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경제학과에서 ‘경제발전론’은 왜 사라졌을까 김정주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초빙교수) 어느새 한국의 대학 거의 대부분 경제학과에서 ‘경제발전론’이란 과목이 사라져버렸다. 경제발전론뿐 아니라 이른바 ‘주류’인 신고전학파 이외의 다양한 경제학 강좌들(경제학설사, 경제사, 정치경제학, 경제체제론 등)이 모두 말살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경향은 국립대학보다는 사립대학 경제학과의 경우가 훨씬 심하다. 그러나 신고전학파만으로 경제적 현상을 해석하고 유효한 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도 될까? 따져보면, 신고전학파는 현실적·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몇몇 경직된 가정에 기초해 인간의 모든 문제를 수학적 방정식의 해를 나를 버린 가족을 우연히 다시 만났을 때 [비장의 무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엄마 아빠는 이미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한국을 떠난다고, 이제 프랑스에서 살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다. 싫다고 했다. 친구들이 다 여기 있는데 내가 왜 가? 그 나라 말도 모르는데 가서 어떻게 살아? 하지만 곧 깨달았다. 내가 싫다고 해도 결국 가게 되리란 걸.“알았어. 대신 조건이 있어. 나 지금까지 서울에서만 살았잖아. 떠나기 전에 우리나라 다 구경해보고 싶어. 그거 해주면 갈게.”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제시한 타협안을 엄마 아빠가 전격 수용했다. 온 가족이 전국일주를 하고 나서 이 나라를 떠났다. 한국인 ‘박지민’은 그렇게 이 방대한 ‘성폭력의 세계사’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수치조애나 버크 지음, 송은주 옮김, 디플롯 펴냄“우리가 여전히 성폭력범을 교도소에 수감하는 것 외에 효과적으로 다룰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이 방대한 ‘성폭력의 세계사’를 읽다 보면 ‘여성에게는 국가가 없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동의하게 된다. 책은 성폭력의 복잡한 양상을 드러낸다. 특히 중산층, 이성애자, 젊은 여성 바깥의 성폭력 피해 역시 촘촘히 살핀다. 성폭력 생존자에게 전가됐던 ‘수치’라는 감정을 전복시키는 일은 이 책의 주요한 목표 중 하나다. 성폭력을 가능하게 만드는 이념과 제도, 법과 권력이 출판인들이 마포에서 ‘책소동’ 벌이는 이유 [사람IN] 김영화 기자 고립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프리랜서 창작자들에겐 익숙한 일상이다. 혼자 일하다 보니 업무량 조절부터 정신 건강 관리가 가장 어려웠다. 공황장애 증상도 찾아왔다.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딸세포’ 출판사 대표인 김은화씨(36‧맨 오른쪽)의 이야기다. 여성 생계 부양자를 수면 위로 드러낸 〈나는 엄마가 먹여 살렸는데〉가 대표작이다. 일할 공간을 찾아 집과 도서관, 카페를 매번 전전했다.불안 증상이 사그라든 건 2020년 7월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이하 ‘플랫폼 P’)에 입주하면서다. 마포구가 출판업계의 소규모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홍 극장가 뱀 투척 사건은 어떻게 한류의 결정적 장면이 되었나 임지영 기자 마이클 더글러스가 출연한 스릴러 영화 〈위험한 정사〉는 미국에서만 8주 동안 1위를 기록한 흥행작이다. 한국에서는 1988년 개봉했으나 보름 만에 극장에서 내려왔다. 한국 관객들이 외면한 이유는 영화보다는 뱀 때문이었다. 영화가 상영된 서울 명동 코리아극장 객석에서 뱀 네 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신영극장 여자 화장실에서 뱀 열 마리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영화시장이 개방된 뒤 미국 영화사가 세운 UIP코리아의 첫 직배(직접 배급) 영화였다. 뱀 소동은 이듬해까지 이어졌고 배후 조종 혐의로 영화감독 두 명이 구속됐다. 미국 영화 직배 2년 후에 다시 만난 ‘과일가게 옆 통학로’ [사람IN] 전주·변진경 기자 사고다발지역이라서 현장 취재를 나간 지역이었다. 10여 년간 초등학교 반경 300m 내에서 발생한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32건에 달했다. 인도 없는 길 위에서 학생들은 곡예하듯 차와 오토바이를 피해 학교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안전 숨구멍’ 같은 길이 하나 있었다. 상가 건물 중간을 가로지르는, 아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통로를 지나 많은 어린이들이 사고다발지역을 피해 학교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었다.알고 보니 그 건물에서 과일가게(전북 전주시 전주로컬푸드)를 운영하는 박주현(왼쪽)·김지연씨 부부가 2013년 건 팬덤 편견 너머에 있는 사람 이야기에 주목하다 [취재 뒷담화] 고제규 기자 ‘아내가 〈시사IN〉 사오래서 서점 간다’ ‘어무이 큰고모 원픽 아이돌 표지에 나옴’ ‘헐, 기사 읽고 눈물 콧물 다 짰네’ ‘읽기 시작하자마자 눈물 남’. SNS에 쏟아진 호평. 송가인 팬덤, 250(이오공) 인터뷰에 이어 ‘별빛 같은 영웅시대’까지 뽕짝 전문가로 거듭난 김영화 기자다.어쩌다 기획?4월8일 프로축구 K리그 임영웅 시축이 계기. 예매 오픈 30분 만에 티켓 2만5000장이 판매되는 팬덤의 저력을 보며 도대체 무엇이 다르길래?팬 한 명 한 명 스토리가 울림을 주었다.중장년 팬덤이라고 하면 고정관념과 왜곡된 시선이 있다 수면 위로 올라온 로힝야 난민 송환, 미얀마 군부의 속셈은? 이유경 (국제분쟁 전문기자) 지난 4월2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로힝야 난민 송환 이슈에 관한 정부 회의가 열렸다. 이웃 국가 방글라데시에 100만명 이상 체류 중인 로힝야 난민을 미얀마로 데려오는 계획 때문이다.미얀마 서부에 위치한 라카인주는 로힝야들의 본향이다. 방글라데시와는 국경을 가르는 나프강을 사이에 두고 있다.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 대학살 당시, 나프강을 건너는 약 80만명의 필사적 탈출 행렬은 전 세계에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미얀마의 로힝야 박해 규모를 가늠케 하는 장면이었다. ‘로힝야 제노사이드’가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에 쐐기를 박은 사 몇몇 외교적 경구들 [굽시니스트 시사 만화] 굽시니스트 작가에게 ‘작품 수정하라’는 독자의 탄생, ‘PC’인가 ‘검열’인가 임지영 기자 이미 고인이 된 작가의 문학작품이 수정되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미권 최대 출판 그룹인 하퍼콜린스가 1920년에서 1976년 사이 발표된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일부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했다. 이제 독자들은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와 ‘미스 마플’ 시리즈 일부 개정판에서 원작과 달라진 표현을 접하게 된다. 수정 대상은 ‘현대 독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표현’이다. 주로 인종차별적 표현이 이에 해당한다.대표적으로 여성 캐릭터의 상반신을 ‘검은 대리석’에 빗댄 표현이나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N “수정관실은 검찰총장 지시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고발 사주 법정 중계 11차 공판] 나경희 기자 ■ 4월24일 손준성 공직선거법 위반 등 11차 공판이날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텔레그램에서 ‘손준성 보냄’이라는 출처가 달린 채 전달됐던 고발장에 이름이 적힌 피고발인 중 한 명이다. 특히 2020년 4월3일 전달된 1차 고발장에 적힌 피고발인은 13명이었지만, 2020년 4월8일 전달된 고발장에 적힌 피고발인은 최강욱 의원 단 한 명이었다. 4·15 총선을 앞두고 있던 2020년 4월2일 유튜브 방송 ‘팟빵 매불쇼’ 진행자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인턴을 했어요, 안 했어요?”라고 묻자, 방송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 후쿠시마 오염수로 채운 물컵”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진행 : 장일호 기자■ 대담 :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 장혜영 정의당 국회의원“기시다 총리의 사과? 외교적인 자리에서 개인 생각을 전제로 말하는 것은 의미 없어”“한미일 안보 차원에서 협력을 끌어내겠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가진 미국은 흡족할 것”“방한 선물로 ‘워싱턴 선언’ 가져가…한미일 핵 협의체 성사되면 ‘아시아의 나토’ 되는 것”“일본이 해준 게 없는데 감사하다고 하는 근본 없는 저자세 외교 시사IN 제817호 - 소아과 전쟁 차형석 편집국장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 리뷰 퀴즈 말말말 기자들의 시선/김연희 기자 기자들의 시선/주하은 기자 포토IN/0.04%의 행운, 무장애 놀이터COVER STORY IN모두가 피를 말리는 ‘소아과 전쟁’ 보호자들은 새벽 5시부터 ‘오픈런’을 하는데, 소아청소년과는 고사 위기로 내몰린다. 그사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은 하루하루 위태로워지고 있다. 〈시사IN〉은 소아과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시선을 통해 소아 진료 현실을 살펴봤다.ISSUE IN 대통령 지지율 낮은데 야당 지지율 왜 그럴까 인맥 장사에서 돈봉투 의혹 해외에서 주 4일제 실험을 하는 이유 [프리스타일] 김영화 기자 ‘노동시간 개편안’을 둘러싼 논란에 외신도 집중했다. 세계 여러 국가가 주 4일제로의 변화를 본격화하고 있는데, 주 최대 69시간까지 늘릴 수 있는 법안은 분명 ‘다른’ 흐름이었다. 과로사 발음 그대로 ‘kwarosa’라는 단어가 소개되는가 하면, 한국 직장인들 사이에서 성행한다는 낮잠 카페까지 등장한다.해외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관심이 커진 데에는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한몫했다. ‘조용한 사직’이나 ‘대퇴사’라는 신조어처럼 일과 거리를 두려는 가치관이 확산되었다. 최근 영국에서 대규모 주 4일제 실험을 실시한 것도 그런 예다. 급여 강허달림이 보여주는 나이 듦의 즐거움 김영화 기자 제주에서 오는 길이었다. 공항철도를 타고 연습실이 있는 홍대입구역에서 내렸다. 5월5일 3집 앨범 기념 콘서트를 앞두고 강허달림은 서울과 제주를 출퇴근 중이다. 아침 비행기를 타기 위해 새벽부터 부스럭거렸는데 아이가 덩달아 깼다. 올해 열한 살인 딸이 ‘잘 다녀와’ 하고 배웅해주었다. 전날 야단을 치고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딸도 설움이 풀린 듯했다. '누굴 닮아 고집스럽다'면서도 하루하루 커가는 아이의 세계에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 맘대로 살아오다가 제대로 임자를 만난 거다. 아이란 존재는 자꾸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블루 법무부와 검찰은 지금 ‘윤석열 사단’ 전성시대 [윤석열 정부 1년] 김은지 기자 ‘사단’은 군대 편성 단위의 하나다. 국립국어원 설명에 따르면, 여러 병과(兵科)가 모여 있으며 이를 지휘하는 사령부가 있어 어느 정도 독립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민간에서도 쓰이는 용어다. 특정인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무리를 가리킨다.검사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 내 ‘윤석열 사단’ 수장으로 꼽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검색 서비스 '빅카인즈' 검색 결과, 2017년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 되면서 윤석열 사단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등장했다. 검찰 인사에서 윤석열 사단이 득세한다는 내용이 주였다.2 친환경 팜유 인증제는 ‘산림파괴 면죄부’인가 이오성 기자 팜유는 공기 같은 존재다.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분유, 마가린, 비누, 치약, 화장품 등 기름이 필요한 가공제품에 빠지지 않는 원료다. 팜나무가 자라지 않는 한국에서도 일상생활 곳곳에 팜유가 들어와 있다. 수입 팜유가 들어간 제품을 먹고 쓰지 않고서 우리는 하루도 버틸 수 없다.2022년 4월 뉴스를 보자.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세계경제에 충격을 안겼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팜유, 해바라기씨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국 내 수요도 충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국 동년배 정치인들이 본 김남국 코인 논란 [정치왜그래?] 장일호 기자, 최한솔·김진주 PD 취임 1주년 윤석열 대통령낮은 지지율은 ‘언론’ 때문? 윤석열 대통령이 5월10일 취임 1주년을 맞습니다. 이번에도 별도 기자회견은 없습니다. 신년 기자회견은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로 대신했고,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외신 인터뷰만 진행했습니다. 대신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위한 대통령의 약속’이라는 영상을 윤석열TV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영상은 윤석열 정부가 안보·공정·국익·미래·국격을 지켰다는 자평과 함께 “멈추지 않겠다”라는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가장 기본적인 존재 이유이자 역할입니다. 김건희 여사 행보 늘지만, 책임자는 여전히 불분명 [윤석열 정부 1년] 이은기 기자 대선 전 김건희 여사는 ‘조용한 활동’을 약속했다. “남편이 대통령이 되어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 대선 기간 불거진 김 여사의 허위 경력 논란에 사과하고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차원이었다. 약속이 무색하게도 김건희 여사의 행보는 줄곧 윤석열 정부의 국정 평가에 영향을 끼쳤다. 윤석열 정부의 1년에서 김건희 여사를 빼놓고 볼 수 없는 이유다.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를 한 가지 꼽아달라는 주관식 질문에 ‘김건희 여사의 행보’와 관련한 답변이 1년간 45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절반 전면 개방한 청와대, 문만 열려 있었다 [윤석열 정부 1년] 문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청와대 개방 약속은 흔들린 적이 없다. 74년 만에 권력의 축을 옮기겠다고 공언한 뒤 국가적 논란 한복판에 서면서도, 대통령실 이전지 선정 과정을 두고 갖은 비판을 받으면서도 청와대 문을 열고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의지는 바꾸지 않았다.그래서 청와대는 개방 이후가 중요했다. 활용 방식에 따라 새 정부의 색깔과 철학을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기 위해 보인 제왕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 측근 그룹과 여당이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의 추진력과 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