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이언주 전 국회의원

“해외 순방 연기? ‘김건희 리스크’ 감안… 통제할 수 없는 외신 두려워하는 듯”
“윤석열, 짜인 각본 안에서 통제 가능한 민생토론회 정도만 최소한으로 하려 해”
“거칠어지는 한동훈의 입, 개혁신당에 실망한 중도층 노려… 큰 효과 없을 듯”
“이재명 ‘사법 리스크’ 강조? 10만원 식사는 잘못이고, 명품 가방 수수는 괜찮나”
“한동훈 당 대변인이라면 톡톡 튀게 잘 한다고 할 수 있어… 당대표는? 형편없어”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한동훈 공천’… 윤석열 ‘40년 지기’ 컷오프는 윤석열 뭉갠 것”
“공천 과정 갈등과 진통 있을 수밖에… 국민의힘은 혁신이고, 민주당은 계파 갈등?”
“정치 경험 짧은 윤석열, 의사결정 잘못할 가능성 높아… 견제할 야당 존재 중요”

■ 진행자 / 아무래도 해외 순방 이야기를 먼저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순방 나흘 앞두고 취소 발표가 나왔는데,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어요.

■ 이언주 / 다들 짐작하다시피 선거 앞두고 눈에 안 띄려고 하는 거죠. 순방을 가면 전면에 나와야 하잖아요. 그리고 또 순방 일정 동안 계속 뉴스에 나오잖아요. 요즘 한동훈 비대위원장만 계속 나오고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안 보였는데, 국민들도 다시 상기되겠죠. 또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계속 커지고 있어서 그것도 감안해야 했을 거예요. 외신에도 많이 나왔잖아요. 외신들이 안 좋은 방향으로 관심을 갖고 조명하겠죠. 그러다가 또 다른 구설수가 생기거나 할 수 있고요. 그럼 또 외신이 한국에서 인용되면서 엄청 많은 기사가 생산되겠죠. 그렇게 통제할 수 없는 걸 두려워해서 순방을 취소한 거 아닌가 짐작되고요. 내부 언론은 어느 정도 통제가 되죠. 국익을 명분으로. 근데 외신은 기사 방향이 통제가 안 돼요.

■ 진행자 / 그러면 김건희 여사랑 함께 가지 않고 대통령 혼자 가는 것도 방법이지 않았을까요?

■ 이언주 / 글쎄 말이에요. ‘그분’이 꼭 가야 하나? 중요하지 않잖아요. 근데 윤 대통령도 눈에 띄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여러 의미로 절박하죠. 발등에 불 떨어졌고요.

김건희 여사가 2023년 4월26일 국빈 만찬을 위해 워싱턴 백악관 북쪽 포티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을 맞이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도착하면서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2023년 4월26일 국빈 만찬을 위해 워싱턴 백악관 북쪽 포티코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영부인 질 바이든을 맞이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도착하면서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드디어 민심을 눈치 보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까요?

■ 이언주 / 총선이 얼마 안 남았잖아요. 엄청나게 변신하겠죠. 잘 안 나타나고, 하고 싶은 것도 자제하고, 말도 안 하고.

■ 진행자 / 김건희 여사도 총선 전까지 공개 행보를 전혀 하지 않을까요?

■ 이언주 / 가능하면 안 할 거라고 봅니다. 대통령도 최소한만, 민생토론회 같은 것만 하려고 할 거예요. 민생토론회는 공약 발표 자리라고 생각해서 본인들에게 플러스라고 생각할 거고요. 그 외 상황을 컨트롤할 수 없는 건 안 하려고 하겠죠. 민생토론회는 대통령실에서 진행하고 짜인 각본 안에서 움직이니까 상황 컨트롤이 가능하잖아요. 그런 것만 할 겁니다.

■ 진행자 /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만 봐도 현재 상황을 “사실상 1교시가 끝났다”라고 정리하려고 하잖아요. 보수 언론에서도 그런 내용으로 칼럼을 쓰고 있고요.

■ 이언주 / 어휴, 대통령 신년 대담에서 한 얘기들 저는 기억도 안 나요. 하도 알맹이가 없는 얘기들이라서. 대통령이 뭘 하긴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잖아요.

■ 진행자 / 국면 전환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거다?

■ 이언주 / 비호감이 높았다가 안 보이니까 잊혀서 약해질 수는 있죠. 분노의 강도도 그렇고. 그런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을 자꾸 내세워서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시도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대통령 지우기를 하는 거죠. 그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많은 효과는 없어도 몇 퍼센트 효과는 있을 거예요. 유보층이나 중도층에게. 이를테면 개혁신당을 지지했다가 지금 실망하고 갈 데 없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한동훈 명분 삼아서 다시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 진행자 / 요즘 점점 강해지는 한동훈 위원장의 메시지도 결국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보시나요?

■ 이언주 / 한 위원장은 그보다는 그냥 본인이 신난 것 같은데(웃음). 언론이 잘 받아주지, 헤드라인에 자기 얘기 팍팍 나오잖아요. 지지자들은 환호하고요. 말하는 내용 보면 거의 상대를 막 찌르는, 막말 수준이잖아요. 잔인한 본성에 막 눈을 뜬 것처럼 보여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거죠. 좋을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잖아요. 오버하다 보면 큰 실수해요. 이미지가 나쁜 쪽으로 고착될 수도 있고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1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을 방문해 병원 현황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월15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을 방문해 병원 현황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진행자 / 어떤 발언들이 특히 좀 문제가 있다고 보셨어요?

■ 이언주 /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징역 5년 선고에 대해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김인섭 로비스트보다 더 중한 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잖아요. 이거는 굉장히 법률가답지 못한 이야기죠. 자기가 뭔데? 자기가 법원이라도 돼요? 이분 굉장히 비겁해요.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이게 정치인다운 어법이죠. “정상적인 판단을 하는 법조인이라면” 이게 무슨 말이에요? 그게 도대체 누군데요? 기자님들도 질문해야 해요. 그 법조인이 누구를 이야기하는 거냐고 물어보세요. 굉장히 무책임하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계속하는 거죠.

■ 진행자 /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강조하고 싶은 것 같아요. 어제 또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가 됐잖아요. 당내 경선 과정에서 관련 인사 등에게 1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했다는 의혹인데요, 이건 어떻게 보셨어요?

■ 이언주 / 잘했다고 할 수는 없죠. 1만원이든, 10만원이든 잘못한 건 잘못한 건데, 무섭네요. 부주의했던 건데, 너무하죠. 특히 야권 인사들은 시시콜콜 모든 것을,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한다고 생각하고 한 푼도 허투루 쓰면 큰일난다고 생각하게 되겠죠. 다 들여다보는 거 아니에요? 아니 이러면서 명품 가방 수수한 건 사과도 안 하고 넘어가잖아요. 너무 이중 잣대고, 문제죠. 근데 또 이렇게 하는 걸 보면 이재명 대표를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생각하긴 하나 보다 싶어요. 10만원 쓴 걸로 이런 걸 보면 굉장히 의식하나 봐요? 이재명 대표에 대해 기준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이 드는 거죠.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계속 강조하는 것은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요?

■ 이언주 /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는 지난번 영장 기각 이후로 조금 잦아든 게 아닌가 싶어요. 새로운 게 나오기 전에는, 어느 정도 면역이 된 그런 사안인 것 같고요. 하여튼 한동훈 위원장 말 하는 거 보면 무슨 초선 배지 달고 당 대변인 돼서 신난 사람 같아요. 개혁신당을 향해서도 “일종의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이라고 했죠? 그냥 “바람직한 통합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도로 말하면 될걸. 오늘은 어떻게 하면 언론에 내 말이 나갈까, 내 말이 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할까, 이런 것만 고민하는 것 같아요.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아니라 초선의 당 대변인처럼 자기 메시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하시는 거죠?

■ 이언주 / 대변인 수준이라고 하면 아주 톡톡 튀게, 너무 잘하고 있죠(웃음).

■ 진행자 / 당 대표로서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 이언주 / 형편없죠.

■ 진행자 / 현재 당 대표로서 핵심 업무가 소위 말하는 ‘시스템 공천’이잖아요. 한동훈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상황인데요.

■ 이언주 / 공천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이 되게 싫어할 것 같아요. 윤 대통령 말 안 듣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 같아요. 이미 레임덕도 온 거 아닌가 싶고요. 한 위원장이 ‘자기 공천’ 막 하고 있잖아요.

■ 진행자 / 지금 하는 건 ‘한동훈 공천’이다?

■ 이언주 / 그렇죠. 윤 대통령 별로 신경 안 쓰는 것처럼 보이지 않아요? 앞으로 더 봐야겠지만. 이미 권력은 한 위원장에게 넘어온 거죠. 윤 대통령은 끌어내릴 수도 없고 부글부글할 거고요. 선거 이기면 몰라도 지면 그 책임을 지겠죠. 지금은 액티브해 보이고 시원시원한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필 할 수 있겠지만, 대통령감으로 보이는 건 아니죠. 똑똑하죠. 주변에서도 “젊은 사람이 윤석열보다 똑똑하다”라고 이렇게 이야기해요. 그런데 대통령감인가 물으면 다들 갸웃해요.

■ 진행자 / 어제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사무처장이 컷오프됐어요. 이분이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분이잖아요.

■ 이언주 / 그냥 뭉갠 거죠, 윤석열 대통령을. 정말 너무 신났어요. 윤 대통령하고도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겠죠. 그럼에도 한동훈 위원장이 쇄신 코드, 세대교체 이런 카드를 갖고 있잖아요. 그런데 보세요. 자기들 물갈이는 혁신이라고 하면서 민주당은 계파 갈등이라고 해요. 프레임을 그렇게 짜잖아요. 예를 들어서 ‘명문 갈등’이라는 게 과연 있나요? 그러니까 (지금) 친문 세력이 있나요?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권력이 없기 때문에, 친문에 권력이 있다고 할 수 없어요. 당내 실체가 있는 세력으로서 계파 갈등을 말할 수 없는 거예요. 신구 갈등이라고 해야죠. 권력이 교체되면 항상 신구 세력은 갈등하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친명’과 ‘비명’이 있을 수 있죠.

■ 진행자 / 그렇다면, ‘윤-한 갈등’ 2차전은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 이언주 / 보수 언론이나 종편은 쇄신, 혁신, 세대교체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데, 세대교체를 하다 보면 갈등과 진통이 있죠. 계파 싸움 논리로 따지면 어떤 당도 물갈이할 수 없어요. 신구 세력 교체를 전부 계파 갈등으로 몰고 가는데 어떻게 물갈이하겠어요? 그 프레임에 굉장한 의도와 기획이 있다고 저는 보고요. 그런 부분을 시민들도 날카롭게 보셔야 해요. 하여튼, 윤 대통령이 몰락하면 여당도 같이 몰락하는 거예요. 한동훈 위원장도 결국 같이 몰락하겠죠. 잘 되면 레임덕이 더 심화되면서 신구 갈등 심해질 거고요, 잘 못 되면 같이 망하고요.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하는 이상한 구조인 거예요. 집권여당은 정권 말기가 되기 전에는 이런 신구 세력 경쟁이 벌어지면 안 돼요.

윤석열 대통령이 2월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월13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열한 번째, 부산이 활짝 여는 지방시대’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시겠어요?

■ 이언주 / 내가 그 사람한테 왜 조언을 해요? 뭐 답이 없어요.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바뀔 리가 없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왔을 때 생각해 보세요. 자신들의 세력을 몰락시켰던 검사가 자기 당의 대선 후보로 온 거예요. 애초에 신뢰 관계 속에서 권력을 잡은 게 아니잖아요. 처음부터 성공하기 어려운 동거였어요. 제가 대선 때 이미 예언했잖아요(웃음).

■ 진행자 /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짚어보죠. 차관급인 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 인재개발원 유튜브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내용을 업로드했습니다. 김 원장은 과거 ‘극우 유튜버’와 다름없는 행보를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 이언주 / 개념이 없죠.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이 공공기관 아닙니까? 정치적 중립 의무와 품위 유지 같은 건 다 어디 갔어요? 너무 심해요, 정말.

■ 진행자 / 윤석열 정부 들어서 대통령 주변 혹은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와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잖아요.

■ 이언주 / 굉장히 널리 이용하는 것 같아요. 윤 대통령이 정치 경험이 짧고 한계가 있다 보니까 여러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거죠. 그래서 위험한 거죠. 이상한 의사 결정을 하게 되잖아요. 노련하고 정치 경험 많은 사람은 극우 유튜브를 보든 극좌 유튜브를 보든 중심은 안 흔들려요. 보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도 자기가 흔들리면 안 되잖아요. 저는 윤석열 정권이 가장 심각한 건 대한민국의 국군 통수권자이자 동시에 모든 의사결정의 최고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굉장히 어이없는 결정을 할 위험이 있다고 보여서 정말 걱정이에요. 그 결정에 따라서 우리 생명과 재산과 모든 것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데, 어떡하죠? 이미 외교에서도 굉장히 많은 사고를 쳤잖아요. 제가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선전해서 견제해야 한다고 말할 때 가장 중요한 게 이런 지점이에요. 근본적인 생존 문제가 흔들리면 안 되잖아요. 국지전이 발생했을 때 의사결정을 잘못해서 확전 될 우려가 있다고 하면 어떡해요? 그래서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의 존재가 중요해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김세욱·이한울 PD
진행 : 김은지 기자
출연 : 이언주 전 의원, 김민하 시사평론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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