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정치 해설’ 〈정치왜그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시사IN 유튜브에서 방송됩니다. 뉴스를 보는 또 다른 관점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 방송 : 시사IN 유튜브 〈정치왜그래?〉(매주 화요일 저녁 7시 / https://youtube.com/sisaineditor)
■ 진행 : 장일호 기자
■ 대담 : 박성민 전 청와대 비서관, 김은지 시사IN 정치팀장

박성민 전 청와대 비서관, 장일호 시사IN 기자, 김은지 시사IN 정치팀장(왼쪽부터)

■ 진행자 / 한 주 쉬고, 2주 만에 만나니까 더 반가운 것 같아요. 저희가 2월 목표로 〈정치왜그래?〉 시즌2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준비하면서 또 방송을 계속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성민 전 청와대 비서관과 김은지 정치팀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볼게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주요 이슈를 간단하게 살펴보는 코너인 ‘이모티콘 토크’ 먼저 해볼까요. 김은지 기자는 어떤 이모티콘을 준비해 왔나요?

■ 김은지 / 저는 ‘지켜보겠어요’를 골라왔어요.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 관련 배상 판결에 해결에 속도를 내고 있거든요. 일본 언론 〈산케이신문〉이 1월1일에 어떤 보도를 했냐면, ‘1월 안에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가지고 오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요. 이 문제가 오래되었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 풀어야 된다라고 하는 것까지는 동의 수준이 높은데요. 문제의 핵심은 결과적으로 ‘일본 전범기업이 한국 피해자한테 배상을 하라’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낸 해법에 지금 일본이 쏙 빠져 있습니다. 일본 기업의 참여나 일본 사과 같은 것들이 전혀 없고요. 일본은 상황을 봐서 들어올 수도 있다라고 하는 게 지금 정부의 백브리핑인데, 기시다 총리도 지금 지지율이 그렇게 높지 않아요.

■ 진행자 / 거기도 30%대더라고요. 

■ 김은지 / 일본에서는 굉장히 낮은 지지율이고, 이 정도면 내각을 사퇴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한국과 일본이 첨예하게 갈등하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도 내부 반발 여론을 누그러뜨릴 리더십이 과연 있는지 생각해보면, 일본이 해결에 참여할까 이런 의문이 남는데요. 제가 지난주에 관련 기사(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444)를 쓰면서 피해자 대리인을 만났는데, 임재성 변호사가 하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것은 과거사 청산이 아니라 피해자 청산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하면 안된다는 지적이죠. 

■ 진행자 / ‘지켜보겠어요’라는 이모티콘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내용이네요. 

■ 김은지 / ‘화가나요’나 ‘황당해요’ 같은 거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가 기사 쓰면서 배운 것을 공유하고 싶은데. 보통 관련 기사 쓸 때 ‘강제동원’과 ‘강제징용’이 섞여가지고 많이 보도가 되거든요. 헷갈리시는 분들 있을 텐데,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강제동원’이 맞습니다. 강제동원이 강제징용보다 더 넓은 개념이고요. 당시 일본의 노무자 수탈에 있어서 모집, 알선, 징용 세 가지를 합쳐가지고 강제동원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 중에서도 딱 징용만 문제가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요. 실제로 이번 배상 판결은 강제동원, 더 넓은 개념으로 불법이라고 판결을 한 거거든요. 그렇게만 보더라도 강제동원이라고 쓰는 것이 더 옳고, 그렇게 쓰는 언론과 아닌 언론들을 구분해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이번주 목요일(1월12일) 관련해서 예정된 토론회가 있죠?

■ 김은지 / 외교부에서 다양한 관계자, 피해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절차를 밟아서 토론회를 하겠다고 해요. 사실상 마무리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이게 원래 한일의원연맹이라고 해서 여야가 다 같이 참여하는 모양새를 처음에는 외교부가 이야기했거든요. 근데 정부가 내놓는 해법에 일본이 빠져있다 보니까 민주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이 ‘이런 식이면 참여 못한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외교부 공동 주최로 열리게 됐어요. 

■ 진행자 / 목요일 상황도 살펴봐주시고, 또 기사 써주시면 좋겠어요. 박성민 비서관은 어떤 이모티콘을 준비해왔나요?

■ 박성민 / ‘말 조심하세요’와 ‘이상해요’ 중에서 고민하다가…

■ 진행자 / ‘잘했어요’라는 이모티콘을 쓸 일이 많이 없는 게 참 아쉬워요.

■ 김은지 / 원래 뉴스가 또 좋은 것보다는 나쁜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가지고…

■ 진행자 / 저는 ‘이상해요’를 최종적으로 골랐는데요. 최근에 북한 무인가가 서울 상공을 침범한 일이 있었죠. 다섯 대로 알려졌는데, 단 한대도 격추하지 못했고 심지어 비행금지구역, 대통령 경호구역까지 침범한 걸 나중에 뒤늦게 군이 인정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군인 출신인데, 합참에서 보고한 비행 궤적을 토대로 지금 상황을 보면 무인기 중 한 대가 분명히 서울 용산 인근을 지나갔다,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걸 군 관계자들이 펄펄 뛰면서 부정을 했거든요? ‘이적행위’라는 말까지 하면서 유감을 표했죠. 사실과 다르다면서요. 그런데 한 일주일? 열흘쯤 지나서 사실은 김병주 의원의 분석이 맞았다는 발표가 나왔어요. 군의 안일한 대응과 부족한 실력도 문제지만, 그 과정에서 역시 군 출신인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한 발언이 문제적이었습니다. “북한과 내통하고 있다는 자백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어요. 맞는 말을 하면 간첩이 되나요? 이런 음모론적 발언은 이 사안, 안보공백이라는 문제적 사안의 본질을 가리는 것뿐만 아니라 국회 국방위 위원으로서 의정활동에 대해 태클을 거는 모습으로밖에 안 보였거든요. 본인들이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오히려 맞는 말 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 진행자 / 아무래도 ‘화나요’ 이모티콘을 만들어야겠어요. 

■ 박성민 / 안보에 여야가 없다면서 왜 이렇게 국민의힘은 정치적 논리로밖에 접근하지 못하는 걸까요. 

■ 김은지 / 의혹 제기가 있을 때는 빨리빨리 확인을 하고 이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시켜주는 게 맞죠. 왜냐하면 우리 영공이 뚫린 거잖아요. 무능하거나 혹은 거짓말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건, 둘 중 하나를 하더라도 저는 안보 참사라는 생각이 들고요. 결과적으로 사실을 맞춘 사람한테 오히려 적과 내통했다거나 빨갱이라는 식의 공격을 하는 것은 색깔론이죠. 제2의 ‘날리면’(바이든) 논쟁처럼 보이는 지점도 있고요. 그때도 되려 화를 내는 방식으로 대응을 했잖아요. 우리 영공이 뚫리는 중요한 안보 참사가 일어났다고 한다면 이에 대해서 대통령이 오히려 군을 문책하고, 이걸 어떻게 재발 방지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되는데 김병주 의원을 모욕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은 굉장히 군에게도 나쁜 시그널이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지청에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 왜 그래? 이재명 대표의 검찰 조사 

“김대중과 노무현 언급, 민주 진영의 정치적 주자로서 본인을 강조하는 모습”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우려에 대한 언급 없어서 아쉬워”
“신년 기자회견은 ‘정치인 이재명’의 메시지 통해 리더십 다시 세울 기회”
“대안 세력으로서 민주당의 아젠다와 미래 비전 제시해야”
“이태원 참사와 안보 불안 겪은 국민들을 위로하는 정치 지도자의 메시지 필요”

■ 진행자 / 그럼 본격적으로 〈정치왜그래?〉 토론 시작해볼 텐데요, 1월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습니다. 당 지도부 및 현역 의원 40여 명이 함께 나와 배웅하기도 했는데, 현장 분위기 어땠나요?

■ 김은지 / 이재명 대표가 출석하면서 입장을 말하기 전 상황이 워낙 시끄러웠습니다. 누군가는 ‘이재명 구속’을 외치고 누군가는 ‘정치검찰 물러가라’고 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뒤섞였고요. 이재명 대표가 준비해온 입장문을 약 10분간 읽었죠.

■ 진행자 / 박성민 비서관은 이재명 대표 메시지 어떻게 보셨어요?

■ 박성민 / 발언이 꽤 길었는데, 눈여겨봤던 지점 중 하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한 부분인데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검찰 트라우마가 있다고 할 정도로 그동안 정치적으로 표적 삼아서 진행됐던 수사, 부당한 수사 행태에 대해서 지지자들이 많은 분노를 갖고 계시죠. 이재명 대표도 이런 점을 십분 활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듯 본인도 부당한 수사를 받고 있다는 메시지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기 위한 정치적인 의도가 잘 보였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검찰 수사가 무리하고 편파적이라는 메시지를 시종일관 강하게 전하면서, 꼭 검찰 수사뿐만 아니라 본인의 정치적인 입지까지도 다지는 계기로 삼았죠. 민주 진영의 정치적 주자로서 본인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던 것 같습니다. 다만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당내 여러 우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짧게라도 언급해주셨으면 좋지 않았을까, 그 부분이 살짝 아쉬웠습니다. 

■ 진행자 / 말씀하신대로 당 안에서도 다른 목소리들이 좀 나왔죠. 특히 비명계 쪽에서는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세 과시로 돌파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고요. 

■ 박성민 / 그런데 오늘 검찰 조사 출석하는데 함께 자리한 분들 보면 이른바 비명계라고 하는 분들도 오셨거든요? 이번 검찰 수사가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당내에서는 상당 부분 검찰이 굉장히 무리하고 있다, 특히 성남FC 건은 지자체장 출신 의원님들은 상당히 또 분개를 많이 하고 계시거든요. 검찰 논리대로라면 지자체가 운영하는 구단은 지금 다 조사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할 정도로, 정당한 행정을 불법적으로 보는 행태가 문제적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성남FC 건으로 출석 요구를 했다는 게 오히려 민주당의 자신감을 불어넣지 않았나 싶기도 한데, 대장동처럼 쟁점이 많은 사안보다 사실상 무혐의 처분 났던 걸 재수사해서 소환 조사까지 하는 건 정치적 목적이 명백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느끼시는 분들이 있죠. 

■ 진행자 /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그렇고 당 안팎에서는 “반드시 (이재명 대표) 혼자 출석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 김은지 / 이재명 대표도 “혼자 가겠다”고 했다고 김남국 의원이 전하기도 했죠. 혼자 가는 것이 정무적으로 낫다는 판단에 동의했고, 대표의 의지도 있었다면 다른 의원들이 존중을 해줬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들었어요. 

■ 박성민 / 저도 아쉬웠어요. 사실상 출석을 안 할 거라는 우려와 전망도 있었지만 본인이 나가겠다고 하셨고, 오늘 입장문을 보면 “떳떳하다”라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어요. 사실상 사법 리스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당에서도 그 기조에 발 맞춰 주셨으면 어땠을까. 이재명 대표는 만류했지만 결국 다같이 가게 됨으로써 이재명 대표를 민주당 전체가 동원돼서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 결과적으로 국민들 보시기에는 좋은 장면은 아니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 진행자 / 검찰 조사 이후에는 상황이 또 어떻게 흘러갈까요?

■ 박성민 / 법조계에서는 ‘기소는 무조건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이재명 대표도 오늘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는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는데요. 김남국 의원은 구속까지도 보고 있더라고요. 저는 아무리 검찰이 결말을 정해놨다고 하더라도 재범 우려가 있다든지, 도주 우려가 있다든지, 증거 인멸을 할 수 있다든지 이런 여러 조건이 있는데 그 조건에 이재명 대표가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요. 일단 현직 당 대표이기 때문에 도주 우려 없고, 재범의 우려 당연히 없고요. 그다음에 이 사안이 중대한 범죄냐라고 봤을 때 성남FC 건이 그 정도인가라는 여러 의문점이 있기 때문에 하더라도 불구속 기소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은지 / 제가 ‘전지적 검찰 시점’에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검찰이 영장을 친다고 하는 것은 검찰 판단이잖아요. 거기에는 누구도 브레이크가 없거든요. 서훈 전 국정원장 같은 경우에도 실제로 영장을 쳤고 심지어 영장이 나왔죠. 이런 상황들을 본다면 검찰 입장에서는 만약 영장이 기각된다고 하더라도 그 판단은 재판부를 비판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아마 영장을 치는 게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부분에 있어서 범죄의 중대성 부분에서 검찰은 좀 다르게 판단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왜냐하면 이게 물론 정책 사안이기 때문에 저는 정치와 검찰 수사를 분리해서 보지 못하는 법리적 해석이 있다고 보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지적 검찰 시점에서 보자면 액수가 큽니다. 검찰이 ‘중대하다’고 볼 수 있을 거고요. 그리고 증거인멸이라고 하는 것은 증거라고 하는 게 증언도 굉장히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지금 이재명 대표가 관계자들한테 ‘이렇게 말을 맞춰라’ ‘너는 이렇게 말하면 안 되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도 검찰에서는 증거인멸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검찰 시점에서는 영장을 칠 수도 있다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아요. 

■ 박성민 / 그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검찰 수사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서훈 전 안보실장이 구속되고 할 때도 그 사유 중에 증거 인멸이 사실 할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이미 청와대를 나왔고 모든 증거는 대통령실에 다 포함되어 있는데, 그때 여러 가지 구속 사유 중에 하나가 이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합동으로 하신 적이 있어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 포함해서 문재인 정부 때 고위 안보 관계자가 다 같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안을 국민들께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었는데, 그것조차도 검찰이 증거 인멸로 봤죠.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는 과정을 왜 증거 인멸로 간주를 하느냐는 생각이 들긴 했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검찰의 판단 기준에 대해 상당한 의문점을 갖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지난 방송에서 박성민 비서관이 이재명 대표 신년 기자회견 꼭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는데, 그 조언을 들으신 걸까요? 1월12일에 하신다고 해요. 

■ 박성민 / 당내에서 우려는 있었지만, 그래도 추진할 거라는 전망이 더 우세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아무래도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할 건 검찰 관련 질문이겠죠. 지금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모든 사안은 쟁점이 굉장히 명확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설득력 있게 설명을 할 수 있느냐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법리적인 판단은 다퉈볼 여지가 많기 때문에 그것과 별개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정치인 이재명’의 메시지를 낼 수 있을 것인지,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다시 세울 기회이자 위기, 위기이자 기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수사 받으러 가는 게 일반적이지 않잖아요. 굉장히 이례적이고. 근데 그런 만큼 이재명 대표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당내 구성원들을 화합해내고, 어떻게 메시지를 내느냐에 따라서 정치인 이재명의 입지는 또 달라질 수 있거든요. 지금까지는 메시지 관리나 정무적 판단에서 아쉬움이 있었죠. 수사와 관련해서도 분리 대응의 원칙을 천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민주당이 어떤 민생 아젠다를 가지고 갈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3대 개혁 아젠다를 내놨기 때문에 그 아젠다에 맞설 만큼 강력한, 또는 대안으로서의 민주당의 아젠다나 비전을 제시하셨으면 좋겠고요. 그 기대에 응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김은지 /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의 메시지의 주어는 보통 자기이고 그리고 사실 청자도 본인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아요. 자기 연민이라고 해야 할까요. 본인이 지금 굉장히 답답하고 여러모로 몰려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속상한 것도 알겠고, 어떤 면에서는 하고 싶은 말씀이 그쪽에 집중된다는 것도 알겠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 야권 지지자라고 할 수 있는 분들, 혹은 국민 전반이 필요로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아요. 이태원 참사와 안보 불안을 겪으면서 우리가 정치 지도자한테 기대고 듣고 싶은 감동적인 이야기나 위로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인터뷰에서도 3대 개혁 이야기만 있었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빠져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들이 있었는데요. 야권의 대표라면 사회적 약자 그리고 상처받은 국민들에 대한 위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성민 / 이재명 대표가 당을 이끌 리더십이 있느냐, 그리고 이재명이 생각하는 민주당의 방향은 무엇이냐, 이재명 대표를 뽑아준 당원들의 기대가 분명히 있죠. 대선 결과만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표 차이가 얼마 안 날 정도로 많은 국민들이 기대를 걸어주셨던 후보였던 만큼, 이재명 대표를 대표할 수 있는 정책 아젠다, 미래, 비전 이런 부분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야 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기자회견에서 그런 이야기를 해도 검찰 조사 관련한 기사가 더 많이 나올 거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민주당 관련 이슈는 아니지만 간단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의혹 중 하나가 대장동 관련 건인데, 이 건에서 키를 쥐고 있는 김만배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원래도 없었던 언론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일들이 최근 밝혀졌어요. 

■ 김은지 / 이야기하기 앞서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게 (김만배에 대해) 화천대유 대주주라고 보통 보도가 나오죠. 근데 이분은 〈머니투데이〉 부국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드러난 것들은 그 시절에 했던 수많은 행태와 행위들이거든요. 그냥 ‘김씨’이거나 ‘화천대유 대주주’가 아니죠. 김만배 〈머니투데이〉 전 부국장이라고 저는 우리가 보다 명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사건 초창기부터 ‘50억 클럽’이라고 해서 이야기가 나왔던 관계자 중 한 명이 또 〈머니투데이〉 홍성근 회장입니다. 그러니까 〈머니투데이〉는 책임을 빠져나갈 수 없는 어떤 지점들이 본질적으로 있어 보이는데, 왜 자꾸 우리는 김만배라는 사람을 김씨라고만 이야기할까, 이 이야기를 먼저 좀 하고 싶고요.

■ 진행자 / 〈머니투데이〉 기사의 논조를 살펴보는 것도 이번 사건을 보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수 있겠네요. 

■ 김은지 / 〈머니투데이〉는 한 번도 입장을 낸 적이 없어요. 내부적으로 어떤 목소리가 있는지도 알려진 바 없고요. 그와 별건으로 지금 한국 진보 언론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한겨레〉 기자가 9억에 가까운 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뿐만 아니라 〈중앙일보〉 〈한국일보〉 고위직 기자들도 그렇다라고 하는 것이죠.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기자로서도 굉장히 자괴감과 부끄러움이 들고, 이건 해당 기자가 주장하듯 ‘빌렸다’는 말로 어물쩍 넘어갈 수 없는 일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고위 공직자가 건설사 대표한테 9억을 빌렸다고 하면, 그걸 우리가 빌렸다라고 볼 수 있나요? 

■ 박성민 / 기자들만이 아니라 또 판사들 술값을 대납했다거나 골프를 접대하면서 그 이후에 금품을 줬다든가 이런 식의 의혹, 김만배씨가 사법부까지 미쳤던 검은 손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김만배라는 사람이 금품과 접대와 각종 로비를 일삼으면서 취했던 부당한 이익이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사실상 이것은 깨져야 하고 밝혀져야 하는 카르텔이에요. 명백하게.

나경원 전 의원. ⓒ연합뉴스

대통령실 왜 그래? 나경원 앞에 놓인 두 가지 길 

“나경원 전 의원에게는 ‘별의 순간’잡을 기회…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
“여의도 문법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통령실의 대응, 특수 수사하는 방식과 유사”
“‘답정너’ 전당대회, 윤석열이 고른 한 사람을 당선시키는 데 모두가 올인”
“‘나경원은 친윤이 아니다’라는 시그널 보내는 것 자체가 선거 개입”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나 기후대사는 당권을 포기할 만큼의 자리는 아니야”
“자기가 1위인 선거를 놓치는 정치인은 없어… 나경원 당대표 출마해야”
“윤석열에게 제일 중요한 건 자신을 임기 말까지 보장해 줄 수 있는 ‘확실한 내 편’”

■ 진행자 /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가보죠.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월10일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과 독대한 직후 나온 결정입니다. 나 전 부위원장은 당대표 출마 여부는 말을 아꼈는데요. 

■ 김은지 / 어떤 면에서 나경원 전 의원한테는 별의 순간이 온 걸 수도 있죠. 왜냐하면 지금만큼 언론의 집중을 받는 시간이 없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따라서 당권 주자 또는 대권 주자로까지 클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경원 전 의원의 목표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장관이나 뭐 그런 자리는 아닐 거잖아요. 이 순간 어떤 식으로 본인이 판단할지, 정치적으로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저는 이번에 유력 당권주자 중 한 사람이고, 중진급 정치인을 대하는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서 ‘왜 이렇게까지 몰아붙이지?’ 의아했어요. 퇴로를 만들어 줄 법도 한데, “상종할 사람이 아니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같은 식으로 대통령실이 코너로 사람을 몰았거든요. 

■ 박성민 / 결국 나경원 전 의원은 ‘윤심’에 없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하는데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대통령 직속 기구고 부총리급 인사, 또 장관급 인사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대통령실과 좀 다른 기조의 메시지를 냈다고 한다면 보통은 내부적으로 그 사안을 수습하는 것이 맞죠. 예를 들면 나경원 전 의원한테 전화를 할 수 있잖아요. 대통령실에서 전화해서 ‘오늘 발언은 조금 지나치셨던 것 같은데 위원회 차원에서 이렇게저렇게 보도자료를 내거나 나 부위원장이 기자간담회를 좀 하셔라’라고 할 수도 있는 거예요. 갈등이 표면화되지 않고 내부적으로 정리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굳이 대통령실에서 브리핑까지 시킨다는 것은 ‘너는 내 사람이 아니다’라고 윤석열 대통령이 공언해 주는 꼴이거든요.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나오려는 주자들을 보면 하나씩 스티커 같은 걸 붙이고 있는 것 같아요. ‘친윤’ ‘비윤’ 같은. 이 정도까지 공개적인 발언이 나온다는 건 당대표 선거 못 나가게 주저앉히려는 의도가 명백하다고 봐야겠죠. 

■ 김은지 / 다 떠나서 나경원 의원이 정치인이라면 반드시 즐겨야 될 상황인 것 같고요. 그런데 이제 문제는 그것이죠. 대통령실 혹은 대통령 쪽의 반응이 너무 거칠어요. 제가 이게 도통 무슨 일이냐고 국민의힘 관계자한테 연락해봤어요.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특수 수사가 원래 그렇죠.” 그니까 지금 상황을 수사하듯이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이해를 하면 이게 되게 잘 이해가 된다는 거죠. 보통의 여의도 문법으로는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어떤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좋겠다고, 대통령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죠. 그게 옳지 않더라도요.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해서는 안 되죠. 이런 거친 방식이 ‘특수 수사하는 특수부 검사 행태라고 보면 이해가 잘 된다’라는 말을 듣고 저는 약간 설득이 됐어요(웃음).  

■ 진행자 / 대통령실에서는 좀 마음이 급했던 것도 같아요. 권성동 의원도 불출마로 정리를 했지, 당원 100% 투표로 룰 변경도 다 했지, 근데 그 와중에 이른바 밀어주고 있는 김기현 의원의 여론조사도 계속 지고 있는 걸로 나오잖아요. 

■ 박성민 / 일종의 순혈주의 같아요. 이 전당대회를 그러니까 전당대회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고른 한 사람을 끝까지 안정적으로 당선시키는 데 모두가 올인하고 있죠. 그러니까 답은 정해져 있는 전당대회라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나경원은 친윤이 아니다’라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 자체가 저는 대통령실의 선거개입이라고 봐요. 대통령실에서 이렇게까지 나서서 나경원 전 의원을 면박 주고 치졸하게 공격하고 있는 이 행태 자체, 그리고 전당대회가 결정된 시기도 그렇고요. 전당대회 룰이 바뀐 것도 그렇고요. 처음에는 아니라고 펄쩍 뛰지만 결국은 윤석열 대통령 뜻대로 다 됐어요. 후보가 정리되고 나오고 하는 모든 과정도 사실 대통령의 손길이 미치고 있는 거 아니냐고 볼 수 있죠. 당원 100%로 투표하게 바꿔놨는데, 여론조사 돌려보면 당원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경원 전 의원이 나오잖아요. 어떻게 보면 안 나올 이유가 없죠. 

■ 진행자 / 선거는 어떤 ‘기세’도 작용하는데 쉽지는 않을 거 같아요. 마음이 있어도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선뜻 나 전 의원 쪽에 서기도 어려울 것 같고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오전에 라디오 인터뷰에서 애초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직을 준 거는 전당대회 나가지 말라고 한거라고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당권주자 정리를 위해 직을 줬는데 시그널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거죠. 

■ 김은지 /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 많았죠. 윤심이 나경원 전 의원한테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명백했어요. 대통령 취임식에 4만명 넘게 왔거든요. 심지어 그 자리에 안정권씨라고 문재인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을 했던 극우 유튜버, 그리고 도이치 모터스 대표 아들 이런 분들이 초청받아 갔었습니다. 근데 그 4만명 안에 나경원 의원이 들어가지 못했거든요. 정부에서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나 기후대사 같은 걸 ‘줬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지적 나경원 시점’에서 보자면(웃음) 두 자리 모두 중요한 자리고 필요한 자리지만, 그거 하나 모아도 장관 자리 하나만 못 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당권을 포기할 만큼의 자리였나,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거죠. 

■ 박성민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받았을 때도 당권과는 무관하다, 비상근직이다, 정치인으로서의 활동 범위를 제약받는 것은 아니라는 식으로 나 전 의원이 말씀을 해 오셨던 게 있어요. 나름 본인의 출구전략이었던 거죠. 때마침 당원 100%로 선출하는 걸로 룰이 바뀌면서 오히려 나경원 전 의원에게 더 유리한 판이 돼버린 거죠. 어떻게 보면 나 전 의원 출마하라고 대통령실이 판을 깔아준 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출마 결심을 하는 과정에 대통령실 탄압도 있고, 받쳐주는 지지율도 있는데 정치인이 자기가 1위인 선거를 놓치겠습니까? 

■ 진행자 / 저는 이번에도 대통령실의 정무감각이 참 안타까웠는데요. 김기현 의원은 출정식하면서 세 과시하고, 안철수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 열고 이러는데 정작 대통령실은 나경원 전 의원 때리면서 거기서 계속 뉴스를 만들었거든요. 김기현 의원 밀어주고 싶은 거 맞아?(웃음) 대체 용산의 정무감각은 왜 나아지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 김은지 / 안 그래도 제가 안철수 의원 이야기를 좀 하려고 했었는데요. 사실 이번 판에서 의외의 피해자가 안철수 의원이에요. 뉴스에서 사라져 버리고, 마치 이 레이스에 없는 사람 마냥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 박성민 / 정무감각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 눈치도 좀 봐야하고, 여론도 살펴야 하고 그런 건데요. 대통령이 새벽에 일어나서 신문을 본다고는 하지만 여론을 살피시는 거 같지는 않고, 참모들도 직언이나 제대로 된 충고를 하는 것 같지도 않고요. ‘이러시면 안 됩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셔야 됩니다’라는 이야기만 하는 거 아닌가, 대통령 의중만 너무 살피다 보니까 제대로 된 얘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대통령 본인의 성향도 저는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요. 대통령으로서 통합하고 화합하고 지도자로서 뭔가 많은 사람들을 끌어가야겠다라는 생각보다는 나를 좋아해 주고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만 데리고 정치를 하겠다, 그걸로 버텨보겠다는 심산이 좀 보이거든요. 문제가 많죠. 

■ 진행자 / 내부적으로는 보고서가 올라갔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대통령실이 당무에 깊숙이 개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양새는 좋지 않다’는 내용으로. 이게 또 이유가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2014년 전당대회 당시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친박계인 서청원 후보를 당 대표로 세우고 싶어 했죠. 당시에도 대통령이 너무 당무에 개입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고 김무성 의원이 결국 당 대표가 됐단 말이죠.

김기현 의원의 3·8 전당대회 캠프 개소식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 김은지 / 오늘 여러 명에게 빙의를 하는데(웃음), 끝으로 ‘전지적 윤석열 시점’으로 한 번 봐 볼게요. 윤 대통령한테 지금 제일 중요한 게 뭐냐라고 봤을 때 2024년 이거든요. 2024년 총선에서 ‘비윤’이라도 국민의힘 의원이 많이 당선되는 게 중요하냐, 아니면 국민의힘 안에서도 ‘친윤’이 많이 당선되는 게 중요하냐를 놓고 보면. 유승민이나 이준석 같은 사람들이 국민의힘 배지를 달고 있어도 자기가 통제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반대만 할 거다, 이렇게 보고. 그럴 바에는 내 말 안 듣는 국민의힘 의원보다는, 확실한 내 사람을 데리고 가겠다, 심지어 수가 적어도 괜찮다고 여기고 있지 않나는 의심을 하게 만드는 상황이 계속 펼쳐지고 있거든요? 확실한 내 편이 중요하지 애매한 내 편은 필요 없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을 임기 말까지 보장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여기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긴 해요.

■ 박성민 / 대통령이 팬클럽만 데리고 정치하려고 하면 망하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대화, 타협, 조율 이런 걸 윤석열 대통령한테서 본 적 없는 거 같아요. 이게 어디서 왔나 생각해 보면 검찰의 상명하복식 문화가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검사 윤석열이 했을 것들은 대화보다는 질문과 명령이었을 테죠. 대화할 줄 모르고 어떻게 보면 수사하고 기소하고 이런 행위만 계속했던, 그러니까 유죄냐 무죄냐를 판별해서 사람을 집어넣는 역할을 했던 분이기 때문에 지금 대통령의 자리에서 검사 윤석열의 DNA를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정치를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낙인찍고 편가르고 구분하죠.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의 힘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아예 사라질 겁니다. 전당대회 이럴 거면 왜 하나요. 그냥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 진행자 / 질문은 이제 하나 남는 것 같아요. 과연 나경원 의원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 김은지 / 제가 나경원 의원이라면 출마하겠죠. 왜냐하면 출마 안 해도 죽는 길이고요 출마하면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겠죠. 그렇다면 확률이 좀 더 높은 곳으로 가야 되는 게 정치인 아닐까요? 일반적인 정치적 감각은 그런데요. 만에 하나 출마하시지 않는다면 글쎄요, 뭐가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 진행자 / 나오셔서 ‘별의 순간’을 즐기라는 조언이네요. 

■ 박성민 / 개인보다 당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정말 본인이 정치인이면 출마를 마땅히 하셔야 된다고 봅니다. 꼭 지지율이 높아서라기보다 당의 리더를 뽑는 전당대회가, 그리고 총선까지 당의 전략과 비전을 고민해 나가야 되는 그 당 대표라는 자리가, 누가 윤석열과 친하냐 같은 친분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본인은 상처받으실 수도 있고 걱정되실 수도 있어요. 내가 완전히 ‘비윤’으로 찍혀버리면 앞으로 계속 정치를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아까 우리가 얘기했듯이 위기가 기회일 수 있는 거죠. 오히려 개인 나경원보다 정치인 나경원으로서의 정체성을 좀 더 생각하신다면, 당을 걱정하신다면 본인이 나서서 좀 당내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은지 / 참 이게 여러 생각이 드는 데요. 그러니까 나경원 전 의원이 이준석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 당대표 선거 출마했을 때만 해도 나 전 의원의 포지션이라고 하는 게 사실 개혁 보수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굉장히 오른쪽에 계시는 분으로 평가를 받았는데, 지금은 그랬던 나 전 의원조차도 굉장히…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는 장면이고요. 우리 보수 정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점들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 박성민 / 저도 약간 자괴감이 들죠. 내가 왜 나경원 전 의원을 응원하고 있나(웃음). 그런데 제가 이렇게 나경원 전 의원을 응원할 정도로 지금 국민의 힘의 모습이 상당히 비상식적이에요.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당권에 개입하고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모습은 민주주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거라고도 생각하거든요. 

■ 진행자 /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해서 당선된다고 하면 친윤계는 물론 대통령실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거 같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궁금하네요. 

■ 김은지 / 다 연관되어 있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이제 친윤 후보는 1명인 거고, 나머지 중에서 안철수 후보는 친윤인지 아닌지도 좀 애매한 상황이신 거잖아요. 여기에 비윤 후보가 있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표가 분산될지, 유승민 전 의원 입장에서는 고민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조금 상황을 지켜본다라고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고.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같은 경우에는 결선투표제이거든요. 누구 하나 50%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결선으로 올라가서 우리가 예상치 못한 또 다이나믹스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점도 염두에 둬야 될 것 같아요. 정치를 생물이라고도 하잖아요. 전당대회 날인 3월8일까지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가늠하기 좀 어려운 것 같아요. 

■ 박성민 / 당원 100%로 룰을 바꿨다고 해서 김기현 의원이 1등하실 수 있을까, 저는 그건 또 다른 문제라고 보거든요. 절대 침묵하는 다수를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지금 당장은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분들의 힘이 커 보여도 지금 국민의힘 당원이 100만명에 가까워졌다고 해요. 

■ 진행자 / 1월10일 기준으로 84만명 정도로 집계된다고 하더라고요. 

■ 박성민 / 상당히 많이 당원들이 늘어났고 성비나 연령대도 많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기자명 장일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