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해빙 발언 등으로 인해 미·중 관계의 개선을 전망하는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많다. 그러나 관계 개선 전망이 희박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뉴욕타임스〉(6월21일) 보도가 나왔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대(對)중국 수출을 규제한 최첨단 반도체 및 제조 장비에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해당 업체가 자사 보유 고성능 컴퓨터의 연산 능력, 소프트웨어, 저장 공간 등을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고객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업의 고성능 컴퓨터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와 연산 능력이 필요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기술과 결합해서 거대한 부가가치를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 경제의 배후 엔진이다.

국무부, 더 강력한 규제 검토 중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서 “지난 18개월 동안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 의원들은 알리바바, 화웨이 등 중국 거대 테크 기업들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과 관련된 보안 문제에 대응할 방법에 대한 모색을 강화해 왔다”라고 보도했다. 보안 문제는, IT 관련 산업에 대한 수출입 규제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는 대의명분이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와 틱톡을, 중국 시진핑 정부는 마이크론을 보안 문제로 옥죈 바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악수하기 위해 걸어나가고 있다. ⓒAFP PHOTO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4일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악수하기 위해 걸어나가고 있다. ⓒAFP PHOTO

미국 등 여러 나라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중국 대기업들이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의 목표물이 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와 상무부는 해당 중국 업체들의 대(對)미국 서비스 제공에 가할 수 있는 더 엄격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국무부는 다른 나라들에서도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해 해외 정부들과 관련 논의를 전개해 왔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자국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과도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시진핑은 독재자”

지난 6월19일, 중국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방중한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미국은 중국의 기술 개발에 대한 간섭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6월20일, 재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캘리포니아 모금회 연설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라고 불렀다. 지난 2월 미국 상공에 나타난 정찰 풍선(중국에선 기상정보 수집용이라고 주장)이 격추당하는 바람에 시 주석이 크게 당황했다고 이야기하던 중이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실질적인 경제난에 봉착했다”라고 말했다(“내가 여러분에게 장담컨대, 중국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양국 사이의 갈등을 누그러뜨렸다는'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

기자명 이종태 기자 다른기사 보기 peeke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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