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부종합사회복지관 임남희(56) 부장은 세월호 참사 직후 고잔복지센터에 만들어진 ‘힐링센터 0416 쉼과힘’의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10년 가까이 참사로 내상을 입은 마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가족과 주민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
“저는 안산에서 30년 넘게 살았어요.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대학원 논문을 준비 중이었죠.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등학교 앞에 있는 선부종합사회복지관 분관 고잔복지센터로 발령을 받았어요. 2014년 9월15일 ’힐링센터 0416 쉼과힘’이 문을 열었을 때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어요. 유가족을 팔아서 뭘 하려고 그러느냐는 말도 들었죠. 분향소를 매일 찾아가기도 했어요. 다른 단체들이 2017년 이후 지원이 끊겨서 떠날 때 저희는 명성교회 덕분에 끝까지 남을 수 있었죠. 여기서 유가족들과 주민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갔어요.
단원고 앞으로 운구차가 다니고, 언론이 몰려오니까 동네 주민들은 불편하지만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벽이 생기는 게 보였죠. 한번은 주민센터 옥상에서 주민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을 불러서 밥을 먹는 행사를 열었어요. 보상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문에 대해 그 자리에 참석한 유가족이 직접 국가책임을 인정받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고요. 그런 자리가 필요했어요.
옆에서 지켜보니 아이를 잃은 엄마들에겐 일종의 화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우리 아이의 죽음이 이 세상에 씨앗이 되어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는 분들이에요. 저는 10년 동안 일하며 알게 된 것이 있어요. 어떤 사람이 살얼음판을 걸을 때 그 얼음이 깨어지지 않도록 얼음판을 밟지 않는 것도 공동체라는 것이죠. 그 사람이 안전할 때까지, 마음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려주는 거예요. 그 안에서 개인이 존중받는 그런 공동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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