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라이벌들-갈등을 알면 중동이 보인다 미국이 떠난 중동, 러시아가 꿰차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 분쟁을 이해하는 세 축을 따라 연재를 이어왔다. 국가, 지역, 그리고 세계라는 세 층위가 그것이다. 나라 안에서 싸우고, 중동 전체의 구조적 갈등이 만연하며, 중동 밖 외세의 개입으로 더욱 어지럽다. 각각의 갈등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동 분쟁 해결이 어려운 이유다.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레바논 내전, 시리아 내전 등 1차 세계대전 이후 인위적으로 그어진 국경선 안에서 벌어진 국가 내부의 갈등은 헤아릴 수 없이 목도했다. 역사적·문화적 맥락을 무시하고 임의로 만들어진 국가가 평화롭게 유지되기는 무리 미국의, 미국에 의한, 미국 위한 중동 판짜기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까지 중동 분쟁을 당사자들의 관계와 내부의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고질적 분쟁,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의 종파 갈등, 부족과 종교 그리고 국가가 부딪히는 정체성의 투쟁, 이슬람 내부의 노선 논쟁 등 다양한 갈등선을 다루었다. 중동 분쟁을 설명하면서 외세 변수를 빼놓을 수 없다. 외세는 식민지 내재적 갈등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고, 직접 전쟁에 개입하는 등 분쟁 당사자이기도 했다. 특히 열강의 개입은 안정보다는 중동의 정치 질서를 어지럽히는 방향으로 작동했다.100년 전 1차 세계대전 당시 사이크스-피 카타르의 도전에 고뇌하는 사우디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 아랍 지역에서 가장 결속력이 강한 연합체는 걸프협력회의(Gulf Cooperation Council, 이하 GCC)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를 중심으로 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아랍에미리트·오만 등 6개 걸프 연안 국가로 구성된 지역 협력 기구다. 대개 다자 연합체는 언어, 종교 및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느슨한 연대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 GCC는 달랐다. 아랍·왕정·산유국이라는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6개국은 언어, 정치체제 및 경제구조 등 거의 모든 면에서 유사했다.GCC는 1981년 사우 이슬람 분열시키는 내부의 칼날 3개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7세기 아라비아반도에서 시작된 이슬람의 확장 속도는 놀라웠다. 지중해에 연한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대를 평정하고 기독교권까지 퍼져나갔다. 유복자로 자랐고 글조차 모르던 선지자 무함마드의 가르침이 이렇게 파장을 일으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척박한 사막 한구석에서 시작된 종교가 제국 로마의 기독교와 겨루며 이토록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기독교권은 점차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기존 종교와 신흥 종교가 맞부딪친 힘의 충돌이 일어났다. 일련의 충돌은 십자군 전쟁에서 절정에 이르렀다. 미증유의 성장을 보여준 이슬람의 힘을 ‘와타니야’에서 답을 찾는 중동 사람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에서 열린 한 학술회 때 아랍 학자들에게 질문을 받았다. 한반도 분쟁 해결이 왜 그렇게 어렵냐는 것이다. 압박이든 설득이든 대상은 평양 딱 하나인데 왜 실마리를 못 찾는지 의아해한다. 반면 25개국에 달하는 중동의 갈등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해서 한반도에 비하면 훨씬 해결이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물론 한반도 문제가 쉽다는 것은 단견이다. 대륙과 해양의 거대한 힘이 충돌하는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환경을 보면 한반도 평화를 단순히 북한 다루기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중동과 비교하면 한반도 문제가 상대적으로 단순해 보이는 것 타는 목마름으로 아랍의 민주주의를 쓰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에서 국가들을 새로 만들어냈다. 오스만제국이 해체된 자리에 새로 만든 국가가 들어섰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국가라 해도 건국 과정에서 이런저런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하물며 급조한 국가는 어떻겠는가? 역사적 맥락도 없이 열강의 이익에 따라 그은 국경 사이사이마다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이 숨었다. 이른바 사이크스-피코 협정의 여파는 100년 넘도록 불안정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시사IN〉 제596호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기사 참조). 아랍 청년들의 분노와 회한은 중동 분쟁의 뿌리, 사이크스-피코 비밀협정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2000년 동안 기독교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비난을 받는 인물이 있다. 로마 티베리우스 황제 시대인 AD 26~36년께, 유대와 사마리아 지방의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다. 예수를 재판했던 이다. 유대인들이 아우성을 치니 예수의 무죄를 알면서도 사형을 선고했던 까닭에, 졸지에 그리스도 고난의 주범이 되었다. 정작 예수를 배신하고 팔아넘긴 가룟 유다보다 더 비난받는 셈이다.중동의 복잡한 분쟁사를 이야기할 때 마치 본디오 빌라도처럼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 둘 있다. 영국의 마크 사이크스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조르주 피코다. 양국을 중동 패권 꿈꾸는 ‘비아랍 3국’의 부상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中東)’ 하면 자연스럽게 아랍이 떠오른다. 아랍은 인종이나 종족과 같은 혈통 공동체가 아니다. 중동이 지리적 공간을 지칭한다면, 아랍은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통칭한다. 언어 공동체 아랍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민족 개념과 결합하며 정체성을 획득했다.학자에 따라 규정에 차이가 있지만 중동에는 대략 25개 국가가 있다. 그중 아랍이 22개국이다. 절대다수다. 비(非)아랍은 3개국에 불과하다. 터키, 이란, 이스라엘이다. 그만큼 아랍의 존재감이 도드라진 지역이 중동이다. 아랍 민족은 아라비아 반도와 레반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70년의 교착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중동에는 국경이 반듯한 국가가 많다. ‘기하학적 국경 획정’이라고 부른다. 이게 왜 신기한가? 대개 산맥과 강줄기 등 자연지리를 따라 문화적 공동체가 분포하고, 그를 바탕으로 국가가 형성된다. 국경은 삐뚤빼뚤한 경계가 자연스럽다. 기하학적인 직선 국경은 그 나라가 누군가에 의해 자의적으로 생겨났음을 뜻한다. 이란과 이집트 정도를 제외하면 중동에는 20세기 이후 등장한 신생국이 많다.중동의 많은 ‘국가’는 제1차 세계대전 후 오스만 제국이 해체되면서 등장했다. 국가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제국의 백성들은 ‘국가’ 또는 ‘국민’이라는 생 언론인 살인으로 누가 이익을 얻는가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엽기적인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다. 외신은 연일 대서특필했고 중동 정세도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한 언론인의 죽음이 이렇게까지 세상을 뒤흔든 적이 있었던가? 한 달을 훌쩍 넘긴 지금 외신의 보도는 점차 잦아들고 있지만 여운은 길고 짙다. 언제 어떻게 다시 발화할지 모르는 불씨가 곳곳에 남아 있다.자말 카슈끄지는 왕족은 아니지만 작지 않은 영향력을 지닌 가문 출신이다. 터키계인 그의 할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건국한 압둘아 이·팔 분쟁의 뿌리는 역설투성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세계의 화약고라 불리는 중동을 대표하는 갈등은 무엇일까? 대부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하 이·팔 분쟁)을 떠올릴 것이다. 1948년 5월 이스라엘의 건국 선언 이래 70년간 이·팔 분쟁은 국제정치의 핵심 주제였다.이·팔 분쟁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일견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질서 재편 과정에 이스라엘 건국이 맞물리면서 문제가 불거진 것처럼 보인다. 좀 더 길게 잡으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의 영토를 분할해 재편한 유럽 열강의 개입을 기원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로는 더 오랜 역사가 뒤에 있다. 바로 유럽-지 왜 예멘 사람들은 난민이 됐을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 가장 비참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곳은 예멘이다. 그러나 그 참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멘의 비극을 보아달라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호소다. 이 무관심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동 어딘가에서 분쟁을 겪는 나라 중 하나려니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제주도에 5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들이 나타나자 예멘은 갑자기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나 이슬람 혐오 논란이 거세지만, 정작 예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전히 우리는 모른다. 내전의 배경은 무엇 사우디와 이란, 그 싸움의 이면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2016년 1월2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는 신년 벽두부터 반정부 테러범 47명을 처형했다. 일견 국내 문제로 보였지만 옆 나라 이란이 극렬하게 반발했다. 테헤란의 사우디 대사관으로 몰려든 이란 군중들은 사우디 국기를 끌어내렸다. 사우디 정부는 즉각 단교를 선언했고 지금까지 양국 관계는 악화 일로다. 전쟁만 하지 않을 뿐이지 적개심은 최고조다. 좀 뜬금없어 보인다. 한 나라의 정부가 자국 내 테러분자를 처벌한 것이 옆 나라에서 왈가왈부할 일이던가? 왜 이란은 흥분했을까? 왜 사우디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단교하며 이란과의 긴장을 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