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팬데믹 끝’ 폴더를 닫으며 [프리스타일] 김연희 기자 새로운 이슈를 취재할 때마다 새 폴더를 만든다. 취재 정리나 인터뷰 속기, 관련 자료를 저장하는 용도다. 취재를 시작한 날짜와 이슈의 명칭을 합해 폴더명을 짓는다. 2015년 기자가 된 이후 쭉 따라온 루틴인데, 요 몇 년 동안은 취재 폴더가 하나에 멈춰 있었다. ‘200130 코로나.’2020년 1월30일 코로나19 취재를 시작하고, 이 이슈를 쫓는 동안에는 기사를 쓸 때마다 순서대로 숫자를 붙여 ‘200130 코로나’ 폴더 안에 하위 폴더를 만들었다. 1. 진단검사 2. 바이러스 특성 3. 치료제 4. 백신 5. 마스크. 이런 2022 오미크론 시나리오: 성문 밖으로 나가시겠습니까? 김연희 기자 역사의 한 장을 살고 있다는 감각이 이처럼 또렷했던 시간이 또 있었을까. ‘코로나19’는 ‘1918 스페인 독감’에 버금가는, 아니 이를 뛰어넘는 이름이 되었다. 2019년 12월 중국 우한의 수산물 시장에서 정체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첫 장으로 인류가 겪어온 일들은 역사의 장면, 장면으로 새겨질 것이다. 2022년은 어떨까. 아직 백지로 남아 있는 이 장에 거대한 이야기의 결말이 쓰일 수 있을까.팬데믹 3년 차, 인류는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고 있다. 전파력을 극단적으로 높인 돌연변이인 오미크론이 출현했다. 선진국에서는 부 코로나19 전쟁의 최전선, 상록수보건소에서 보낸 4박5일 안산/글 김연희 기자·사진 이명익 기자·영상 최한솔 PD 관련기사보건소장 7명이 말하는 ‘번아웃’의 현장상록수보건소에서 보낸 4박5일 시민들은 매일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로 코로나19 상황을 체감한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확진자 1명이 나오면 자가격리자는 수십 명, 검사자는 수백 명에 이르게 된다. 지난 5월 말 기준 한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약 14만명이다. 여기에 수십 혹은 수백 정도를 곱하면 비로소 방역 현장에서 감당해온 방역 업무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전국 256개 보건소에서 K방역이라는 수레가 굴러간다. 이 수레는 자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100% 수동이다. 전 정확도 떨어지는 ‘신속 PCR’ 검사 받고도 ‘안심 존’ 될까? 김연희 기자 다양한 곳에서 코로나19 신속 검사 도입에 불을 지피고 있다. 정부, 국회, 지자체, 대학교 등에서 ‘신속 유전자증폭검사(신속 PCR)’와 ‘신속 항원’ 등의 신속 검사 도입을 촉구하거나 실제 시행에 옮기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신속 검사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앞다투어 나온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월14일 공연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신속 PCR’ 검사를 도입해 관광을 늘리고 페스티벌도 개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다음 날인 4월9일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 “백신 왔으니 좀 더 힘내”가 위험하고 무책임한 까닭 김연희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되며 팬데믹의 출구로 향하는 여정에 들어섰다. 그러나 이제 첫발을 떼었을 뿐이다. 〈시사IN〉 제704호 커버스토리 ‘백신×방역, 시험과목 늘었는데 난이도는 더 올라갔다’에서 백신이 곧바로 일상 회복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 백신접종이 개개인 보호를 넘어 사회적으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살펴보았다. 국내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고위험군 접종이 끝나는 상반기 이후에야 그 시점이 찾아오리라고 예상한다. 그때까지는 방역과 예방접종이라는, 거대한 프로그램 두 가지를 동시에 끌고 가야 한 백신×방역, 시험과목 늘었는데 난이도는 더 올라갔다 김연희 기자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되었다. 정부는 지난 2월26일 백신접종에 들어가며 11월 접종률 70% 도달을 목표로 잡았다. 18세 이상 전체 인구인 4355만명이 접종 대상이다.지난해까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할 수 있었던 조치는 사실상 ‘피해 다니기’였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대규모 검사를 시행해서 확진자를 찾아내며, 찾아낸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격리하는 대대적인 방역 조치를 시행했다. 이는 숙주인 사람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맞닥뜨리지 않도록 요리조리 도망 다니는 전략이었다.백신의 도입으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