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3일 열린송현녹지광장 중앙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및 문화예술단체 작가들이 김주열 열사를 그린 그래피티 작품 ‘피다’를 펼쳐 들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3월23일 열린송현녹지광장 중앙에서 민족문제연구소 및 문화예술단체 작가들이 김주열 열사를 그린 그래피티 작품 ‘피다’를 펼쳐 들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청년의 얼굴이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송현광장)에 펼쳐졌다. 1960년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여했다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김주열 열사이다.

3월23일 송현광장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반대하는 문화행사가 진행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전국시사만화협회, 우리만화연대, 세종손글씨연구소, LAC 그래피티 스튜디오 소속 활동가 및 문화예술가들이 모였다. 작품 ‘피다’(위 사진)를 그린 그래피티 아티스트 최성욱씨(LEODAV)는 “젊은 작가도 이 문제에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나왔다”라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송현광장 개방으로 옛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 사이 닫혀 있던 길이 열렸다. ⓒ시사IN 신선영
송현광장 개방으로 옛 청와대와 광화문광장, 인사동, 북촌 골목길 사이 닫혀 있던 길이 열렸다. ⓒ시사IN 신선영

송현광장은 일제강점기 식산은행 사택과 해방 후 미군·미국 대사관 숙소로 활용되어 오다 110년 만인 2022년 10월 시민에게 임시 개방됐다. 서울광장의 3배에 달하는 전체 부지 가운데 일부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유다. 정부는 이 부지에 2027년까지 ‘(가칭)이건희 기증관’ 건립 계획을 세웠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나머지 약 2만6000㎡ 부지는 시민들을 위해 비워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월2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오 시장의 답변이 논란이 됐다. 오 시장은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대한 의견과 후보 장소를 묻는 최재란 서울시의원의 질문에 “지금으로서 가능성이 높게 논의되는 데가 송현동 공원인 것은 사실이고요. (중략) 영화 〈건국전쟁〉 상영이 일종의 공론화, 공감대 형성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3월23일 시민들이 송현광장을 가로질러 거닐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3월23일 시민들이 송현광장을 가로질러 거닐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북촌마을 방향의 송현광장 우측 보행길에서 거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북촌마을 방향의 송현광장 우측 보행길에서 거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사IN 신선영

경무대(옛 청와대)를 향하던 송현광장 일대 거리는 4·19혁명 당시 이승만 정권의 무력 진압에 의해 다수의 희생자가 나온 곳이다. 1960년 4월19일 중앙청 앞(현 광화문 부근) 시위 도중 총상으로 사망한 여중생 고 구순자, 고 최신자 학생의 모교인 덕성여자중학교가 광장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날 민족문제연구소 김무성 부팀장은 “이곳에 이승만 기념관을 짓겠다는 것은 광주 금남로에 전두환 동상을 세우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과거 4m 높이의 장벽이 1.2m 돌담으로 낮아진 송현광장에서는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사IN 신선영
과거 4m 높이의 장벽이 1.2m 돌담으로 낮아진 송현광장에서는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사IN 신선영

 

기자명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ss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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