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호

아닙니다. 노동은 신성하지 않습니다. 노동이 신성하다면 노동자가 이토록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노동이 아니라 노동자가 신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삼스러운 말씀이지만 우리는 기계가 아닙니다. 기술도 아닙니다. 직업이나 연봉 또한 아닙니다. 우리는 사람입니다. 사람 그 자체로 신성한 사람. 그런데 그 신성을 잃어버렸습니다. 빼앗겼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우리 안의 신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우리가 신성해진다면 우리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에도 신성이 녹아들 것이고 그 일을 통해 다른 사람, 다른 생명과 만날 것입니다. 부디 우리의 신성이 다른 많은 신성과 만날 수 있도록, 그리하여 이 세상이 신성한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일깨워주십시오.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김문호공해물질이 배출되는 공장 바로 옆에서 농사가 이뤄진다.
ⓒ김문호공업용수로 인해 썩은 개천 너머 해가 저문다.
기자명 사진 김문호·글 이문재(시인)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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