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6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시계제로다. 각 대선주자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출렁인다. 특히 2030 세대별 지지율의 변동 폭은 여론조사에 따라 두 배씩 널뛰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다급한 모양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발 뉴스는 주로 윤석열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와 이준석 당대표가 장식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4자 TV 토론을 주장한다. 법원은 두 후보의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설 연휴 직전인 1월26일 〈시사IN〉 정치팀원들이 한주의 이슈를 정리했다. 솔직한 방담을 위해 별명을 사용했다. 별명은 최근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말에서 차용했다. 각 정치인의 직책은 처음에만 명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월24일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시장에서 연설을 하다 눈물을 흘렸다.ⓒ국회사진취재단

86용퇴(8): 지지율 추이가 좋지 않은 민주당에서 ‘용퇴론’이 터져 나왔다. 김종민 의원이 1월23일 신호탄을 쏘았다. 바로 다음날인 24일 이재명 측근 그룹으로 꼽히는 ‘7인회’ 소속 의원들이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연이어 25일엔 송영길 당대표가 차기 총선 불출마 및 서울 종로 등 3개 지역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겠다(무공천)고 밝혔다. 

4자토론(4): 무공천은 지난해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했어야 했다. 늦은 거 아닌가. 민주당 대선 경선 중간에 이낙연 당시 의원이 지역구였던 종로를 던졌던 게 생각나더라. 본인들이야 간절할 수 있는데,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좀 갑작스럽고 뜬금없달까.

네거티브(네): 민주당 출입 기자 사이에선 발제거리가 없다는 하소연이 있다. 좋든 나쁘든 국민의힘에 비해 이야기가 덜 된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민주당은 열심히 패스는 하는데, 슛을 못 차는 분위기였다. 와중에 오랜만에 민주당이 골대에 슛을 한번 찬 느낌은 들었다. 그런데 골인이 제대로 된 건지 모르겠다. 

면후심흑(면): 송영길의 발표가 큰 물꼬를 만들지 못했다. 우상호 의원 정도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당시 했던 지역구 불출마 약속을 재확인했다. ‘용퇴’를 꺼내든 김종민에게 MBC 라디오 〈시선집중〉 김종배 진행자가 ‘의원님도 86인데 용퇴할 거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개인의) 용퇴 문제가 핵심이 아니다.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빠져나갔다. 

샤머니즘(샤): 사실 1월초 여론조사 상 이재명의 우위는 국민의힘 내홍 덕이 컸다. 이재명이 올라가기 보단 윤석열이 내려갔다. 동시에 안철수가 올라갔고. 당시 민주당발 호재를 크게 만들지 못했다. 계속 축구에 비유해보자면, 민주당이 당시 ‘침대축구’를 했는데 그 후과가 지금 드러나고 있는 게 아닌지. 국민의힘이 빠르게 내홍을 수습하자 윤석열 지지율이 금세 회복되었다. 

감옥갈것(감): 이재명과 민주당은 큰 전략이 없어 보인다. 각 지역을 훑으며 깨알 공약을 쏟아냈다. 지방선거를 치르는 거 같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은 “제가 지면 없는 죄를 만들어서 감옥에 갈 것 같다”라는 말까지 했다. 패자의 메시지처럼 보인다. 오죽하면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민주당 전신)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민주평화당 대표가 이런 조언을 했다. “내가 떨어져봐 안다, 일정 더 줄여라.”

: 계속 뉴스를 따라가는 기자가 보기에는 비슷한 그림의 연속이다. 연설하는 이재명, 절하는 이재명, 눈물 흘리는 이재명…. 지금 나오는 이재명․윤석열 여론조사에서는 앞선 이슈는 다 반영되었다고 봐야한다. 정책 소화 능력, 네거티브 요소 등 각자의 호재와 악재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이 들어가 있다. 그럼 앞으로 조금이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이기지 않을까. 

: 민주당이 덜 절박해 보이기도 한다. 후보 직속 기구인 ‘전환적 공정성장 전략위원회’가 1월24일 출범했다. 하준경․주병기 교수 등이 자리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다면 경제 정책의 핵심 브레인이 될 인사로 꼽힌다. 그런데 현장에 간 기자가 나 혼자였다. 언론이 주목할 만한 행사였는데, 제대로 공지가 안 된 것 같았다. 

8: 1월26일 이낙연계 의원 9명이 이재명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했다(지지 성명에는 이낙연계 의원 31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여기도 펜 기자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머쓱한 채 질의응답 없이 기자회견이 끝났다. 

4: 현재 이재명․윤석열 공약이 외교안보와 젠더 이슈 빼고는 비슷하게 수렴한다. 이것도 해주고 저것도 해주겠다는 경쟁이다보니, 소위 이재명식 ‘거래의 리더십’(〈시사IN〉 746호 ‘이재명의 말 분석하니 거래의 리더십 보인다’ 기사 참조)으로 승부가 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이재명이 선대위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 채팅창에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글을 공유했다고 들었다. 도전자로서 이재명 이미지를 회복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기후위기 대응 등을 전면에 내세우라는 내용이다. 보수 개신교 눈치를 보는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를 돌파하라는 건데, 할 수 있을까?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등록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프로필.ⓒ네이버 갈무리

: ‘대선뒷담화’ 코너에서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지분이 더 많은 건 오랜만이다(웃음). 국민의힘 뉴스로 넘어가보자. 김건희의 네이버 프로필이 등록되면서, 곧 공식 행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논란이 된 경력은 안 올렸다. ‘김건희 7시간 녹취록’ 논란으로 다른 검증 이슈가 묻히는 측면이 있다. 교육부는 1월25일 ‘국민대가 김건희를 겸임교수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관련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라고 결론 내렸는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4: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관련 기사도 예전처럼 이목을 끌지는 못하는 것 같다. 윤석열을 향해 ‘면후심흑(面厚心黑:얼굴이 두껍고 마음이 검다)’이라고 하거나, 차라리 출당시켜주면 맘이 편할 것이라는 등 센 말을 쏟아내고 있는데 주목도가 떨어진다. 홍준표의 몽니가 윤석열 지지율에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 보니 그렇다. 

8: 분명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똑같은 서울 홍대에서 윤석열 앞은 썰렁했고 홍준표 앞은 20대 남성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내 눈으로 목격했는데(웃음).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인사는, 20대 남성의 표심은 홍준표나 이준석만의 것이 아니라고 분석하더라. 20대 남성의 분노 지점을 유리하게 이용해 판을 짜는 사람의 것이라고. 이준석은 그걸 잘하고. 

: 지금도 윤석열이 전면에 보이지는 않는다. 토론 준비라는 이유로 공개 행보를 많이 하지 않는다. 홍준표와의 갈등도 권영세 의원이 맞서는 모습을 보였고. 여전히 가장 많이 보이는 사람은 이준석이다. 가열차게 언론 인터뷰를 수행한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그런 이준석이 못마땅해도, 지지율이 오름세니 최대한 말을 자제하고 있고. 

: 아무리 뒤에 있으려 해도, TV 토론은 후보가 홀로 무대에 오르는 시간이다. 각자의 역량과 비전을 볼 수 있다. 안철수․심상정의 ‘양자 TV 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다음, 토론 일정을 잡는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 윤석열 쪽은 4자 TV 토론을 피한다는 비판을 산다. 일정을 잡는 문제로 그만 입씨름하고, 얼른 후보들이 링에 올라 정책으로 정면승부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기자명 김은지 기자 다른기사 보기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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