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송춘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대표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최송춘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대표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최송춘씨(65)는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있다.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는 2017년 3월에 세월호가 인양된 후, 목포 신항만으로 거치되는 과정에서 목포 내 시민단체 43개가 모여 만들었다. 소속 활동가들은 목포 신항만 앞에 설치된 컨테이너에서 추모객들을 안내하고, 세월호 리본을 만들며 세월호 앞을 지켰다.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에 거치된다는 게 결정되고 나서, 목포 시민사회에서 세월호 선체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논의했습니다. 목포 시내 전체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자는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당시에 현수막 한 장 제작하는 데 6000원이 드는데, 그 금액을 시민들에게 모금받아서 진행하기로 했죠. 1000개 이상이 목표였어요. 기대보다 많이 참여하셔서 2000장 넘게 걸렸어요. ‘세월호 인양과 함께 진실이 승리할 날을 꿈꿉니다’ ‘미수습자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같은 말들이 노란 물결처럼 목포 시내 곳곳을 채웠어요. 그날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작품 전시회도 진행했어요. 유가족분들이 목포 시민분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김장 김치 500박스를 나누어 주셨는데, 잊지 못할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저에게 세월호는 ‘분노’예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정권이 바뀌었어요. 그 바뀐 정권에서도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에 대한 활동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죠. 당시 제가 느끼기에는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면 다 공범자라고 느꼈죠. 국가에 대한 배신감이 컸습니다. 시민들이 분노하지 않으면, 있었던 일도 없던 일이 되어버리죠.

10년이 지난 지금, 참사 당사자들의 아픔이 내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시민들이 그런 마음과 생각을 공유해야, 국가권력 앞에서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월27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최송춘 상임대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 시민행진단’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최송춘 상임대표는 행진단과 함께 전라남도청을 향해 걸었다. ⓒ시사IN 박미소
2월27일 전라남도 목포에서 최송춘 상임대표가 ‘세월호 참사 10주기 전국 시민행진단’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최송춘 상임대표는 행진단과 함께 전라남도청을 향해 걸었다. ⓒ시사IN 박미소

 

기자명 박미소 기자 다른기사 보기 psalms27@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