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0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업무상과실치사상과 명령 위반 혐의를 받는다.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4개월의 수사 끝에,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임 전 사단장을 지목했다. 〈시사IN〉이 입수한 특검 공소장에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안전조치를 강구하기보다는 주로 언론 홍보를 의식해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작전 수행을 강조함으로써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으로 하여금 ‘허리 깊이 입수 지침’ 등 과도하고 무리한 작전 지시를 감행하도록 유발했다”라고 담겼다.2년 4개월 전으로 시간을
반환점을 돈 김건희 특검이 최근 수사팀을 재편했다. 두 개의 수사팀이 새롭게 구성됐다. 한 개는 신설됐고 다른 한 개는 기존 수사팀의 업무를 일부 바꿨다. 이들 수사팀에는 공통점이 있다. 수사를 지휘하는 특검보는 비(非)검찰 출신 인사가 맡고, 팀 구성원도 변호사 출신 특별수사관 및 파견 경찰관으로 구성되는 등 검사들의 참여가 배제되었다. 이번 수사의 주요 대상이 검찰, 그리고 검찰이 수사한 사건이기 때문이다.최근 3대 특검의 수사가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직 및 전현직 수뇌부로 향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윤석열 정
세 가지 다른 재판에서 하나의 진실이 고개를 들었다. 김건희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가방과 장신구를 건네받고 청탁을 들어줬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이다. 흩어진 조각들이 김건희씨의 재판과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재판, 그리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재판에서 하나로 맞춰지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금품을 줬다는 쪽(윤영호 전 본부장)은 일찌감치 수사기관에 자백하고 재판에서도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건네받았다는 쪽(김건희씨)은 수사는 물론 재판이 시작된 이후에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김건희씨를 기소한 특검은 다른 증거들로
2022년 2월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길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두 달 전인 2021년 12월26일 허위 이력 논란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김씨 모습이 외부에 포착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사진 속 김씨는 스카프와 마스크로 얼굴을 감싼 채 차량 운전석에 앉아 직접 운전대를 잡은 모습이었다. 김씨는 오전 7시부터 3시간가량 한 종교계 원로와 비공개 대화를 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당시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이 종교계 인사와의 만남에 대해 “인생의 지
채 상병 특검 수사가 윤석열 턱밑까지 향했다. 윤석열에게 10월23일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VIP(윤석열) 격노’에서 출발한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된 지 2년2개월 만의 일이다. 7월2일 출범한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두 차례 수사 기간을 연장한 끝에 100일 넘게 수사를 벌였다. 수사 결과, 그동안 ‘설’에 그쳤던 윤석열의 격노가 확인됐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을 비롯한 개신교 인사들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새로운 구명 로비 창구로 떠올랐다. 〈시사IN〉은 특검이 지난 100일간 밝혀낸 진실을 살폈다
김건희 특검이 반환점을 돌았다. 특검법으로 정해진 90일의 1차 수사 기간이 만료됐고(9월29일) 종료 시점에 맞춰 기한을 한 차례 연장(30일)했다. 최근 정부가 특검 수사 기간을 30일씩 두 차례 더 연장할 수 있는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김건희 특검은 올해 연말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특검 안팎에선 최대 한도까지 수사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김건희 특검은 7월2일 수사 개시 이후 김건희씨를 포함해 총 14명을 구속했다. 함께 출범한 내란 특검, 채 상병 특검과 비교해 가장 높은 ‘실적’이다. 수
국가유산이자 세계문화유산인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후의 신위를 모신 사당이다. 왕조의 정통성과 역사를 상징한다. 궁궐 좌측에 종묘가 지어지고 우측에 토지신과 곡식신의 제단인 사직단이 세워진다. TV 사극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종묘사직이 위태롭다’ ‘종묘사직을 보존하옵소서’라는 대사는 국가의 존망이 위태롭다는 뜻이다. 국가의 기반이며 정신적 구심점이 종묘사직이었다.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에도 종묘사직이 신성하게 보존됐다. 이곳이 모욕되고 훼손된 때는 일제강점기가 유일했다.2024년 9월3일은 매주 화요일로 지정된
수사기관이 속전속결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배경에는 보통 자신감이 깔려 있다. 추가 소환이나 별도 조사 없이도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건희 특검이 김건희씨 첫 소환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16개 수사 대상 가운데 수사 진행도와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세 가지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게이트)만 골라서 영장을 청구해 구속했다. 김건희씨 구속에 결정적 영향력을 가진 건 다른 곳에도 있었다. 특검이 영장에 담지 않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린 법정에서 깜짝 공개한 ‘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줄곧 내란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나라가 무책임한 정쟁으로 무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라며 돌연 총리직을 사퇴하고 5월2일 제21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5월5일 ‘내란 공범 의혹을 떨치지 못했는데, 당선되더라도 수사를 받을 것이냐’라는 〈시사IN〉 질문에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비논리적인 이야기”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 수사 결과, 한덕수 전 총리(이하 한덕수)가 내란을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범죄 사실이 하나둘 드러났다. 8월29일 특검은 한덕수를 내란 우두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통일교-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김건희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통일교가 각종 이익을 주고받기로 공모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통일교가 교리 실현과 이권 확대를 위해 윤석열 측을 지원했고, 김건희씨는 전성배씨와 역할 분담을 하면서 각종 이익을 주고받았다고 본 것이다.특검은 김건희씨를 ‘대통령 직무에 해당하는 각종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람’으로 규정했다. 김씨는 8월6일 특검 첫 소환조사에 출석하며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지만 특검팀은 다르게 판단했다.
국민의힘이 전례 없는 사법·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 특별검사팀 세 곳의 칼날이 동시에 국민의힘을 향했다. 당의 핵심으로 활동한 복수의 의원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수사 범위에는 지난 선거의 공천 과정과 헌법적 정당성 여부까지 따져야 하는 의혹들이 포함되어 있다. 결과에 따라 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새로 선출된 지도부의 첫 과제가 ‘대정부’ 투쟁보다 생존 그 자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란 특검: 그날 밤 ‘국회→당사→국회→당사’ 왜? 8월21일,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국회 사무처를
2024년 3월10일, 수사를 받던 한 피의자가 해외 대사로 돌연 임명돼 출국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로 임명되면서 한국을 떠난 것이다. 당시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의혹을 수사 중이던 공수처는 이 전 대사를 소환조사하기 사실상 어려워졌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런 이종섭 전 장관의 행보를 ‘런종섭(Run 종섭)’이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런종섭’ 사태는 이 전 장관이 오스트레일리아 대사로 부임한 지 25일 만에 사임
내란 혐의 수사에 관해, 검찰은 지금껏 수사 대상이 아닌 수사 주체였다. 내란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언급되지 않은 건 아니다. 방첩사령부 소속 A 대령은 윤석열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선관위 서버를 밖으로 반출하라는 등의 명령을 받고 선관위로 출동했다. 그때 ‘검찰’ 이야기를 들었다. A 대령은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이 “일단 (선관위에) 가 있으면, 검찰이나 국정원 같은 전문가 그룹이 올 것”이라고 지시했다고 2024년 12월16일 검찰에 진술했다.지시를 내린 정성우 전 1처장은 모호하게 답했다. “여인형 사령관으로
‘정당의 민주적 운영’ ‘정치와 종교 분리 원칙’ ‘시장경제 질서’. 김건희 특검이 김건희씨 구속영장에 열거한 헌법의 가치다. 개인이 평생 한 번 하기도 쉽지 않은 헌법 가치 훼손을, 김건희씨는 비슷한 시기 한꺼번에 해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그 일이 가능했던 이유로 ‘대통령 윤석열’이 가진 권력과 권한, 그리고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지위’를 짚었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대통령 배우자라는 자리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고, 이는 곧 국정과 인사에 개입한 국정농단이자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김건희씨는 모든 혐의를
김건희 특검의 접근법은 수사 대상 의혹 16개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인맥 네트워크로 연결됐다는 의심을 기반으로 한다. 각 의혹이 ‘정점’ 김건희씨를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개별 핵심 키맨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다른 의혹의 실마리도 동시에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핵심 피의자·참고인 중복 문제에 대한 교통정리를 하고, 나열된 사건들을 분리·결합해 재편하는 데 출범 전 준비 기간(20일)을 꼬박 채웠다. 현재 김건희 특검 수사는 크게 △통일교 청탁 의혹(건진법사 게이트) △집
특검과 검찰 특별수사는 명확한 목표와 타깃이 있다. 다만 복잡하게 꼬인 대형 권력형 범죄나 화이트칼라 사건 수사에서 정점으로 직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 경우 정점의 주변 인물이나 관련된 기업 의혹을 먼저 규명해 수사 발판을 마련하는 방식이 종종 쓰인다. 일종의 징검다리 전략이다. 출범(7월2일) 한 달, 김건희 특검이 화력을 집중하는 수사 대상 중 하나는 ‘집사 게이트’ 사건이다. 정해진 시간 내에 16개의 광범위한 의혹을 수사해야 하는 특검이 출범 직후부터 이 사건에 주목한 이유가 있다. 집사 게이트가 정점인 김건희씨에게 직접
해병대 수사단을 향한 수사 외압이 끝이 아니었다.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김진락 전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장(대령)이 2023년 8월에 작성한 수첩을 확보했다. 당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과정에서 획득한 자료다. 20여 쪽 분량의 수첩에는 채 상병 사건 외압 정황이 담긴 걸로 확인됐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던 박진희 군사보좌관이 김 전 단장에게 ‘임성근 전 사단장의 혐의가 너무 많다. 방어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등의 취지로 말한 내용이다.어떻게 된 일일까. 김진락 대령은 ‘채 상병
‘02-800-7070’ 발신자는 윤석열이었다. 전화를 받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2년 만에 털어놓았다. 2023년 7월31일 오전 11시54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실 내선 번호인 ‘02-800-7070’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168초간 통화했다. 그리고 그 직후인 오전 11시57분 채 상병 순직사건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 전날 직접 보고받고 승인한 사안이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로 해병대 수사단에서 준비한 언론 브리핑과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 일정도 당일 모두 취소됐다.채 상병 순직사건을 수사하던 박정훈 해
서울 종로구 세종로 100 KT광화문빌딩 웨스트(West). 건물 13층에 차려진 사무실에 검사, 공무원 수십 명이 드나든다. 파견 인력 최대 205명, 예상 수사 기간 170일, 7월2일부터 가동된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김건희 특검)’이다. 3대 특검 중 사무실이 강남에 위치한 두 특검(내란·채 상병)과 비교해 ‘광화문 특검’이라고도 불린다.김건희 특검은 3대 특검 중 가장 먼저 수사 지휘부를 꾸렸다. 수사를 위한 베테랑 전문 인력도 사정 기관과 금융 관련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