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장례식
뒤늦은 재회가 이루어진 장례식이었다. 8월24일, 광주의 한 대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재학생 A씨의 장례식이 진행됐다. 보육원에서 성장한 그의 꿈은 사회복지사였다. 올해 초 보육원을 나온 A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데 두렵다’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를 치르기 위해 광주 북구와 보육원 관계자들이 친척들을 수소문했고 발인 전날 친모와 연락이 닿았다. 아들의 장례 미사에 참석한 어머니는 “면목이 없다”라고 말했다. A씨의 유언은 단 한 줄이었다. “아직 읽지 못한 책이 많은데.”

이 주의 사과
지난 8월20일, 한 카페의 트위터 계정에 웹툰 작가 사인회의 예약시스템 오류를 사과하는 공지 글이 올라왔다. 그런데 글의 내용 중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라는 문장에 ‘왜 사과를 심심하게 하느냐’ ‘나는 안 심심하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라는 뜻인 ‘심심(甚深)하다’를 ‘지루하다’는 뜻으로 이해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누리꾼들은 ‘문해력 저하’ 논란이 일었던 표현들로 글짓기 놀이를 했다. “사흘간 무운을 빌었는데 금일 또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이 주의 등장
반갑지 않은 만남도 있다. 기후위기로 유럽과 중국 일대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강 아래 숨어 있던 유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양쯔강 수위가 평년보다 2m 이상 낮아지면서 세계 최대 석조불상인 낙산대불(樂山大佛·러산다포)의 받침대가 드러났다. 텍사스의 ‘공룡 협곡 주립공원’에서는 약 1억1300만 년 전의 공룡 발자국이, 이탈리아 포강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된 포탄도 발견됐다. 그중 독일 라인강 유역에서 모습을 드러낸 헝거스톤에 적힌 문구가 두루 회자됐다. “내가 보이면 울어라.”

8월20일 중국 양쯔강 유역의 수위가 크게 내려가면서 수면 아래에 잠겨 있던 불상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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