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수중 공연 〈우리가 바다라〉에 등장하는 좌영자씨. ⓒ최혜영
2023년 8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수중 공연 〈우리가 바다라〉에 등장하는 좌영자씨. ⓒ최혜영
2014년부터 진행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 연산호 모니터링 작업 〈국가를 막아선 사진들〉에 담긴 멸종위기 산호충류 ‘분홍바다맨드라미’의 모습. 이 작업은 문화재청이 제주 미군기지 추가 항로 지정을 불허하게 만든 근거가 되었다. ⓒ최혜영
2014년부터 진행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바다 연산호 모니터링 작업 〈국가를 막아선 사진들〉에 담긴 멸종위기 산호충류 ‘분홍바다맨드라미’의 모습. 이 작업은 문화재청이 제주 미군기지 추가 항로 지정을 불허하게 만든 근거가 되었다. ⓒ최혜영

해녀를 안다. 해녀를 모른다. 자신의 자비를 해녀와 나눈다. 자신의 공포도 해녀와 나눈다. 해녀에게 인간의 한계를 가르친다. 해녀는 바다가 가르치는 대로 한다. 해녀는 바다가 가르치지 않은 것도 한다. 해녀는 바다를 안다. 해녀는 바다의 무서움을 알고 바다의 엄격함을 안다. 해녀는 바닷속에서 기쁘고 해녀는 바닷속에서 서럽다. 해녀는 눈물을 바다에 보탠다. 아무것도 모른다. 바다의 규율을, 바다의 몰이해를, 바다의 광활함을, 바다의 난폭함을, 바닷속의 마을을, 산호와 바위와 언덕과 해초들의 사계절을, 바다의 바다를, 바다도 모르는 바다를 해녀는 안다. 해녀는 바다로 나아가는 때보다 뭍으로 돌아오는 때에 바다를 더 사랑한다. 무언가를 움켜쥐는 순간보다 놓는 순간에 바다를 더 사랑한다. 해녀는 저승에서 일하고서 이승으로 돌아온다. 해녀는 그런 방식으로 바다를 사랑한다. 바다도 그런 방식으로 해녀를 사랑한다.

〈우리가 바다라〉에 등장하는 홍복녀씨. ⓒ최혜영
〈우리가 바다라〉에 등장하는 홍복녀씨. ⓒ최혜영
〈국가를 막아선 사진들〉에 담긴 멸종위기 산호충류 ‘가시수지맨드라미’의 모습. ⓒ최혜영
〈국가를 막아선 사진들〉에 담긴 멸종위기 산호충류 ‘가시수지맨드라미’의 모습. ⓒ최혜영

 

기자명 사진 최혜영·글 김소연(시인)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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