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 독일 쾰른 코르바일러에 등장한 백신 버스에서 모더나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AFP PHOTO

5월3일 독일 쾰른시의 코르바일러 지구에 코로나19 백신 버스가 등장했다. 쾰른은 독일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쾰른시는 코로나 감염률이 높은 취약지역의 백신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코르바일러 중심가에 백신 버스를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르바일러 지구는 4월 마지막 주에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인구 10만명당 540명을 넘어섰으며 지역 병원의 중환자실 병상이 모자라 문제가 되었다. 코르바일러는 쾰른에서 경제수준이 가장 낮고 고층 아파트가 밀집돼 있어 주거밀도가 높다. 이에 비해 단독주택이 주를 이루는 마이렌부르크 지구는 쾰른에서 제일 부유한 곳으로 같은 기간 10만명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0명에 그쳤다.

코르바일러의 백신 버스는 접종 우선순위와 상관없이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줄을 서서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했다. 쾰른시가 위치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더나와 얀센(존슨앤드존슨) 백신 1000병을 추가 공급했다. 독일 언론은 백신 버스 앞에 길게 줄 선 사람들의 모습을 보도하며 지역 주민들의 높은 호응을 소개했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백신접종 우선권을 주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비판도 높았다. 이런 특혜가 이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정적 견해에 대해 쾰른의 헨리에테 레커 시장은 공영방송 ‘피닉스’에서 ‘취약지역의 백신 우선 접종은 모두의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더 잘 보호하고 중환자실 부하 줄이기 위해

그동안 취약지역에 백신을 우선 접종해야 한다는 주장은 많이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는 병원의 중환자실이 부족해지면서 이런 주장이 더욱 힘을 얻었다. 독일 응급의학협회의 중환자실 현황 통계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카라기안니디스는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람 중 이민자 출신이거나 사회적 취약계층인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을 더 잘 보호하고 중환자실의 부하를 줄이기 위해서는 코로나 감염률이 높은 취약지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해야 한다고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 〈타게스샤우〉를 통해 주장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취약지역에 이동식 백신 접종소를 보내는 것이 좋은 전략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여러 도시에서 난민 숙소나 노숙인을 찾아가는 백신 팀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특히 난민 숙소가 그 대상이다. 베를린시도 5월 첫째 주부터 1회만 접종하면 되는 얀센 백신을 난민 숙소에서 접종하기 시작했다. 독일어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난민들에게 백신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 외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원이 함께 투입되었으며, 독일 최대 대학병원인 샤리테 병원의 의사들도 백신 홍보에 참여했다. 독일은 5월11일까지 인구의 약 33%가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했으며,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9.6%이다.

기자명 프랑크푸르트·김인건 통신원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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