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장 전송자로 특정된 손준성 검사(위)는 입원을 이유로 공수처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중앙일보〉 ㅂ 기자:응. 그니까 그래서 나도 지○○ 좀 이제 약간 캐보고 있거든.

채널A 백○○ 기자:예 뭐. 페북 이름도 다 아시죠?

〈중앙일보〉 ㅂ 기자:어. 뭐 E 어쩌고어쩌고던데.

채널A 백○○ 기자:그것도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서 이렇게 살짝 알려준 걸로 알고 있는데.

〈중앙일보〉 ㅂ 기자:아, 맞아 어.

채널A 백○○ 기자:예, 뭐 이렇게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뭐 이렇게 했나 봐요.

〈중앙일보〉 ㅂ 기자:응, 응, 맞아 맞아 맞아. (중략) 완전 검찰에서도 좀 약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하더라고.

채널A 백○○ 기자:그럴 거 같아.

〈중앙일보〉 ㅂ 기자:그니까 걔네(검찰)도 (지○○을) 작살내고 싶어 하지.

2020년 4월3일 채널A 백○○ 기자가 〈중앙일보〉 대검 출입 ㅂ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이다. 백 기자는 ‘채널A 사건’으로 기소된 이 아무개 기자와 같은 법조팀이었다. 〈시사IN〉이 입수한 채널A 사건 수사 기록에 이 녹취록이 등장한다.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인 고발장 작성자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0년 3월31일 MBC는 ‘검언 유착 의혹’을 보도한다. 백 기자와 ㅂ 기자가 통화한 2020년 4월3일, 김웅 당시 국회의원 후보는 조성은씨에게 MBC 기자와 뉴스타파 기자, 최강욱 변호사 등이 윤석열·김건희·한동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발장을 ‘손준성 보냄 파일’로 전송한다. 김 후보는 이날 고발장 외에도 제보자 지○○ 판결문, 지○○ 페이스북 캡처 사진 등을 조씨에게 전송했다.

2021년 9월 ‘뉴스버스’가 고발 사주 의혹을 처음 보도하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4월3일에 일어난 일이 4월3일자 고발장에 들어가 있다.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언급한 ‘4월3일에 일어난 일’ 가운데 하나가 4월3일자 〈조선일보〉 ‘친여 브로커 윤석열 부숴봅시다… 9일 뒤 MBC ‘檢·言 유착’ 기사이다. “2020. 4. 3. 조선일보에서는 피고발인 지○○이라는 오로지 한 사람이 뉴스타파와 MBC의 전속 제보꾼이 되어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가족, 측근을 비방하는 내용을 전부 다 혼자서 제보했다는 사실을 취재하여 보도하였다(고발장 16쪽).” 이 기사는 검찰과 법원을 출입하는 〈조선일보〉 법조기자들이 썼다.

그동안 〈조선일보〉 기사 취재원이 대검이 아니겠느냐는 추정만 있었다. 〈조선일보〉 보도가 나온 당일인 2020년 4월3일 채널A 백 기자는 〈중앙일보〉 기자에게 “제가 알기로는 검찰에서 이렇게 살짝 알려준 걸로 알고 있는데” “뭐 이렇게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뭐 이렇게 했나 봐”라고 말한다. 대검을 출입하던 〈중앙일보〉 기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검찰에서도 좀 약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하더라고.” 이 〈중앙일보〉 ㅂ 기자는 이날 통화 뒤 ‘채널A-검찰 의혹 제보자 X, 여당 출마자에 정경심 변호 제안’ 기사를 썼다.

채널A 사건 수사 기록 등을 종합해보면, 2020년 3월31일 MBC 보도 뒤 ‘윤석열 대검’은 제보자인 지○○ 실체를 파악하고 “조선(조선일보) 위에다가 알려주고”, 〈중앙일보〉 출입기자에게도 지○○을 “취재해보라는 식”으로 흘렸다. 대검이 ‘메신저’ 공격에 나선 셈이다. 고발장 전송자로 특정된 손준성 검사(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는 현재 입원을 이유로 공수처의 추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

기자명 고제규 기자 다른기사 보기 unjus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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