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닙니다. 노동은 신성하지 않습니다. 노동이 신성하다면 노동자가 이토록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이 아니라 노동자가 신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삼스러운 말씀이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기술도 아닙니다. 직업이나 연봉 또한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입니다. 사람 그 자체로 신성한 사람. 그런데 그 신성을 잃어버렸습니다. 빼앗겼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우리 안의 신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우리가 신성해진다면 우리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도 신성이 녹아들 것이고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 다른 생명과 만날 것입니다. 부디 우리의 신성이 다른 많은 신성과 만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 세상이 신성한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깨워주십시오.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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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노동의 가벼움
참을 수 없는 노동의 가벼움
사진 신선영·글 김은화 (〈나는 엄마가 먹여살렸는데〉 저자)
비품들은 당당하다. 휴지도, 박스도, 밀대도 창고에서 마음 편히 휴식을 취한다. 그것들에 기대어 한숨 돌리는 손은, 몸은 조심스럽다. 엉거주춤하게 앉아 발 한번 마음 편히 뻗지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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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단맛
인생의 단맛
사진 신웅재·글 이상원 기자
생애 처음 마셔본 칵테일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맛은 생생하다. 그것은 대학생의 맛이었다. 노안인 친구가 편의점을 ‘뚫어’ 얻은 비릿한 맥주와는 달랐다. 정장을 차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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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빚은 불꽃
땀으로 빚은 불꽃
사진 정택용·글 전혜원 기자
기계가 없앨 일자리를 그토록 걱정하면서도 우리는 남의 노동에 냉소한다. 해고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에게 하이패스의 편리함을 설교하듯이. 자동차 내연기관 부품인 실린더라이너를 만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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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는 삶처럼 무겁다
종이는 삶처럼 무겁다
이상엽 (사진가)
윤전기가 멈추는 날이 있어서는 안 된다. 기계 값 수억원을 갚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쇄 노동자들은 귀마개를 착용하고 일한다. 종일 들리는 굉음을 견디기 위해서는 어쩔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