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없는 길.’ 변 국장의 명함에 적힌 문구다. 영어로는 ‘웨이 비욘드 로드(Way beyond road)’다. 그가 가는 길 자체가 있는 듯하면서도 없다. 대학에 다닐 때 동아리를 7개 하고 학생회도 하면서 바쁘게 살았다. 환경에 관심이 많아서 녹색초록연대 간사로도 일했다. 어느 날 라오스와 홍콩으로 여행을 갔는데 메콩 강 근처 시골 마을 사람들의 표정이 아시아 금융의 허브라는 홍콩 사람들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 행복이 무엇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박은경 RCE 재단 이사장으로부터 일을 제안받았을 때 망설임이 없었다. 통영에는 여행을 가본 적도 없었다.
통영의 주 수입원은 조선업이다. 불황의 타격이 커서 관광자원으로 관심이 옮아가고 있다. 통영 RCE는 교육관광지로서의 구실을 고민한다. 먹고 마시는 소비형 관광이 아니라 배움까지 생각하는 형태다. 일본 학생들의 수학여행을 유치하는 식이다. 새로 문을 여는 생태공원 안의 건물은 교육센터와 숙소를 겸한다.
20대 내내 변 국장은 40대처럼 하고 다녔다. 폐쇄된 지역사회에서, 20대 서울내기가 고안한 생존법이었다. 그래도 아직 지역에서 그는 ‘서울 사람’이다. 통영시 출연재단이어서 지자체의 지원이 절대적이지만 5년 내에 자립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후배 직원들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삶의 터전을 꾸리는 게 가능한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생태공원 곳곳에 새순이 돋았다.
‘지역으로 간 청년들’ 그들이 이룬 성과는?
먹고 마시는 관광을 넘어
‘이렇게 먹고사는 게’ 잘 맞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