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샤니 성남 공장에서 끼임 사고를 당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노동자 A씨가 사망했다. 사고 발생 이틀 만이었다. 〈시사IN〉 취재 결과, 샤니 성남 공장에서는 2021년에도 같은 종류의 기계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가 사고를 당한 기계는 ‘반죽 분할기’다. 이 기계는 반죽 통(보울·Bowl)을 퍼올리는 리프트와 반죽을 잘라내는 분할기가 결합되어 있는 구조다. 대규모 제빵 공장에서는 한 번에 많은 반죽을 분할하기 때문에 리프트로 반죽 통을 올려 분할기 안으로 붓는다.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반죽 분할기에서 2인1조로 작업을 하던 중 반죽 통을 퍼올려주는 리프트와 분할기 사이에 상체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동료 B씨가 A씨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기계를 작동시키는 바람에 발생한 사고였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B씨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했다.
〈시사IN〉 취재 결과 2년 전에도 샤니 성남 공장에 있는 반죽 분할기에서 이번 사고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16일 샤니 성남 공장에서 일하던 C씨 역시 반죽 분할기 작업을 하던 도중 끼임 사고를 당했다. C씨는 분할된 반죽이 나오는 기계 아래 부분에 남아 있는 반죽 찌꺼기를 치우던 중이었다. 함께 일하던 동료는 C씨를 인지하지 못한 채 동작 버튼을 눌렀고, 결국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샤니는 SPC 계열사 중에서도 끼임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축에 속한다. 지난 5년간(2018년 1월~2023년 3월) 샤니에서는 총 35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는데, 그중 40%에 해당하는 14건이 끼임 사고였다. 같은 SPC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은 15.5%(148건 중 23건), SPC삼립은 23.8%(63건 중 15건)인 것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면 근로자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근로 환경의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실정법 위반 여부 조사는 물론,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본질적 문제를 파악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SPC 그룹 측은 〈시사IN〉과의 통화에서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건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밝혔다.
※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에 발행되는 〈시사IN〉 제832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
중대재해처벌법, SPC그룹 적용 어렵다?
10월15일 오전 6시께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SPL 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SPL은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로 유명한 SPC그룹 계열사로 식빵, 샌드위치 등 완제품과 냉동...
-
샤니 사망사고, 일차 책임은 회사에 있다
SPC그룹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평택시 SPL 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사망한 지 열 달 만이다. 이번 사고는 또 다른 SPC그룹 계열사인 샤니의 성...
-
노동시간 줄었지만 주 6일 야간근무?
경기도 시흥시 SPC삼립 시화공장의 12년 차 생산직 노동자 A씨(60)는 지난 9월27일 아침, 주 6일간 야간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뒤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일주일간 무단결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