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이틀이 지난 2011년 3월13일 사람들이 부서진 철교 아래를 지나 다른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도요다 나오미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이틀이 지난 2011년 3월13일 사람들이 부서진 철교 아래를 지나 다른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도요다 나오미
2023년 3월30일 복구된 철교 위로 후타바초·조반선 전철이 달리고 있다. ⓒ도요다 나오미
2023년 3월30일 복구된 철교 위로 후타바초·조반선 전철이 달리고 있다. ⓒ도요다 나오미

단어의 결합이 잘못된 거 아니야? 제목을 본 친구의 말. 후쿠시마와 산책이라니! 뭐부터 얘기해야 할지… 나는 할 말을 고민하고 친구는 기다린다. 방사능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이야. 체르노빌 생존자 증언에서 봤어. 세슘은 짙은 남색이고, 비에 젖어 텃밭을 굴러다녔다고. 후쿠시마에서도 방사능을 볼 수 있어. 버려진 가방과 신발들, 작업복 바지와 긴 장화, 다시 달리는 열차와 복구된 거리. 일상을 회복했다는 건 슬픔이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슬픔을 미래로 나르겠다는 의미야. 더 이상 불타지 않는 거리로. 보이지 않는 울음이 들리는 거리를 걸어 내려가면 그 끝에 우리의 미래가 있어. 다시 한번 말해볼까? 히로시마 원폭이 떨어진 곳에 처음 등장한 생명은 송이버섯이었어. 이 버섯을 먹어도 될까? 먹지 않으면 그걸로 괜찮을까? 후쿠시마는 과거에 일어난 사건이지만, 우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2019년 9월1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8년6개월 뒤, 인적 없는 오쿠마초 오노역 앞의 상점가 모습. ⓒ도요다 나오미
2019년 9월15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8년6개월 뒤, 인적 없는 오쿠마초 오노역 앞의 상점가 모습. ⓒ도요다 나오미
2023년 3월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2년 뒤, 오쿠마초 오노역 앞 상점가는 해체 공사 중이다. ⓒ도요다 나오미
2023년 3월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2년 뒤, 오쿠마초 오노역 앞 상점가는 해체 공사 중이다. ⓒ도요다 나오미
2021년 10월1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0년 뒤, 피난 간 후타바초의 한 보육원에 아이들의 가방이 남겨져 있다. ⓒ도요다 나오미
2021년 10월18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0년 뒤, 피난 간 후타바초의 한 보육원에 아이들의 가방이 남겨져 있다. ⓒ도요다 나오미
2022년 8월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1년 뒤, 빈터가 된 후타바초의 한 보육원 부지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모습. ⓒ도요다 나오미
2022년 8월30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11년 뒤, 빈터가 된 후타바초의 한 보육원 부지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모습. ⓒ도요다 나오미

 

기자명 사진 도요다 나오미·글 정지돈(소설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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