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 시사IN 편집국
  • 호수 636
  • 승인 2019.11.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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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미래 “공정”
김인회 지음, 준평 펴냄

“부패와 특권은 공정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입니다.”

검찰이 만들어준 스테디셀러 〈문재인, 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2011)의 공동저자. 대학에서 형사법과 법조 윤리를 강의하는 저자가 ‘정의’와 ‘공정’을 파고들었다. ‘조국 대란’에서 보듯 정의와 공정은 2019년 한국 사회를 흔들었다. 하지만 정부나 기업이나 미래 전략을 세울 때 두 가치를 배제한다. 저자는 앞으로도 정의와 공정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책은 인간관에서부터 초과잉 사회와 불평등 문제 등 큰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사법개혁, 검찰개혁, 경찰개혁, 반부패개혁의 길을 계속 걸어가다 보니 그 끝에는 정의와 공정이 있었습니다.” 사법부를 비롯한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공정성 기구 개혁에 대한 내용도 빼놓지 않았다.

 

 

 

 

 

 

 

 

 

무엇이 여자를 침묵하게 만드는가
해리엇 러너 지음, 양지하 옮김, 부키 펴냄

“남녀를 양극단에 두려는 경향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간이 다른 점보다 비슷한 점이 더 많다고 믿는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세기의 베스트셀러가 끼친 가장 큰 해악이라면 서로 다른 존재를 매우 ‘간단하게’ 이해해버리게 만들었다는 데 있다. 대화와 침묵을 다루는 대신 “원래 그래”라는 말로 회피하거나 체념하는 편이 훨씬 쉽다. 성별 이분법적으로 나뉜 편견의 말에 일말의 진실이 없지 않겠으나, 당연하게도 우리 삶은 복합적이며 그런 방법으로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 모두를 설명하지도 못한다.
나의 감정과 생각, 욕구와 신념, 가치와 우선순위를 정확히 알고 분명하게 밝히는 일은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으로 더 많은 침묵을 요구받았던 여성이라면 그 과정은 꽤 힘들 수밖에 없다. 저자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한 다정한 격려가 용기를 준다.

 

 

 

 

 

 

 

 

 

복수해 기억해
섀넌 커크 지음, 김지현 옮김, 비채 펴냄

“치명적인 결과를 맞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여야 했다.”

‘위협적인 남성 가해자, 연약한 여성 피해자’라는 장르 고유의 공식을 파괴한 스릴러다. 열여섯 살 소녀 리사가 외딴 건물로 끌려가 감금된다. 일당은 임신한 소녀들을 납치한 뒤 아기를 팔아넘기고 산모는 죽이는 인신매매범이자 살인범. 리사는 공포에 빠지는 대신 분노하면서 연필깎이, 뜨개바늘, 니트 담요 등 주변의 물건을 무기 삼아 응징 작전을 짠다. ‘여성’이며 ‘미성년’으로 마이너리티의 양대 요소를 겸비한 인물이 응징자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최근 사회적 추세의 한 징후인지도 모르겠다. 2015년 미국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이 ‘십대를 위한 최고의 책’으로 선정한 작품이다.

 

 

 

 

 

 

 

 

 

 

지방회생
야마시타 유스케 지음, 변경화 외 옮김, 이상북스 펴냄

“‘선택과 집중’에는 ‘배제’가 전제되어 있다.”

2014년 5월 아베 정권은 지방소멸론을 극복하기 위해 ‘스톱 저출산·지방활력 전략(일명 마스다 보고서)’을 발표한다. 이 보고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재생산 구조를 가진 지역만 남기고 이외의 농촌을 정리하자는 결론을 내려 비판을 받았다. 〈지방회생〉은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4년여 동안 정부의 인구대책 및 지방정책이 어떻게 진행되어왔는지 들여다본다.
현재 수도대학 도쿄 도시사회학부 교수인 저자는 지방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견지한다. 도시의 관점으로 지방을 바라보는 방식을 비판하며, 도시 중심의 사고로는 도쿄 집중과 인구 감소를 막아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본 지명을 한국의 어떤 지역으로 바꾸면 익숙한 문제를 복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중화미각
권운영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

“이제 우리는 중국 음식이 품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들을 준비가 되었다.”

짜장면과 짬뽕이 중국 음식의 표준이었던 시절이 가고 마라, 훠궈, 궈바오러우처럼 발음부터 중국식인 음식을 간판에 내건 식당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중국 소설을 연구하는 ‘한국중국소설학회’ 소속 인문학자 19명이 펴낸 이 책은 우리가 “이제 중국 음식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됐다”라고 선포한다. 중국집 메뉴판처럼 한눈에 들어오도록 꾸민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자. 전채요리인 오향장육과 량반황과에서 시작해 주 요리인 북경오리구이·동파육 등을 거쳐 식사류, 탕, 후식, 음료와 간식까지 꼼꼼히 챙겼다. 각 음식의 기원과 변천사에서부터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의 향미까지 맛깔나게 담았다. 관심 있는 요리를 다룬 부분만 읽어봐도 금세 군침이 고인다.

 

 

 

 

 

 

 

 

출판혁명
류영호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출판의 미래는 북테크 시대와 연결된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로 발행하는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가 500호를 냈다. 이를 기념해 세계 출판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책이 나왔다. 2010년대 들어 출판계는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2020년대에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빅데이터 등이 출판과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는 게 위기라기보다 기회일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대형 서점에서 콘텐츠 사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저자가 아마존, 반스앤드노블, 구글, 코보, 펭귄랜덤하우스 같은 메이저 출판 사업자와 왓패드, 굿리즈, 인키트 등의 북테크 스타트업을 두루 살핀다. 해외의 출판 혁신 사례가 국내 출판계에 건강한 자극제가 되길 저자는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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