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범준 ㈜세바시 대표PD 겸 대표이사. ⓒ시사IN 조남진
구범준 ㈜세바시 대표PD 겸 대표이사. ⓒ시사IN 조남진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은 매년 초 분야와 관계없이 등장하는 경영 화두다. 지속가능성은 급변하는 환경 속 안정적 유지를 가능케 한다. 확장성은 도태와 정체를 막고 새로운 기회를 준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은 두 가지 키워드가 결합돼 성장해온 브랜드다. 출범 13년 차인 현재까지도 세계관을 계속해서 넓히고 있다.

〈세바시〉는 2011년 CBS 사내 벤처로 탄생했다. 단순 콘텐츠,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사업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시청률 대신 매출로 평가받았다. 2017년에는 독립 법인이 됐고, 지금까지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구범준 ㈜세바시 대표PD 겸 대표이사(54)가 기획과 사업 제안, 독립 경영까지 전 과정을 이끌어왔다.

〈세바시〉는 강연 콘텐츠다. 소재 자체는 새롭지 않았다. 구 PD는 대신 〈세바시〉 강연자들로부터 ‘나의 이야기’를 끌어냈다. 전문지식을 전할 때도, 위로를 보내거나 격려를 건넬 때도 자신이 겪은 경험과 이야기를 중심에 둘 수 있도록 코칭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바시〉의 이야기는 하나하나 특별할 수밖에 없고, 단 하나도 겹치지 않는다. 마치 천일야화처럼 시간이 변하고 환경이 달라져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구 PD는 〈세바시〉 첫 회부터 유튜브와 다음TV팟, 팟캐스트에 무료로 공개했다. SNS에 일부를 공개하고 유료 결제를 유도하던 당시 방송사들의 주요 전략과는 정반대였다. 구 PD는 이렇게 말한다. “오픈 콘텐츠 전략이었어요. 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텔레비전보다 모바일, PC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었어요. 쉽게 접근하고 장벽을 낮추면 콘텐츠가 저절로 확산될 거라고 판단했죠. 그렇게 되면 별도의 홍보, 영업활동이 필요 없어지게 될 거라고 생각했고요. 실제로 이런 활동 없이 기업들의 콘텐츠 구매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구 PD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플랫폼 ‘세바시랜드’를 론칭했다. 기존 강연자들의 강연뿐만 아니라, 시청자 및 일반 참여자들도 강연과 커뮤니티를 개설할 수 있다. 다양한 정보와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커뮤니티가 자생적으로 만들어진다. 구 PD의 개입 없이도 〈세바시〉 세계관을 참여자들이 확장한다.

그는 〈세바시〉 기획 단계에서 블러핑(bluffing, 허풍·허세)이 있었다고 했다. 드문드문 밀려드는 회의감을 걷어낸,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그는 그렇게 표현했다. 구 PD는 “상상과 가정에서 출발했어요. 중요한 건 배우고 공부하고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상상을 구체화하고 믿는 대로 실행에 옮기는 거였어요. 지표로 증명된 상상과 믿음이 회사와 시장을 설득했고 신뢰로 돌아온 거죠”라고 말했다.

기자명 문상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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