원 합리적” 발언이 진짜 문제인 이유 이오성 기자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상승이 주도하는 물가상승)’이 정국을 지배하고 있다. 언론은 연일 ‘금사과’ ‘금배추’ ‘금파’로 인해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며 관련 보도를 쏟아내는 중이다. 도매시장 개혁 등 농산물 유통구조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이런 것들이다.① 납품단가 지원: 유통업체의 농산물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납품단가를 지원하는 제도. 사과, 감귤, 토마토, 청양고추 등 13개 품목에서 배, 포도, 상추, 양배추 등 8개 품목을 늘려 21개 품목으로 확대.② 할인 지원: 전 기후 공약 살펴보니... “어? 국힘이 달라졌나?” 이오성 기자 이번 총선은 역대 최초로 ‘기후’가 본격 의제에 오른 선거다. 2022년 대선 때 ‘RE100’이 공론화되면서 처음 기후 정책의 물꼬를 튼 이래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녹색정의당 등 주요 정당이 기후위기 대응 공약을 내놓았다.가장 눈에 띄는 건 국민의힘이다. 말 그대로 ‘괄목상대’할 변화다.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기후위기 대응에 무관심했다. 미세먼지 저감이나 탈원전 정책 철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정도를 관련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라기엔 매우 부족했다.2020년 3월 대통령이 방문하자 ‘대파 875원의 마술’이 펼쳐졌다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2022년 3월10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이런 말을 했다. “국정 현안을 놓고 국민들과 진솔하게 소통하겠다. 참모 뒤에 숨지 않고 정부 잘못을 솔직하게 고백해 국민들께 이해를 구할 것”이라고 했다. 좋은 말이다. “기자간담회를 자주 갖겠다”라고도 했다. 이것도 좋은 말이다. 대통령실 청사에서 난데없이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다가 직원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뮤직비디오’ 같은 소통 방식에 이르긴 했지만. 처음에는 저런 말을 했다.그때 공언한 대로 물가 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 과일·채소 값을 하루아침에 잡기는 프랑스에서 농민들이 ‘아스팔트 농사’ 나선 까닭 파리∙이유경 통신원 프랑스 농민 시위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프랑스 농민들은 지난 1월부터 전국 주요 도로를 트랙터로 점령하는 등 시위를 벌여왔다. 가브리엘 아탈 신임 총리는 농민 대표 단체인 프랑스 전국농민연맹(FNSEA), 청년농부단체, 농촌연합과 10시간 넘게 협상을 벌였다. 협상 이후 2월1일 여러 대책안을 내놓았다.식량주권법 도입, 축산 농가에 1억5000만 유로(약 2167억원) 지원, 국산 농산물 표기 감독, 에코피토(Ecophyto, 살충제 사용 축소) 계획 중단, 농업 상속 면세 기준 완화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이런 시사IN 제863호 - 돌아온 의혹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와의 대화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이종태 기자 기자들의 시선/문상현 기자 포토IN/봄바람과 햇살 흐르고 스미다COVER STORY IN부메랑 되어 돌아온 ‘직권남용’이라는 칼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 채 상병 사건으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조금씩 드러나는 의혹은 윤석열 정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ISSUE IN 정치의 빈곤 드러낸 ‘윤석열식’ 의대 증원 중국의 패권 야망, 수출 공세로 실현될까 물가안정 대책에 농민은 없더라 “역행하는 32년 만의 과일값 폭등, 원인도 있고 대안도 있다 이오성 기자 퀴즈부터 하나 풀어보자.농산물의 가격 파동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①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② 가격이 떨어져도 수요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③ 생육기간이 길어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이다.④ 기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경제교육 시스템 ‘경제배움e’에 나오는 문제다. 정답은 ①번이다.흔히 농산물을 두고 가격탄력성이 낮은 재화라고 말한다. 농산물 값이 오르든 내리든 수요가 일정하다는 뜻이다. 흉년으로 배춧값이 아무리 올라도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 “명백한 수사 방해” [김은지의 뉴스IN] 이은기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황두영 작가(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정무조정실장), 이은기 기자★ 첫 번째 뉴스 키워드 : ‘수사외압 의혹’ 이종섭, 결국 출국■ 진행자 / ‘채 상병 사건’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결국 어제 출국했네요.■ 이은기 / 어제(3월10일) 피의자 신분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호주대사 내정자 자격으로 출국했습니다. 이종섭 전 장관은 ‘채 상병 사 과일값, 농산물 가격은 왜 이렇게 널뛰는 걸까 [편집국장의 편지] 차형석 편집국장 3월5일과 3월6일, 두 가지 통계가 발표되었다. 하나는 3월5일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이다. 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3745달러로 1년 전보다 2.6% 증가했다(달러 기준). 2022년에 7.4% 줄어들면서 타이완에 20년 만에 역전된 바 있는데, 1년 만에 타이완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국민총소득이 늘었다니 기분은 좋은데, 실제 체감이 그러한지는 잘 모르겠다.다른 하나는 3월6일에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이다. 2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 시사IN 제861호 - ‘금값’의 비밀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영화 기자 기자들의 시선/주하은 기자 포토IN/학교가 사라지는 풍경COVER STORY IN‘두 알 1만원’ 사과 가격, 원인도 있고 대안도 있다기후위기 시대 농산물 가격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다. 이미 시장도매인이라는 대안이 있지만좀처럼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도매시장 법인 측의 반대, 정부의 미온적 태도가 발목을 잡는다.ISSUE IN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그가 얻고 잃은 것 전공의 떠난 자리에서 외줄 타는 PA 간호사들 모자의 난 부른 ‘한 지붕 두 가족’ “공천 못한 이재명 vs 국정운영 못하는 윤석열, 뭐가 더 나쁜가?” [김은지의 뉴스IN]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한동훈이 들고 나온 TV 토론, 선거 구도 ‘한동훈 vs 이재명’으로 만들려는 시도”“한동훈, 총선 이후 행보 미정… 이런 사람과 나라의 미래를 두고 토론할 수 없어"“한동훈은 공천 관리를 위한 기술자로 영입된 사람… 이재명 저격수 역할"“총선은 한동훈이 지휘하지만, 나라를 운영하는 건 어차피 윤석열”“이재명이 공 ‘미디어 사투리’ 붐, 어떻게 봐야 할까 [미디어 리터러시] 김보현 (<뉴스민> 기자) ‘미디어 사투리’라는 말이 있다. 영화나 드라마의 등장인물이 구사하는 과장되거나 어색한 사투리를 일컫는 말이다. 예전에는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면 요샌 힙하고 쿨하다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원인을 분석하는 순간 유행이 지나간다는데 아무튼) 드라마 속 어색한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밈이 되고, 이를 해설하는 유튜브 채널 ‘하말넘많’의 영상이 조회수 150만을 넘으면서 정점을 찍었다. 전조도 있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경상도 호소인 캐릭터나 개그맨 김대희의 50대 아저씨 부캐 ‘꼰대희’가 대표적이다.지방 사람으로서 유행이 마냥 진도 세월호 활동가 김남용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51] 조남진 기자 진도에 거주하는 세월호 활동가 김남용씨(52)는 세월호 기억관을 ‘생활의 일부’라고 했다. 단원고 2학년 8반 우재 군의 아빠 고영환씨가 팽목항을 떠난 후에도 그는 이곳을 지키고 있다. 아픔이 너무 컸던 공간이기 때문에 기억관을 찾는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가는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12시 즈음 점심을 먹는데 전원 구조라고 TV 자막이 나왔어요. 배가 좌초되고 승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물에 떠 있다가 구조됐나 보다 생각했지요. 그런데 오후가 되면서 뉴스 멘트가 달라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 날 팽목항에 왔을 때는 아 ‘기후 유권자’, 한국 정치를 흔들 수 있을까 이오성 기자 북극의 찬바람을 가두던 제트기류가 지구온난화로 불안정해지면서 올겨울 최악의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다. 1월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은 각계에서 온 사람들로 꽉 찼다. 시민사회 활동가, 에너지 협동조합 실무자, 기후위기 대응 싱크탱크 관계자, 국회의원, 정치학자 등이 각별한 표정으로 어떤 조사 결과 발표를 마주하고 있었다.이날 발표된 것은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기후위기 인식 여론조사 결과였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1000명씩 총 1만7000명에게 기후위기 관련 인식을 물었다. 질문 문항이 172개에 달하는 심층 조사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