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권 카페베네 대표이사(43)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스타 경영인’으로 통한다. 영업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9세에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어 게임기 업체 ‘화성 침공’, 외식업체 ‘왕삼겹닷컴’ ‘추풍령감자탕’ 등을 성공시켰다. 각각 300호점 이상 매장을 열었다. 카페베네 압구정 로데오점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카페베네의 성공 비결이 궁금하다.
새로움이다. 스타벅스 방식이 커피전문점의 표준이 되는 것에서 역발상을 시도했다. 아기자기한 유럽식으로 갔다. 메뉴 종류가 많다는 데 고객들은 놀란다. 커피에 와플과 아이스크림까지. 그래서 일하는 분들이 관리에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한다. 메뉴, 매장 관리, 직원 교육 모든 부문에서 차별화하려 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했던 노하우를 여기에 활용했다. 마케팅에도 집중 투자했다. 매장이 16개일 때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하고 스타 마케팅에 투자했다. 처음에 사람들은 6개월을 못 버틸 거라고 했다.

커피전문점인데 텔레비전 광고를 했다. 조금은  무모해 보인다.
프랜차이즈 사업 경험을 돌아보면 고객들은 브랜드를 선호한다. 커피는 더욱 그렇다. 광고와 마케팅에 매달리는 것은 생존 전략이다. 매장이 16개일 때 광고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시사IN 백승기김선권 대표는 카페베네의 성공 비결을 새로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1조원짜리 커피전문점을 꿈꾼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모두 카페베네만 간다. PPL(간접 광고)에 돈을 쏟아 붓는 것 같다.
20~30대 초반 여성이 우리의 주 타깃이다. 그들의 관심사가 연예인이다. 드라마 한 편만 보면 투자가치가 없다. 예를 들어 드라마에 2억원 투자했다고 2억원만큼 매출이 오르는 거 아니다. 실제 모든 드라마에 PPL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나도록 하고 있다. 어딜 봐도 카페베네가 나오는 것처럼. 실제 다른 브랜드가 (PPL을) 하는 것도 우리가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웃음).

매출의 얼마 정도를 PPL에 투자하는 건가?
1분기 때는 집중적으로 PPL을 하려 한다. 대형 드라마에 거의 다 들어갔다. 5월부터는 (드라마 PPL 대신) 광고를 한 3개월 정도 강하게 할 예정이다. 매장이 16개일 때도 텔레비전 광고를 했는데 500개로 늘면 더 해야 하지 않겠나(웃음). 하반기에 가면 다시 드라마 PPL을 검토해볼 생각이다. 올해 예상 매출이 1600억~2000억원인데, 그중 약 150억원을 마케팅 예산으로 잡고 있다. 앞으로는 50~60대 고객을 더 끌어당기려 한다.

홍보에서도 탁월한 재주가 엿보인다. 커피전문점 기사를 검색해보니 대부분 카페베네 기사다.
그만큼 관심을 많이 받고 있는 거라 생각한다(웃음). 6월에 카페베네 뉴욕점을 연다. 60억원 정도 들어가는데 계산적으로는 절대 가면 안 된다. 얼마나 벌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된다. 미국인들은 ‘너희가 무슨 커피냐’고 무시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스타벅스도 유럽을 본뜬 것 아닌가? 커피에는 별 차이가 없다. 로스팅 기계도 같고, 로스팅 기술은 아주 근소한 차이다. 더구나 한국의 서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뉴욕에서 성공한 후 중국과 동남아에 진출해 (매출액) 1조원짜리 커피전문점을 만드는 게 꿈이다. 언론에서 우리 같은 업체를 좀 키워줘야 한다.

커피전문점이 2000개가 넘어 포화 상태다.
2005년에도 포화 상태라고 했다. 매년 대학 신입생이 50만명씩 쏟아지는데 모두 커피의 신규 고객이다. 그뿐인가. 50~60대가 매장에서 아메리카노를 드시는 순간 커피 시장은 두 배 이상 커진다. 2조원 시장은 금세 4조원짜리가 된다. 5000원짜리 김치찌개를 먹고 나서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여유를 가질 만큼 우리의 소비문화가 향상된 거다.

기자명 주진우 기자·김경희 인턴 기자 다른기사 보기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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