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의 힘이었다. 영하 10도의 날씨를 뚫고 모인 트위터리안의 힘이었다. 배우 ‘김여진과 친구들’ 40여 명이 1월10일 저녁 7시반, 홍대 앞에 모였다. 집단해고에 반발해 홍대 본관을 점거한 지 8일 째를 맞는 홍대 청소, 경비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한 모임이었다. 이름하여 ‘날라리 외부세력.’ 당일날, 갑작스럽게 마련된 ‘트위터 번개’였다.

‘외부세력’이란 말은 홍대 총학생회가 본관 농성장을 찾은 뒤 ‘외부세력은 나가달라’라고 말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홍대 용역업체 소속 청소,경비 노동자 170여 명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협상을 벌이다 지난해 말, 계약만료와 동시에 모두 해고됐다. 앞서 김여진은 농성장을 방문한 뒤, 당시 봤던 총학생회장에게 보내는 편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주목받았다, “네가 받고 있는 지금의 비난과 책임은 너의 몫이 아니다”라는 게 요지다. 홍대 사태에 대한 김여진의 생각을 들어봤다. 


ⓒ임지영
총학생회장에게 쓴 편지가 화제가 됐다.

트위터 팔로우 숫자가 갑자기 늘었더라. 지금 사태에 대한 화살과 비난의 중심에 총학생회가 서 있었다. 지금 그 친구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그들의 논리라기보다 뒤에 선 누군가의 논리고 학교의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총학은 그게 본인들 생각이고 맞다고 이해하겠지만. 사실 비권 총학이라는 점 때문에 민주노총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이해할 수도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말 책임이 있는 학교 당국이나 어른들이 정말 비겁하다. 학생이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사안의 입장을 떠나 제자에게 뒤로 물러서라고 얘기할 수 있는 어른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홍대 청소노동자 분들을 지지방문하게 됐나. 혹시 운동권 학생이었나.

 학부 때 청량리 1동 철거지역에서 빈활 운동을 했다. 하지만 졸업하고는 죽 상관없이 살아왔다. 최근에는 인도적 대북지원이나 4대강, 무상급식 관련 발언을 꾸준히 해왔다. 서울대 청소노동자 문제가 불거졌을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관련 소식을 트위터에 리트윗하는 수준이었다. 그것 때문에 겨울에 1인시위하는 분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동국대 사태도 지켜봤다. 어느날 갑자기가 아니라 누적되어 온 마음이 이번에 나타난 것이다. 

트윗번개는 어떻게 주도하게 되었나

트위터로 알고 지내던 분의 제안으로 시작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모임이다. 모금을 빙자한 연대를 해보자는 생각도 있었다. 즐겁게 그 방법을 모색해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이름하여 ‘날라리 외부세력’이다. 트위터로 소통하던 분들이라 실제로 뵈니 낯이 익고 즐겁다. 

연극과 곧 개봉할 영화로 바쁘다고 들었다. 활발히 활동하는 시점에서 배우로서 사회적 발언을 하는데 대한 부담은 없나.

‘엄마를 부탁해’가 곧 지방투어에 돌입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늘 밤 밖에 없었다. 그래서 당일날 번개하게 된 것이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 많이 받는다. 하지만 사실 배우는 일이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사회적 발언과 상관없이 일거리가 떨어지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학생들은 학습권을 말한다. 학습권과 생존권 중 무엇이 우선하나. 배우로서 나도 캐스팅 한번 더 되나 마냐, 아니면 이분들의 생존권인가로 고민해보면, 생존권이 우선한다.

날라리 외부세력의 목표는 무엇인가.

모금을 통해 조선일보에 광고하는 게 목표다. 일일호프같은 것도 구상중이다. 홍대가 동국대 정도만이라도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국대는 일년 단위이긴 하지만 다 승계됐다. 그렇게라도 해결되길 바란다. 또 노조를 인정받는 것 이 두가지를 목표하고 있다.  

기자명 임지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tot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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