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젊은 과학도 거지 취급? 졸업생 입 틀어막는 대통령실, 박정희 말로 기억해야”
“국빈 방문 나흘 전 취소는 ‘외교 참사’… 손해 본 기업인에게 또 떡볶이 사줄 건가”
“하위 20% 탈락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도 했던 일, 개혁으로 평가받을 것”
“‘친명’ ‘친문’ 계파 갈등 프레임에 놀아나면 안 돼… 임종석 경선시켜야”
“포장과 재활용 잘하는 국민의힘과 한동훈, ‘용핵관’도 잡음 없이 집어넣어”
“밀실 공천보다 특정 언론에 계속 내용 흘리는 이재명 측근이 문제”
“이준석, 이낙연이 아니라 유승민과 손잡고 영남 신당 창당했어야… 예정된 갈등”
“이낙연, 출마해도 당선될 지역 없어… 결국 윤석열·김건희 도우미 하는 꼴”
“국고보조금 받으려고 의원 영입? 이런 정치는 나 같은 올드보이도 이제 안 해”

■ 진행자 / 코너 제목에 걸맞게 오늘 다룰 이슈 대부분이 박지원 전 원장님이 ‘해봐서 아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입틀막’ 사건은 해본 적 없으시잖아요?

■ 박지원 / 차지철 보세요. 과잉 경호와 월권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말로가 어떻게 됐습니까? 제가 비판은 하지만, 윤석열·김건희 두 분이 성공하도록 바라는 게 제 마음이에요. 성공하려면 그런 차지철 아류들을 쳐내야 합니다.

■ 진행자 / 왜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보세요? 카이스트 졸업생 입을 틀어막았던 것처럼, 지난달 강성희 진보당 의원도 “국정 기조 바꿔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가 끌려 나갔잖아요.

■ 박지원 / 경직되어 그래요. 대통령이 R&D 예산을 완전히 없앴다가 조금 올려놓고, 그래도 젊은 과학도들이 자존심이 있는데 거기 가서 “석사는 80만원, 박사는 110만원씩 주겠습니다”라고 하면 거지 취급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졸업생이 한마디 한 거 가지고 입을 틀어막잖아요. 왜 이렇게 경직돼 있어요? 유연해야 해요.

■ 진행자 / 사실 경호처 문제는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수정될 수 있지 않나요?

■ 박지원 / 당연하죠. 옛날에 박정희 대통령이 강원도 어디를 갔는데, 거기에 이효상 국회의장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경호처에서 비키라고 발로 차버렸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 설이 있어요,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그런 걸 지금 하고 있는 거예요. 박정희 보세요. 말로가 나쁘잖아요.

■ 진행자 / 국민의힘에서는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2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박지원 / 국민의힘에서야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상식을 갖고 해야 해요. 오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서 뭐라고 했어요? “말로만 하는 사람”이라고 했잖아요. 자기는 그런 사람이랑 다르다고. 그런데 정치는 국민 상식으로, 말로 하는 거예요. 말로 안 하면 어떡할 거예요? 원희룡 장관은 양평 고속도로 어떻게 했어요? 백지화한다고 했잖아요. 도대체 나라가 말이죠,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는 2년간 탈탈 털어서 7만8000원, 10만원도 안 되는 걸 가지고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를 했잖아요. 그러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300만원은 어디로 갔어요? 주가 조작 23억은요? 이런 검찰, 이런 경호실 안 됩니다.

■ 진행자 / 비공개 행보이긴 합니다만, 김건희 여사가 주말에 넷플릭스 회장과 함께하는 오찬 자리에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 박지원 / 해야죠. 그런데 하려면 당당하게 하라, 이거죠. 그러려면 도이치모터스 특검 수용하고 명품 가방 관련해서 검찰 수사받으면 되는 거예요. 아니 독일 국빈 방문도 나흘 전에 취소하는 이런 외교 참사가 어디 있어요? 천재지변이나 불가피한 경우도 아니고, 국빈 외교보다는 영부인 보호가 최고라는 거예요? 김건희 여사는 진짜 좋은 남편을 두셨어요. 그렇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나라 망신이에요. 독일 언론에서도 ‘명품 가방 때문에 안 왔다’라고 하잖아요. 죄 없는 대기업 회장들은 다 일정 비워놨다가 느닷없이 못 가게 됐어요. 그 경비나 일정은 다 어쩔 거예요? 뭐, 윤석열 대통령이 언젠가 다 데리고 가서 떡볶이 한 번 사주겠죠. 그때 떡볶이 사줄 때는 당신이 썼던 젓가락으로 집어주지 마세요. 애들 보고 배워요.

■ 진행자 / 해외 순방을 윤석열 대통령 혼자 가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 왜 굳이 취소했다고 보시나요?

■ 박지원 / 혼자 가도 외신이 뭐라고 쓰겠어요. 명품 가방 스캔들 언급 안 하겠어요? 사람들이 다 쳐다볼 거 아니에요? 명품 가방 가져왔나, 안 왔나… 이러니까 못 가죠. 그러면 솔직해야 해요. 지금이 어느 세상이에요. 대통령이 ‘KBS 대담에서 솔직하게 못 했지만 이제라도 특검 수용해서 철저히 조사해서 사실로 밝혀지면 제 아내를 사법처리하겠습니다’ 이러면요, 나라가 뒤집혀요. 이야, 우리 대통령 진짜 솔직하고 잘한다고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그러면 한 방에 죽어요. 근데 윤 대통령이 저렇게 알량하게 나오니까 민주당이, 이재명이 사는 거예요. 물론 공천 잘못해서 좀 시끄럽지만.

■ 진행자 / 김건희 여사 이슈가 있는데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잖아요.

■ 박지원 / 바닥을 쳤으니가 상승세를 보일 수밖에 없어요. 20%대로 내려가면 지지 세력, 태극기 부대들이 대통령 큰일 났다 하고 뭉쳐주죠. 거기다 최근에 의과대학 증원으로 의사 파업 이슈가 있으니까, 국민들이 환자 곁을 떠나는 의사, 용서 못 해요. 저희 처가도 의사들이 있는데 파업한다고 해서 제가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근데 한대요. 어떤 경우에도 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 하잖아요. 이게 히포크라테스 정신 아니에요? 제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할 때 의약분업 난리였잖아요. 제 친조카가 의약분업 반대 대책위원장이래요. 비서실장 친조카가 시위한다고 계속 보고서가 올라와서 제가 전화했어요. 하지 말라니까 “작은아버지, 나는 죽어도 합니다” 해요. 안 죽고 했어요. 의사들 심정도 알아요. 그러니까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어쨌든 정부가 세게 나가면 또 국민들은 좋아하죠.

■ 진행자 / 정말 안 겪어 보신 게 없네요(웃음). 오늘(2월19일)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민주당을 탈당했잖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월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월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박지원 / 민주당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들 발표하는 게 다 당헌당규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김영주 부의장 탈당 소식은 저도 충격이에요. 아까 저하고도 가까운 현역 의원 한 명이 연락 왔어요. 의정활동 잘한 줄 알았는데 자기도 통보를 받았대요. 서운함이 있지만 물러간다고 하더라구요. 가슴 아파요.

■ 진행자 / 그 의원은 결과를 받아들인다는 의미인가요?

■ 박지원 / 왜 반발하지 않겠어요. 하여튼 많이 나올 거 같아요. 하위 20%로 연락받은 사람이 20~30명 될 텐데,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조용히 물러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진행자 / 박지원 전 원장님이 늘 “단합이 살길, 분열은 필패”라고 강조하셨잖아요.

■ 박지원 / 하위 20% 탈락은 과거에도,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민주당에서도 현역 의원들 그렇게 탈락시켰기 때문에 할 수밖에 없어요. 국민들에게 개혁으로 평가받을 거라고 저는 그렇게 봐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가슴이 아프죠.

■ 진행자 / 하위 20%만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친문 후보, 586 운동권 특히 임종석 전 실장을 중심으로 생겨나는 계파 갈등도 있잖아요.

■ 박지원 / 언론에서 친명 친문 프레임을 씌우는데 민주당은 왜 거기 놀아나냐고요. 임종석 비서실장이 윤석열 당선에 기여했다고요? 문재인 정부에서 소위 권력기관인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이 4개 기관장은 비서실장이 개입하지 못하게 하고 민정수석이 했어요. 엄격하게 말하면 임종석과 노영민은 여기에 관계가 없어요. 어떻게 됐든 지금은 다 뭉쳐야지 친문이 어딨고, 친명이 어딨어요. 한동훈 비대위원장 많이 비난하지만, 또 잘하는 건 잘하잖아요. 이기는 선거 한다, 이기는 공천하겠다고 하잖아요. 선거는 왜 해요? 이기려고 하는 거예요. 개혁 공천을 부르짖더라도 마지막에는 당선 가능성 높은 사람을 공천하는 거예요. 임종석도 경선해서 당원이, 국민이 선택 안 하면 공천 안 하면 되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지지도가 오르는 건 그분들이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재활용을 잘해서 이리저리 배치를 해놨잖아요. 그러면서도 ‘용핵관’은 또 단수 공천도 하고, 경선도 하면서 다 집어넣어요. 잘해요. 포장을 잘해. 북한과 협상할 때도 쉬운 건 먼저 하고 어려운 건 나중에 하는 데, 협상이 다 그래요. 국민의힘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민주당은 지금 반대로 하고 있어요.

■ 진행자 / 왜 민주당이 어려운 문제를 먼저 푼다고 보세요?

■ 박지원 / 국민의힘 공천은 이제부터 문제예요. 이제 시작됩니다. 거기는 싸움이 시작되는 거죠. 지금은 이리저리 뭉쳐서 재활용 해놨지만 선거 가깝도록 김건희 특검법이나 명품 가방이 계속 문제가 되면 이분들은 숨겨놨던 손톱을 딱 꺼내 긁습니다. 민주당은 지금 얻어맞지만 공천 끝나면 오히려 조용해질 거예요. 어찌 됐든 지금 민주당이, 야권이 과반수 이상을 이기지 못하면 나라 꼴이 앞으로 3년간 어떻게 되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다, 당선 가능성 있는 사람 공천해서 과반수 이상을 얻어야 해요.

■ 진행자 / 이제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공천 갈등이 그 안에 잘 수습될까 하는 우려도 나오잖아요.

■ 박지원 / 보세요. 이번에 아시안컵 출전 선수들 최강팀이었지만 내분이 있으니까 지잖아요. 지도자가 시원찮으니까 내분을 수습 못하잖아요. 내분이 제일 나빠요.

■ 진행자 / 이재명 대표에게 조언하신다면 어떤 이야기 해주시겠어요?

■ 박지원 / 맡겨요. 가급적 경선 시키면 돼요. 지금 이재명 대표가 측근들과 밀실 공천한다고 하는데, 그거 다 하는 거예요. 밀실 공천 아니에요. 제가 제일 많이 해봤어요. 김대중 대통령 때는 대통령이 공천했어요. 걸리지 말아야 해요.

■ 진행자 / 어떻게 안 들킬 수 있나요? (웃음)

■ 박지원 / 진짜 밀실에서 해야죠. 왜 기자들에게 걸려? 제가 볼 때는 해당 내용이 특정 언론(〈동아일보〉)에 계속 나오고 있잖아요. 이재명 대표의 측근 중 누군가가 자기의 영향력, 정치적 파워, 이 대표와의 관계를 은근히 자랑하기 위해서 언론에 흘려주고 있지 않겠느냐는 거죠. 이걸 잡으라고 했어요. 윤석열 대통령도 당무 개입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자꾸 걸리잖아요. 대통령이 왜 안 하겠어요. 서투르게 하다 밤낮 걸리는 게 문제죠.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2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개혁신당 얘기로 좀 넘어가 볼까요?

■ 박지원 / 제 말이 다 맞았잖아요. 그런데 이준석은 유승민하고 했어야 해요.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준석 당대표, 유승민 대통령 후보 이렇게 해서 영남 보수 중도 신당을 창당했다고 하면 40~50석도 갈 수 있었어요. 왜 되지도 않은 이낙연하고 해가지고 망하냐고요.

■ 진행자 / 예정된 갈등이다?

■ 박지원 / 민주당 탈당하면 춥고 배고프다, 집 나가면 얼마나 불쌍한지 내가 안다고 나가지 말라고 했어요. 나가면 너 죽는다고요. 끝났어요. 이준석-이낙연 조합은 자기들이 생각해 봐도 안 되는 조합이에요. 어제(2월18일) 해남완도진도에서 올라오는데 기자 서너 사람한테 전화가 와요. 어떻게 될 거 같냐고. 이낙연이 져야죠. 어떡하겠어요? 꿇고 들어가서 목숨이라도 부지하고 있어야지. 오늘 딱 그렇게 되잖아요. 갈등이고 뭐고 이미 끝난 거예요.

■ 진행자 / 수습할 수 있는 갈등이 아니란 말씀이죠?

■ 박지원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개혁신당) 공관위원장 안 한다고 하잖아요. 이 조합 안 된다고 또 하잖아요. 끝난 거예요. 그분이 보통 분이 아니에요. 투자를 해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움직여요. 개혁신당이 깨지건 안 깨지건 국민들은 관심 없어요. 그냥 군소정당으로 남고,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못 해요. 이준석 대표 참 안 됐어요. 결정 잘못해서 손해 본다고 봐요, 저는.

■ 진행자 / 이낙연 대표 출마는 할까요?

■ 박지원 / 출마할 곳이 없어요. 이준석은 대구에서 해야 미래가 있어요.

■ 진행자 / 여의도에서는 개혁신당이 어디에 후보를 내는지 관심 갖는 분들은 좀 있더라고요. 왜냐면 자신이 당선이 되지는 못해도, 다른 후보 안 되도록은 할 수 있다는 거죠.

■ 박지원 / 호남에서는 하나도 안 돼요. 수도권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겠죠. 결국 이낙연이 윤석열·김건희 도우미를 하는 거예요.

■ 진행자 / 이준석 대표도 오늘 관훈토론회에서 스스로 인정하더라고요. 지금 굉장히 춥고 배고프다고.

■ 박지원 / 얼마나 배고프면 양정숙 의원을 데려가서 국고보조금 6억을 받겠어요. 깨끗한 정치, 젊은 정치를 해야 해요. 지하철 타고 다니고, 길에서 싸구려 커피 마시면서 회의하더라도 국고보조금 받으려고 의원 데려오고 이런 거 해서는 안 돼요. 이런 정치는 나 같은 올드보이도 이제 안 해요. 스마트보이의 모습을 보여야 이준석에게 미래가 있는데, 이낙연을 만나서 버렸어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민정 보좌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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