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도 이제 시청료 구걸하러 다녀봐라!” 지난 6월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 ‘민주노총이 장악한 KBS 때려잡자’고 쓰인 손팻말을 든 보수 단체 회원들이 KBS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극우 성향 유튜버들은 그를 향해 카메라를 고정했다.
KBS 주변에선 보수 단체 회원들과 극우 성향 유튜버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보수 단체인 ‘KBS정상화범국민투쟁본부’가 벌이는 ‘공영방송 정상화 조화 투쟁’ 때문에 KBS 주변에는 근조 화환 수백 개가 들어섰다. 이 화환에는 ‘김의철 사장 사퇴’ ‘언론노조에 장악된 KBS를 구하자’ ‘수신료 분리 징수하라’ 등 다양한 문구가 쓰여 있다.
이들이 KBS 앞으로 모인 건 보수 성향 노조인 ‘KBS노동조합’의 정책공정방송실장을 지낸 이 아무개 기자의 ‘농성’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5월30일 보도본부 사무실에서 김의철 사장과 보도본부 책임자 사퇴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이 기자가 농성 과정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하자 그동안 KBS가 언론노조에 장악돼 편파 왜곡 보도를 일삼아왔다고 비난하던 보수 단체와 극우 성향 유튜버들이 몰려든 것이다.
한상혁 위원장이 면직되고 보수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한 방송통신위원회는 7월5일 KBS 수신료 분리징수안을 통과시켰다. 공영방송 KBS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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