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월~목 오후 5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김은지 기자
■ 출연 : 박지원 전 국정원장

“윤석열·한동훈 만나서 3시간 동안 민생 얘기? 누가 그걸 믿겠나”
“남미 언론까지 김건희 명품 가방 수수 다뤄… 이런 망신을 국민이 왜 받아야 하나”
“김대중·노무현은 임기 중 150회 기자회견, 윤석열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 한 번뿐”
“김건희가 덫에 빠진 피해자? 집권여당이 국민을 ‘졸’로 보나”
“김건희 최재영에게 북한 관련 책 받았다면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
“김건희 특검법 처리와 ‘용핵관’ 공천 문제로 한동훈 결국 사퇴할 것”
“윤석열의 정치생명은 유한… 국민 상식으로 정치해야 한동훈에게 기회 와”
“유승민, 개혁신당에서 자신의 정체성 흐리기보다 국민의힘에서 기회를 노릴 것”
“‘낙준연대’ 가능성 낮아… 국민의힘·개혁신당·민주당·개혁미래당 4당 구도로 총선”

■ 진행자 / 월요일의 코너, ‘박지원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시작하겠습니다.

■ 박지원 / 제가 다 해봤는데, 뇌물받고 오리발 내미는 것은 안 해봤어요.

■ 진행자 / 김건희 여사 말씀하시는 건가요?

■ 박지원 / 그렇죠.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외신 나오는 거 보세요. 이런 망신을 국민들이 왜 받아야 합니까? 영국의 BBC, 미국의 〈타임〉 〈로이터〉 이런 건 그렇다고 해도, 남미 페루 언론에서까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한국이 우스워지고 있는 거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은 외교를 왜 합니까? 곧 또 해외순방 나가실 텐데, 김건희 여사도 나가나요?

■ 진행자 / 원장님이 알려주셔야죠(웃음).

■ 박지원 / 어느 나라로 갈지 모르지만 나가면 외국에서 그럴 거 아니에요? 명품 가방 들고 왔나 안 왔나 다 볼 거 아니에요?

■ 진행자 / 해외순방 일정에 김건희 여사가 같이 나가면 안 된다는 말씀인가요?

■ 박지원 / 가야죠. 가방 들고 왔는지 아닌지 본다고 하더라도 같이 가야죠. 그렇지만, 가기 전에 이런 문제를 국민들에게 밝히고 또 특검을 받겠다고 하고 가야죠.

■ 진행자 / 지금 상황 봐서는 말씀하신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것 같지 않은데요.

■ 박지원 / 그러니까 내가 다 해봤는데 그렇게 오리발 내미는 건 안 해봤다니까요. 이건 심해요.

■ 진행자 /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기자회견은 고사하고 언론사 대담도 안 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와요.

■ 박지원 / 대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할 수도 있다, 해서 제가 경고했잖아요. 해봐라. 민심이 불타고 있는데 휘발유 확 끼얹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했는데, 안 한대요?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한 달을 맞이했는데, 여전히 김건희 여사 이슈가 가장 큰 숙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창밖을 보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창밖을 보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지원 / 그러니까 오늘(1월2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이 오찬을 하고, 대통령과도 30분 별도로 이야기했다는데 이건 봉합이 아니에요. 언 발에 오줌 누기에요. 곧 터집니다. 안 터질 수가 없는 게, 한동훈 위원장이 기자들이 질문하니까 “나는 변한 게 없다” 하잖아요. 그럼, 누군가는 변해야 할 것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이 변했어요? 김건희 여사가 변했어요? 곧 공천 파동이 날 거고, 특검 재의결 투표해야 할 거고, 그럼 어떻게 되겠어요? 기자회견도 할 거면 차라리 〈시사IN〉하고 해라, 이거에요(웃음). 〈시사IN〉에서는 국민들이 궁금한 질문 다 할 거 아니에요?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동안 150회 기자회견, 노무현 대통령도 150회, 훌륭한 박근혜 대통령은 두 번, 더 훌륭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에 한 번 하고 지금까지 안 하시는 거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왜 민주주의를 한다고 해요?

■ 진행자 / 특정 언론사와 대담을 하더라도 사과가 아니라, 입장 표명을 할 거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잖아요.

■ 박지원 / 사과해서 해결될 문제냐고요. 이수정 교수가 재밌는 이야기를 했어요. 처음에 ‘김건희 사과’ 연기를 피운 게 이수정 교수와 김경율 비대위원이었잖아요. 군불을 땠죠. 한동훈 위원장이 살살 부채질하다가 콱 걸렸는데, 보세요. 이수정 교수가 “김건희 여사는 덫에 빠진 피해자다”라고 입장을 바꿨잖아요. 왜 김건희 여사가 피해자예요? 말이 안 되죠. 총체적으로 집권 여당이 국민을 얕보고, 국민을 ‘졸’로 보고 이런 말을 하는 거예요. 말이라도 하지 말아야지.

■ 진행자 / 원장님이 지금 대통령실 비서실장이라면 어떻게 조언하시겠어요?

■ 박지원 / 유감 표명이 아니라, 수사를 받겠다고 해야죠. 그런 얘기 하라고 비서실장이 있는 거예요. 가서 한동훈 위원장 ‘물러나라’ 하는 게 아니고요. 바로 한 위원장한테 되치기 당해버리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공무원법 위반, 정치 개입, 선거법 위반, 그 행위를 전달한 이관섭 비서실장도 마찬가지죠. 민주당이 고발하면 조사받겠죠.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조사받아야 해요. 한 위원장은 법꾸라지예요. 자기 핸드폰은 포렌식 못하게 딱 해버리잖아요. 내 핸드폰은… 내 불쌍한 핸드폰은 진짜 주인을 잘못 만나서 몇 번을 (검찰에) 갔다 왔어요.

■ 진행자 / 원장님도 아이폰을 쓰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웃음)

■ 박지원 / 국산품을 사용하는 것이 꼭 애국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산품을 써야죠. 저는 양복도 다 광주에서 해 입는다니까요?(웃음)

■ 진행자 /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전달한) 최재영 목사는 가방 외에도 양주라든지 여러 가지를 전달했다고 하는데, 영상으로 남아있는 건 가방이잖아요.

■ 박지원 / 제가 최 목사를 우연히 최근에 만났어요. 경찰이고 검찰이고 아무도 자기한테 연락을 안 한다는 거예요. 이 사람들, 수사도 안 하는구나…. 그분이 대북사업을 하잖아요. 태영호 의원이 최 목사를 북한 공작원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던데, 모르죠. 진실인지 아닌지. 하지만 저처럼 대북 문제를 진보적으로 풀려고 하는 사람도 최 목사 같은 사람이 주는 책을 받는 것은 굉장히 위험해요. 박지원이가 받았다고 하면 이미 국가보안법으로 잡혀갔어요. 나는 그래도 김건희 여사가 대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니까, 그래도 ‘김건희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하고 회담하면 좋겠더라고요.

■ 진행자 /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은 아니잖아요.

■ 박지원 / 대통령이죠, 지금 하는 것 보면. 대통령 김건희, 영부남 윤석열… 제가 몇 번 얘기해요. 적어놔요(웃음).

최재영 목사가 1월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법 즉각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영 목사가 1월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김건희 특검법 즉각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청와대에도 근무해 보셨으니까, 실질적으로 영부인이 남북문제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 박지원 / 가서 대화할 수 있잖아요. 이설주 여사하고도 하고, 김여정하고도. 저도 김여정하고 친해요. 그런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검증되지 않은 북한 서적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대통령실 경호가 허술했다는 거예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대체 역할이 뭐예요? 영부인이나 대통령에게 들어오는 물건을 검증 안 하고 왜 서있어요? 어떤 경우에도 정상 내외에게는 직접 물건을 주지 않아요. 반드시 비서실 또는 의전 비서관을 통해서 전달돼요. 서류 한 장 안 줘요. 몰카 덫에 걸렸다는 데, 몰카에 카메라만 있으니 다행이지 위험한 무기라도 있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 진행자 / 경호나 의전 부분에서도 완전히 실패했다?

■ 박지원 / 진보당 국회의원은 악수하고 말 몇 마디 했다가 개처럼 끌려 나오는데, 그렇게 야무진 경호처가 대통령 부인에게는 그렇게 해서 되겠느냐 말이죠. 나는 더 의심스러운 게, 이제 그런 의혹을 풀어줘야 해요. 특검을 해서 불식시켜줘야죠. 최재영 목사가 그러잖아요. 만나고 나오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고. 말 잘못하면 고소하니까 못하지만, 뭘 가지고 어떤 사람들이 들어가서 뭘 했는지 누가 알아요? 의혹이 있으면 풀어주는 것이 대통령이, 영부인이 할 일이죠.

■ 진행자 / 프레임이 사과 여부로 좁혀진 것 같아요.

■ 박지원 / 민주당은 사과 요구 안 했어요. 오직 특검으로 가겠다.

■ 진행자 / 이제 관심은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언제 하느냐라는 부분으로 또 모이는 것 같은데요. 민주당에서는 총선 이후로 재표결 일시를 늦추는 것까지 고민한다는 보도가 〈중앙일보〉 단독으로 나왔어요.

■ 박지원 / 홍익표 원내대표가 전략적, 전술적 판단을 해야겠죠. 원내 지도부에 맡겨두는 것이 좋아요. 국민의힘 공천 학살은 여러 현역들이 이준석 소위 개혁신당으로 넘어가는 타이밍을 잘 봐야 하거든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 진행자 / 지금 (박지원 전 원장님이 민주당) 원내대표라면 어떻게 하실 것 같으세요?

■ 박지원 / 지켜보다가 결정적 순간에 해야죠. 박근혜 탄핵 때도 그랬지만, 김건희 특검도 상정이 목표가 아니라 가결이 목표예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두고 보자 이거예요.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진상규명 수사촉구 천만서울시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월29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및 명품백 진상규명 수사촉구 천만서울시민 서명운동본부 발대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진행자 / 한동훈 위원장의 지난 한 달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세요?

■ 박지원 / 젊은 사람답게 액티브하게 돌아다니고, 잘한 것도 있겠죠.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내 생각은 변함없다” 이거는 최소한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 건 잘했죠.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식사하고 재밌는 시간을 가진 것 같은데, 거기서 무슨 얘기가 왔다 갔다 했는지는 누가 알겠어요?

■ 진행자 / 공식 발표로는 민생 이야기만 했다고 해요.

■ 박지원 / 무슨 민생 얘기를 했어요? 제가 볼 때는 최소한 두 가지 명령이에요. 김건희 특검 절대 하지 마라. 공천은 ‘용핵관’으로 해라. 이 명령을 수정하고, 권한을 당에 넘겼다고 하면 획기적인 변화죠. 그렇지만 누가 보더라도 그 명령은 남아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고 하는 신평 변호사도 그런 뜻으로 글을 썼잖아요.

■ 진행자 /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퇴해야 한다고 썼죠.

■ 박지원 / 한 위원장 사퇴한다,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한 사람은 박지원입니다(웃음). 정치가 다른 게 아니에요. 국민의 상식을 가지고 하는 거예요. 국민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가지고 정치를 하라는 게 김대중 대통령의 말씀이었어요.

■ 진행자 / 결국 공천 문제나 특검법 문제로 한동훈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질 수밖에 없다?

■ 박지원 / 〈중앙일보〉 칼럼 보면 나오잖아요. 김건희 여사가 그랬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가 입당하면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나요?” 더 얘기하면 제가 잡혀가요(웃음). 선거 전에는 안 잡혀가고 해남완도진도에서 승리해서 국회의원이 되가지고 ‘윤석열, 김건희 대통령’한테 웃통 벗고 한 번 싸울 거예요. 제가 싸워야 해요.

■ 진행자 /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한동훈 위원장이 진다면, 정치적 생명도 끝나는 것 아닌가요?

■ 박지원 / 순간적으로는 끝날 거예요. 그렇지만 윤석열과 김건희의 정치생명은 유한해요. 길어봐야 1년이에요. 총선 후에 대선까지는 2년이 남아 있는데 한동훈 위원장이 국민 상식으로 정치를 해야 살아남고 아니면 끝나는 거죠.

■ 진행자 / 국민 상식으로 정치를 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 박지원 / ‘용핵관’ 막고, 김건희 특검도 해야죠. 당장은 윤석열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한동훈 위원장은 국민들로부터 굉장히 박수받을 거예요.

■ 진행자 / 한 가지 더 짚어보죠. 유승민 전 의원이 개혁신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예측이 있었는데, 국민의힘 잔류를 선언했습니다. 심지어 공천을 신청 안 하겠다고 했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 박지원 / ‘갓파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 진행자 / 왜요?

■ 박지원 / 아무튼 그래요. 김종인 위원장은 이준석-양향자-금태섭을 함께 묶으려고 하는 게 보이잖아요. 이준석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동참하지 않으니까 동력이 약간 주춤할 거라고 봐요.

■ 진행자 / ‘유승민 전 의원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졌을 때 다시 한번 본인에게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 박지원 / 기회를 보고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개혁신당처럼 스펙트럼이 넓은 곳에 가서 자기 정체성을 흐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국민의힘에 남는 걸 선택한 거라고 저는 봐요.

1월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인재영입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1월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새로운미래 경기도당 창당대회에서 이낙연 인재영입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연합뉴스

■ 진행자 / 주말 사이에 개혁미래당이 창당했어요. 민주당 탈당파와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을 합쳤는데요. 당 이름을 보면 결국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합치고 싶어서 러브콜을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어요.

■ 박지원 / 그렇게 봐요. 아무튼 ‘개’자 들어가는 당이 많네. 개혁신당, 개혁미래당… 줄이면 개미당, 개신당… 개딸까지.

■ 진행자 / 이준석-이낙연 통합 연대 가능성은 어렵다고 보시는 거죠?

■ 박지원 / 이낙연 전 대표나 개혁미래당 분들은 (이준석 대표를) 쫓아다니겠죠.

■ 진행자 / 결국 국민의힘-개혁신당, 민주당-개혁미래당 4당 구도로 간다?

■ 박지원 / 저는 그렇게 봐요.


제작진
책임총괄: 장일호 기자
프로듀서 : 최한솔 PD, 김세욱·이한울 PD(수습)
진행: 김은지 기자
출연: 박지원 전 국정원장, 김민정 보좌관, 이은기 기자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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