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생존자 김주희씨(27)는 참사 초기 언론의 오보를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 공개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직접 경험한 사실이 왜곡 없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길 바랐다. 그는 대학 친구들에게 ‘단원고 특별전형’ 입학을 숨기지도 않았다. 오히려 기회를 준 학교에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학교생활에 임했다. 학과에서 처음으로 여성 학생회장을 맡기도 했다.
“저는 공개적인 말을 할 때 ‘다른 친구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자주 해요.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에요. 10년이 지나도 다 괜찮은 건 아니에요. 아직 힘든 친구도 있고, 이제 좀 나아진 친구도 있어요. 형제자매를 위한 ‘우리 함께’와 유가족이 모이던 ‘치유공간 이웃’이 다 문을 닫았어요. 지금은 생존자가 모이는 공간 ‘쉼표’만 버티는 상황이에요. 이제는 결혼도 하고, 애를 키우는 친구도 있어요. 다들 뿔뿔이 흩어졌지만 쉼표에서 가끔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이곳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해요.
평소에도 제가 잘못하면 친구들이 같이 욕을 먹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대학에 가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죠. 학생회장을 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예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세월호를 기억해달라고 말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걸 알아요. 저도 현실에 쫓기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생겨요. 하지만 매년 그 시기가 돌아오면 힘든 건 사실이에요.
생존 친구들과 다크투어리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대구지하철 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유가족을 만나는 시간이었죠. 그걸 계기로 세월호 이전에 일어난 다른 참사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서울시청 앞에 있는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도 여러 번 갔어요. 얼마 전 분향소 앞에 아이스링크장이 생긴 걸 보고 당황했어요. 시끌벅적한 분위기였죠. 거기 온 사람들이 즐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그런 장소에 분향소를 차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마음 아팠어요. 세월호 참사보다 더 어렵게 싸우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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