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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409만㎡)에 골프장을 조성해 영업해온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제2매립장에도 골프장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18년 10월 매립이 종료된 제2매립장은 축구장 520여 개 크기(378만㎡)로 2026년까지 최종 복토를 마친 뒤 36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 SL공사는 폐기물 8000만t이 묻혀 있어 지반 침하가 불가피하기에 골프장 이외 다른 시설물을 지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립 종료 후 30년 이상의 사후 관리가 필요한 만큼 관리비 마련을 위해서라도 골프장 건설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한 인천 서구는 즉각 반발했다. 서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골프장 조성 계획은 주민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얼토당토않은 주장”이라며, 시민공원이나 4차 산업과 연계한 ‘스마트팜’ 등 주민과 이익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 시민단체와 광역단체장 출마자들도 지역민을 우롱하는 골프장 건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현재 국내에는 골프장 514곳이 운영 중이다. 면적으로는 5억6897만㎡로 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약 0.5%에 해당한다. 지난 30년간 수도권의 쓰레기가 매립되는 동안 인접 지역 주민들이 고통 속에 살았을 것은 자명하다. SL공사가 골프장 조성으로 얻으려는 작은 이익에 집착한다면 514개 골프장 중 하나인 제1매립지 골프장도 공원화를 요구하는 주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기자명 조남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nmoo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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