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발언’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9월26일 도어스테핑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윤 대통령은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하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그와 관련한 나머지 얘기들은 먼저 이 부분에 대한 진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더 확실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도 대통령의 해당 발언을 최초 보도한 MBC 보도를 ‘허위 보도’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에 나섰습니다. 9월28일 서울 마포구 MBC 본사 앞으로 항의 방문에 나선 권성동 전 원내대표는 "단순한 해프닝을 외교 참사로 주장하여 정권을 흔들어보려는 속셈입니다. 제2의 광우병 선동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9월29일 국민의힘은 MBC 박성제 사장과 박성호 보도국장, 취재기자 등 4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MBC는 즉각 유감을 표했는데요. "모든 언론이 똑같이 보도한 내용을 두고 한 언론사만을 꼭 집어 고발하고, 보도 책임자들과 사장을 무더기로 고발한 일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앞으로 어떠한 언론도 권력기관을 비판하지 말라는 보도지침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선 유세 당시 자신의 ‘언론관’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유세 현장으로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중요한 부분에 대해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고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는 강력한 시스템이 언론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면 공정성이니 이런 문제는 그냥 자유롭게 풀어놔도 전혀 문제없다.” 정부와 여당의 이번 대응 역시 대통령의 이러한 언론관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가 ‘정언유착’과 ‘허위 보도’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며 MBC와 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해외 순방 중 대통령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촉발시킨 이 상황,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기자명 최한솔 PD·김진주 PD 다른기사 보기 soru@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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