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늘어나면 ‘누가 의대에 가야 할까?’ 김연희 기자 의과대학의 문이 넓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으로 동결돼 있던 의대 신입생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고2 학생들이 대학교에 진학하는 2025학년도 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겠다고 시점을 못 박았다. 2025년 대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내년 4월까지는 정원이 확정돼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2월 말이나 1월 초에는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적으면 300명에서 많으면 3000명까지 증원 규모가 점쳐진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를 저지해냈던 2020년처럼 이번에도 반대 목소 정신과 육체를 나눌 수 없는 게 인간이다 [여여한 독서] 김이경(작가) 오랜만에 연극을 봤다. 장애인 극단 다빈나오의 〈소리극 옥이〉. 장애인의 공연을 보는 것도 소리극이란 것도 처음이었다. 궁금증뿐 기대는 없었는데 그러나 그 이상이었다. 나무 그림자 뒤에 수어 통역사 두 명과 무대 해설자, 노래와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이 배경처럼 자리한 무대는 단출하면서도 그윽했고 이야기 또한 담백하면서 웅숭깊어 보는 내내 가슴이 시큰거렸다.시각장애인 옥이는 트랜스젠더 은아의 카페에서 엄마가 녹음해준 이야기를 점자책으로 만든다. 엄마는 지금 의식불명 상태. 병원에서 위독하다는 전화가 걸려오지만 옥이는 받을 엄두를 내지 [그림의 영토]내 집 한 칸 구하기가 이렇게 힘든가요 - 〈자리〉 박성표 (작가) 부동산이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이나 우리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에서 부동산은 사실 ‘아파트’의 다른 말이다. 어느 동네, 무슨 아파트에 사는가는 이미 그 자체로 계급이다. 그래서 20억원, 30억원을 뚫고 치솟는 아파트 가격에 관심을 쏟는다. 그런데 세상에는 월세 20만원, 30만원조차 부담스러운 사람이 훨씬 많다. 한편에선 강남 아파트와 종부세로 침 튀기며 싸우는 동안, 반대편에는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해 피 튀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자리〉는 김소희 작가가 친구 순이와 함께 작업실 겸 자취 집을 구하며 겪는 일을 그린 자 가난을 혐오하는 시대 가난의 ‘곁에 있다는 것’ 변진경 기자 세 종류의 가난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는 선과 악, 정의와 타락이 대립하던 시기의 가난이다. 다수가 가난했지만 그들 사이는 진흙처럼 끈끈했다. 건너편에는 선명한 악의 실체가 존재했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1978, 이하 〈난쏘공〉)이다.이후 20년, 가난에서 물기가 말라갔다. 가난이란 누구의 잘못인지를 물어 싸우기보다 어서 빠져나가야 할 대상이 되었다. 궁핍할지언정 단단하게 뭉쳐 있던 가족과 마을공동체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우리 모두의 가난’이 ‘나의 가난’으로 변하는 길목에서 〈괭이 독자와의 수다 전혜원 기자 독자 번호:119020025이름:김수희(33)주소:서울 관악구김수희씨는 2019년 2월부터 〈시사IN〉을 구독했다. 세상 돌아가는 걸 파악하고 싶은데 일간지 읽을 시간은 좀처럼 나지 않았다. 괜찮은 주간지를 찾다가 주변에서 〈시사IN〉을 추천받았다. 주말에 집에서 읽는다. 김씨 자신도 잡지 에디터다. 업계 종사자가 ‘매의 눈’으로 읽을 생각을 하니 긴장이 되었다.김씨는 천관율 기자의 기사를 좋아한다. 심지어 컴퓨터 키보드로 ‘필사’까지 할 정도다. 지금까지 필사한 기사는 5개라고 했다. ‘한국 사회 흔든 성인지 감수성(〈시사IN〉 ‘민법이 정의한 가족’ 밖의 세 가족을 만났다 이상원 기자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일부일처’ 중심의, 가장 기본적인 혈연 단위 공동체다. 사회 일반을 지배하는 원칙은 ‘등가교환’이지만, 가족 내부에서는 혈육과 사랑의 원칙이 작동한다. 가족이 별도의 원칙으로 운영되는 덕분에 사회 전체가 유지·발전될 수 있었다. 만약 부모가 아이와의 관계에서 ‘등가교환’을 고집한다면, 다음 세대는 성장하지 못할 터이다. 국가가 다양한 법률 제정으로 ‘가족의 가치’를 보호하는 이유다.이 같은 ‘정상 가족’으로 유지되어온 시스템이 변화되고 있다. 남녀 간의 전통적 성역할이 흔들리고 혼인율과 출산율이 크게 떨어졌다 여자들은 그렇게 편지를 쓴다 박수현 (다큐멘터리 감독) 정말로 편지가 도착했다.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의 이민경 작가가 ‘코로나 시대의 사랑’이라는 단기 메일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하여 구독을 신청한 지 몇 주 후였다. 누구든 작가에게 글을 보내면 작가는 일주일에 한 편 정도를 골라 공개 답장을 쓰고 구독자들의 이메일로 전송했다. “여자들은 그렇게 자꾸만 서로에게 응답해…. 시은이 너뿐만 아니라 원래 여자들이 그렇게 편지를 쓴다는 것을 아니?”라고 말했던 첫 번째 편지가 출발한 지 2주째. 뒤이어 네 통의 편지가 수신함에 도착했다. 비슷한 시기, ‘자매애’ 고취 방송 〈시스터후드〉 등을 교수 연구실 점거가 반지성적 행동? 홍덕구 (인문학협동조합 조합원) 지난 6월 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의 한 대학원생이 지도 교수를 검찰에 고소했다. 해당 교수는 2015년과 2017년, 몇 차례에 걸쳐 대학원생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는 이 사건이 2018년 7월 서울대 인권센터에 접수되었는데도 정직 3개월 권고라는 가벼운 처분으로 끝났다는 점이다. 이후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두 차례나 열렸지만 어떠한 징계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 피해자 처지에서는 두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지도 교수-지도 제자라는 특수한 관계는 그것이 개인의 성품에 힘입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별 지장 친박, 친노 같은 부활을 꿈꾸지만... 천관율 기자 한편으로 ‘황교안 체제’ 등장은 당연해 보인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자유한국당 다수파인 친박계가 2020년 총선 공천 경쟁을 염두에 두고 옹립한 대안이었다. 황 전 총리가 1월15일 입당한 직후, 한 친박계 의원은 “50%는 확보했고, 나머지 후보들이 남은 50%를 놓고 싸우는 구도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2·27 전당대회 결과와 같았다. 황교안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에서 55.3%를 얻어 당심(黨心)의 절반을 가져가면서 당 대표로 뽑혔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황교안 당 대표 시대는 역사의 농담처럼 들린다. 20... 시사IN 제599호 - 다시 시작된 세기의 밀당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기자들의 시선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COVER STORY IN '세기의 담판' 이렇게 엇나갔다 비건 특별대표팀은 사전 실무협상에서 북한 측에 완전히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받을 수 없는 안을 들고 왔다. 판이 깨지면서 북한이 '베트남 모델을 통한 부국의 길'을 거부한 셈이 되었다. • 숫자로 보는 북·미 관계사 • 왜 유엔 제재안 해제를 협상 카드로 던졌나 • 그의 미소가 사라진 순간 • 트럼프가 북에 공들이는 세 가지 이유 ISSUE I... 왜 예멘 사람들은 난민이 됐을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 “지금 가장 비참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곳은 예멘이다. 그러나 그 참상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예멘의 비극을 보아달라는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Oxfam)의 호소다. 이 무관심에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갈등이 끊이지 않는 중동 어딘가에서 분쟁을 겪는 나라 중 하나려니 하는 정도였다. 그러던 중 제주도에 5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들이 나타나자 예멘은 갑자기 뉴스의 중심이 되었다.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쟁이나 이슬람 혐오 논란이 거세지만, 정작 예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여전히 우리는 모른다. 내전의 배경은 무엇 세상과 불화하는 겁 없는 10대 이야기 김문영 (이숲 편집장) 넷플릭스에서 제작·방영된 영국 드라마로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은 〈빌어먹을 세상 따위(The End of the Fxxxing World)〉의 원작은 그래픽노블이다. 이 책은 간결하고 단순한 대사, 막 흘려 그린 듯한 무성의한 그림체가 시선을 끈다. 주인공 제임스와 앨리사의 관점을 나누어 편집한 챕터의 흐름은 ‘다행히도’ 놀란 독자의 가슴을 쉬어가게 만든다. 제임스의 엄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자살을 했고, 앨리사의 새아버지는 집을 떠나라고 앨리사를 압박하는데 친엄마조차 딱히 딸을 지켜주려 하지도 ... 인공지능이 내일 당장 일자리를 없앨까요? 천관율 기자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공포는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 내가 사는 런던에서 택시 운전자들이 종종 묻는다. ‘내 직업은 괜찮을까요?’ 나는 이렇게 답한다. ‘네. 당신 일이 기계로 대체되려면 아마 20년이나 30년 정도는 더 걸릴 겁니다.’”인공지능과 일자리의 관계는 거대한 논란거리다. 대체로 신기술은 일자리를 파괴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알려져왔다. 인공지능은 이 명제의 중대한 예외일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학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학계는 인공지능과 일자리의 관계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 “나는 고려인이다 어찌 두 마음을 먹겠는가” 김형민(SBS Biz PD) 1009년 고려 목종 12년, 고려에서는 엄청난 분란이 일어난단다. 목종의 어머니 천추태후와 내통한 김치양이라는 자가 역모를 꾸며 목종을 내쫓고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앉히려고 했지. 목종은 이를 진압하고자 서경(평양)에 나가 있던 강조 장군을 불러들이는데 강조 역시 다른 마음을 품고 있었어. 시원찮은 목종을 끌어내리고 임금의 숙부뻘 되는 사람으로, 오랫동안 감금 상태에 있던 대량원군을 왕위에 올리기로 한 거야. 목종은 폐위된 뒤 피살되는데, 이 소식이 거란 성종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어. 신하가 임금을 시해한다는 것은 당시로... GM은 군산에서 왜 브레이크 밟나 이종태 기자 지난해 6월 초 열린 미국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 주주총회에서는 사운을 건 전쟁이 벌어졌다. 도발자는 GM의 대주주(지분 3.6%)인 그린라이트캐피털(이하 그린라이트). 유명한 기업사냥꾼 데이비드 아인혼이 회장을 맡고 있는 헤지펀드다. 그린라이트는 지난해 3월, ‘GM 가치 상승 막는 천장 뚫기(Unlocking Value at GM)’라는 제목의 제안서를 경영진에 보냈다. GM의 주식(보통주)을 두 종류, 즉 ‘배당 전용 주식(Dividend Shares·배당전용주)’과 ‘자본가치 상승 주식(Capital Ap 잘나가는 선진국의 ‘변칙’ 가상통화 이종태 기자 최근 한국 정부의 비트코인 규제 움직임에 투자자들이 반발하는 가운데 선진국들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통화(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연구가 역설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잘나가는 선진국에서는 중앙은행까지 가상통화 발행을 모색 중인데 한국 정부는 규제나 하고 있다’라는 비아냥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복지국가 스웨덴이 조만간 국가 주도로 가상통화(디지털 법정화폐)를 발행할 것이라는 기사들이 연이어 나왔다. 초국적 금융기관인 HSBC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포메로이가 최근에 낸 보고... 섬뜩한 행복 이경미 (영화감독) 이 책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다. 파리에 살고 있는, 어린 두 아이를 키우는 젊은 부부가 완벽한 보모를 들이게 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평생 여기저기 전전하며 여러 가정의 아이들을 완벽하게 키워온 보모가 드디어 정착하고 싶은 가정을 만나면서 벌어진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평생 불가능한 꿈이 된다. 두 아이의 엄마 미리암은 정착할 수 있는 일터를 꿈꾸고, 평생 일터에서 살아온 루이즈는 안정된 가정을 꿈꾸지만 ‘뱀처럼 사악한 운명’은 두 여자가 각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면 ... 우리 안의 불 심보선 (시인·경희사이버대학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노르웨이에서 대박이 난 리얼리티 쇼가 있다. 연예인들이 나와 요리를 하거나 사생활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출연자는 일반인이다. 그들은 우승을 위해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경연을 벌이지도 않는다. 그저 장작을 패서 모닥불을 지피는 게 전부다. 프로그램은 그들이 그러한 일들을 평소와 다름없이 수행하는 장면을 편집 없이 장시간 방영한다.이 프로그램의 인기 이유는 무엇일까? 바쁜 일과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멈춤과 치유의 시간을 제공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출연자들이 장작을 쌓을 때 평평한 면을 아래로 해서 소녀는 그렇게 숙녀가 된다 송아람 (만화가) 보통 휴가는 익숙한 일상을 벗어나 자유롭게 쉬는 것을 뜻하지만, ‘여름휴가’라고 하면 괜히 더 설렌다. 더구나 사춘기 소녀라면 어떨까. 부모가 계획한 휴가에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서지만, 속으로는 일탈을 꿈꾸지 않을까. 그 일탈은 비밀스러울수록 좋다. 마치 피터팬과 웬디가 부모가 잠든 사이에 네버랜드를 다녀왔던 것처럼. 그렇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기만의 비밀을 하나씩 간직한 채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보다 근사한 휴가는 없을 것이다. 〈그해 여름〉은 매년 여름 같은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로즈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 임용고시 준비생과 기간제 교사는 서로 다른 사람일까? 조영선 (서울 영등포여고 교사)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교사가 되고 싶었다. 내가 좋아했던 선생님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3 생활’을 견뎠다. 시험을 망쳤다고 우는 친구 앞에서 표정관리를 하는 데도 익숙해졌다. 죄책감을 느꼈지만 경쟁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며 내 안에 걸었던 주문은 하나였다. ‘다 내가 교사가 되기 위해서야!’ 대학에 와서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임용고시를 봐야 했던 나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삶을 저당 잡혔던 ‘고3 생활’로 돌아가야 했다. 노량진 학원과 독서실만을 오갔다. 힘들 때면 내가 왜 교사가 되고 싶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