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한동훈이 들고 나온 TV 토론, 선거 구도 ‘한동훈 vs 이재명’으로 만들려는 시도”
“한동훈, 총선 이후 행보 미정… 이런 사람과 나라의 미래를 두고 토론할 수 없어"
“한동훈은 공천 관리를 위한 기술자로 영입된 사람… 이재명 저격수 역할"
“총선은 한동훈이 지휘하지만, 나라를 운영하는 건 어차피 윤석열”
“이재명이 공천 잘못하고 있다고 해서 국정운영 잘못하는 윤석열과는 비교가 안 돼”
“국민의힘이 총선 이기면 남은 임기 동안 지금보다 더 일방적으로 국정운영 할 것”
“국민의힘 공천 잘한다? 민주당 못한다? 대진표 완성되면 공천 평가 달라질 수 있어”
“유영하 단수 공천이 통합과 화해? 윤석열이 통합과 화해해야 할 대상은 야당”
“탄핵 심판 부정하고 부정선거 제기한 도태우 공천, 지지층 결집에도 도움 안 돼”

■ 진행자 / MBC에서 날씨 영상에서 숫자 ‘1’ 자막 쓴 걸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선 넘었다”라는 지적을 했잖아요.

■ 박성태 / 일단 말이 안 돼요. 대변인이 말해도 이상한 거예요. 부대변인 정도? 근데 그걸 집권여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건 과잉 반응이고 문제가 있죠. 김건희 특검법에 ‘여사’ 안 붙였다고 (선방위가) 행정지도 내린 것처럼 알아서 조심하게 위축 효과를 만드는 거예요. 말이 안 되지만 귀찮으니까 또 다 붙여요. 제가 기자 생활 25년 했는데 이런 건 처음 봤어요.

■ 장성철 / 그런 사람들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판단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고, 창피하고 한심한 일이죠. 그런데 MBC 자막 문제는 기본적으로 박성태 실장 이야기에 동의하면서도 선거 때는 상당히 민감해요. 그래도 국민의힘이 좀 유머러스하게, 가볍게 넘어가면 좋지 않았을까요? 그거 보고 “MBC가 1번 찍으라고 했으니까 1번 찍자”라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요.

■ 박성태 / 선거 임박했을 때는 예민하게 볼 수 있는데 아직 한 달도 넘게 남았는데 숫자 1을 못 쓰게 하면 어떡합니까? 1도 이해가 안 됩니다. (웃음)

■ 장성철 / 2만 합시다. (웃음)

■ 박성태 / 방심위나 선방위같은 공식 기구에서 아예 대놓고 압박을 하는데, 이거 소송 가면 다 져요. 그런데 소송까지는 시간이 걸리잖아요. 정부는 세금으로 소송하고, 언론사들은 자체적으로 소송 대응하려면 또 얼마나 힘들어요. 정말 심각한 문제예요. 패널 공정성 문제도 계속 지적이 나오는데, 방송 패널이 각 진영의 대변인이라고 생각하면 방송을 이해 못 하는 거예요. 그런 패널이 없지 않지만, 장성철 소장이나 저는 당을 대변해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이런 부분은 한동훈 위원장에게가서 기자들이 계속 질문해야 해요.

■ 진행자 / 그 어느 정부보다 자유를 강조하는 정부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3월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월5일 경기 광명시 아이벡스 스튜디오에서 ‘청년의 힘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열일곱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박성태 / 제가 볼 때는 대통령만 자유에요. 1980년대에나 벌어질 만한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데 이게 되게 중요한 문제예요. 대단히 부적절하고 잘못된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잖아요.

■ 장성철 /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 노래와 ‘입틀막’ 패러디한 SNL이 화제가 된 것도 우리가 지금 자유를 온전히 보장받고 있느냐는 것에 대한 사회적 현상 같아요. 저는 되게 재밌게 봤거든요. 그런데 걱정도 되는 거예요. 괜찮을까? 이걸 그냥 웃어넘기고 대통령실에서 ‘대통령도 재밌게 봤다’라는 메시지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박성태 /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SNL과 인터뷰했잖아요. 풍자는 당연히 할 수 있다고요.

■ 장성철 / 근데 이제 그 질문했던 주현영씨가 요즘 SNL에 안 나와요. 그래서 압수수색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 걸 수도 있어요. ‘내가 해도 된다고 한 사람은 주현영 한 명이다’라면서요. (웃음)

■ 진행자 / 네, 본격적으로 오늘 주제 이야기 나눠봐야 할 텐데요. 장성철 소장님은 ‘TV 토론’을 ‘말말말’ 주제로 가져오셨어요.

■ 장성철 / 한동훈 위원장이 계속 이재명 대표 약 올리고 있어요. 물론 저도 하면 좋겠어요. 재밌을 것 같아요. 선거 앞두고 당대표끼리 토론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 위원장이 텔레비전 토론을 꺼내든 건 프레임을 좀 바꾸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여요. 구도 자체를 바꾸려는 거죠. 이번 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이 아니라 한동훈과 이재명의 싸움이라는 이미지를 국민들께 주고 싶은 건데, 민주당에서는 당연히 안 받겠죠. 제가 참모라도 절대로 받으면 안 된다고 할 거고요. 그러니까 한 위원장은 계속 요구하고 있잖아요. “그럼 나는 김건희 여사랑 토론하겠다”라는 정청래 최고위원처럼 받아칠 줄 알아야 해요. 점잖게 받아칠 필요가 없어요. 이런 건 좀 가볍게, 저쪽에서 ‘뭔 소리야’ 이렇게 흥분시킬 정도의 말과 단어로 대응해야 하거든요. 며칠 동안 한동훈 위원장이 장사 참 잘했죠.

■ 박성태 / 방송사 8곳에서 요청을 했다고 하잖아요. 방송사는 다 요청해요. 왜냐면 일단 그림이 되니까요. 재밌을 것 같아요. 재밌겠죠. 제가 핵심 여권 관계자에게 한 달 반쯤 물었어요. 집권여당 대표가 왜 비전은 얘기 안 하고 이재명 잡기만 하느냐, 물었더니 전략이래요. 민주당 쪽에서 윤석열이 아니라 한동훈을 공격하게끔 걸고 가는 느낌인 거죠. 그 전략이 이제 공천이 끝나가니까 유효하지 않잖아요. 윤석열 심판론이 다시 올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텔레비전 토론으로 다시 몰고 가는 거죠. 민주당이 대응을 잘 못해요. 한동훈 위원장이 관훈클럽 토론 때 얘기한 게 뭡니까. 총선이 끝난 후에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했잖아요. 이기든 지든 인생이 꼬일 거라고요. 많은 정치평론가들이 또 총선 끝나면 해외로 나가라고 조언하잖아요. 대선 나갈 거냐고 물으면 그거 생각할 때가 아니고 총선만 생각한다고 답해요. 총선 끝나고 뭐 할지 모른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잖아요. 이런 분하고 어떻게 나라의 미래를 두고 토론을 해요? 한동훈 위원장은 총선 공천 관리를 위한 기술자로 영입된 거예요. 민주당에서도 이 정도 메시지를 내야죠. 총선 끝나면 뭐 할지 모른다는 분의 공약을 어떻게 믿어요? 말짱 꽝입니다. 본인도 자기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람하고 뭐 하러 토론을 해요.

■ 진행자 / 〈조선일보〉에서는 한동훈 위원장이 ‘틱톡 화법’을 쓰고 있다고 평가하더라고요.

■ 장성철 / 공격을 상당히 잘하는 것 같아요. 이재명 저격수 역할을 한동훈 위원장이 잘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죠. 지지층들은 시원하네, 말 잘 하네라고 하면서 결집하는 효과를 내겠죠. 제가 봐도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이 아파할 만한 부분을 콕콕 잘 집어요. 선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한동훈이라는 정치인이 보다 더 큰 정치인으로 나중에 거듭날 때는 하나의 족쇄가 될 수도 있어요. 여당 대표는 지도자급 인사잖아요. 그런 사람이 작은 이슈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고, 야당 대표에 대해서 하나하나 꼬투리 잡고 지적하는 건 여당 대표다운 모습은 아니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죠.

■ 박성태 / 기술자라니까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5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 떡볶이를 시식하고 있다. ⓒ공동취재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월5일 오전 청주 육거리시장을 방문, 떡볶이를 시식하고 있다. ⓒ공동취재

■ 진행자 / 박성태 실장은 물음표 두 개를 ‘말말말’로 가져오셨어요. “윤석열? 한동훈?” 무슨 의미예요?

■ 박성태 / 총선은 한동훈 위원장이 지휘하지만 총선 지난 다음에 나라는 누가 끌고 가느냐. 어차피 윤석열 대통령이 끌고 가요. 한동훈 위원장이 지금 그래도 잘한다는 평가가 많잖아요. 공천에 대해서는 무리 없이 했다, 낙제점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죠. 그러면 이제 물어야죠. 한동훈 위원장이 4월10일 이후에도 정부 운영에 관여해서 뭘 할 거냐. 지금 나온 얘기로는 아닌 거잖아요. 이번 선거는 한동훈 위원장이 아니라 숨어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앞에 놓고 봐야 해요. 제가 이재명 대표의 공천 논란을 강하게 많이 비판했지만, 생각해 보세요. (윤석열 정부는)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부터 시작해서 경제 상황까지 난리도 아닌데 포퓰리즘 정책만 남발하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정권 심판이 아니라 공천 잘못한 이재명 대표를 심판하는 게 과연 타당한가라는 고민이 되는 거죠. 정부를 견제해야 해요. 저는 요즘 1980년대로 회귀한 것 같아요.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해야 했던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아요. 그게 1989년인가 없어졌거든요?

■ 장성철 / 나도 초등학교 다닐 때 했어요.

■ 박성태 / 이런 상황인데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표를 줄 수 있나요? 그게 용인이 되나요? 물론 이재명 대표가 잘하고 있지 못하죠. 근데 그걸 정권 심판과 같은 무게로 놓고 볼 수는 없어요.

■ 장성철 / 저도 요즘 딜레마에요. 저는 보수 우파 패널이잖아요. 그런데 윤석열 정권이 국정 운영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만약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겨서 국회의장도 국민의힘 출신이 됐다? 입법권이 국민의힘에 넘어가는 거잖아요. 입법, 사법, 행정을 다 윤석열 대통령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거고요. 견제와 균형을 통해 나라가 운영돼야 하잖아요. 지금은 어쨌든 민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어느 정도 견제가 있었는데,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면 3년 동안 완전히 일방적인 국정운영이 예상되잖아요. 그게 과연 옳으냐는 거죠. 이태원 참사 유가족만 해도 만나지도 않고 한이 풀리지 않았는데 그걸 그냥 이대로 내버려둘 거냐는 거죠. 그런 생각이 자꾸 들어요.

■ 박성태 / 중도층에 이런 분들이 많을 거예요. 윤석열 정부가 너무 못하는데, 민주당도 너무 못하는 거예요. 투표할 데가 없다는 거죠. 이준석 신당은 사표가 될 거 같고요. 극단적 지지층을 뺀 유권자들이, 정말 답답해해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서울 영등포구갑에 출마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3월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서울 영등포구갑에 출마한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이 3월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뉴타운 지하쇼핑몰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 ⓒ공동취재

■ 진행자 / 그런 분들과는 어떤 이야기는 나누시나요?

■ 박성태 / 이재명 대표 못하는 거 맞다, 그런데 650조 예산 집행권을 가지고 있고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못 하는 거랑 야당 대표가 못하는 거랑 뭐가 더 문제냐고 물어보죠. 그다음은 그 사람이 각자 판단하는 거니까요.

■ 진행자 /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잘했다고 생각되는 공천은 있나요?

■ 장성철 / 대진표 완성되면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어요. 개혁이 하나도 안 됐다고 판단할 수 있죠. 그냥 자기네 주고 싶은 사람 다 줬다고요. 보세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분신 유영하 변호사를 지금 단수 공천했어요. 이게 말이 되는 공천이냐고 비판받을 수 있겠죠. 그런데 민주당을 보니까 분란과 갈등과 혼란이 많았지만 대진표 보니까 새로운 얼굴이 많을 수 있잖아요. 공천 다 끝나면 대진표 보고 다시 한번 제대로 분석 해봤으면 좋겠어요. 재밌는 포인트들이 많을 거예요.

■ 박성태 /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했던 도태우 변호사도 공천받았잖아요. 이분이 극우적인 색깔이 굉장히 강해요. 탄핵 심판 자체를 부정하죠. 고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도 부정해요. 부정선거 이슈도 들고 나온 적 있어요. 이분이 경선에서 이겼다지만 이게 합당한가요. 유영하 변호사도 마찬가지예요.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실컷 다 붙잡은 거 아니에요. 그런데 대통령 되고 나서 몇 번 찾아가더니 측근을 이렇게 단수 공천 주잖아요. 이게 말이 됩니까? 통합과 화해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 그럴 수 있어요. 그런데 대통령이 통합과 화해를 해야 할 대상은 야당이에요. 꼭 이재명 대표가 아니더라도 야당은 한 번도 안 만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에 공천을 준다는 건 그냥 지지층 결집이죠. 본인이 과거에 했던 말과 행동과 모두 배치되는 겁니다.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전 JTBC 기자),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김준일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